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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 크루에 들어간 지 한 달, 솔직한 후기
러닝 크루에 들어간 지 한 달, 솔직한 후기
요즘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창밖을 본다.
비가 오는지, 바람이 부는지, 추운지.
예전에는 그런 거 신경 안 썼는데.
러닝 크루에 들어가고 나서부터 그렇게 됐다.
뛰는 날이 정해져 있으니까.
안 뛰면 괜히 찜찜하다.
이상하다.
원래 그렇게 부지런한 사람 아니었는데.
## 러닝을 혼자 하다가 크루에 들어간 이유
작년부터 혼자 러닝을 했다.
처음에는 10분도 못 뛰었다.
5분쯤 뛰면 숨이 턱까지 차왔다.
걷다가 뛰고, 걷다가 뛰고.
그렇게 한 달, 두 달 하니까 조금씩 늘었다.
지금은 30분 정도는 쉬지 않고 뛴다.
속도는 느리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나아졌다.
근데 문제가 있었다.
혼자 뛰니까 자꾸 게을러진다.
비가 오면 안 뛰고, 피곤하면 안 뛰고, 그냥 그러다 보면 일주일에 한 번도 안 뛸 때가 있다.
그게 좀 답답했다.
그래서 용기를 내서 동네 러닝 크루에 들어갔다.
Naver 카페에서 검색해서 찾았다.
처음엔 눈팅만 했다.
한 달쯤 눈팅하다가 결국 신청했다.
그날 밤에 좀 떨렸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그냥 달리는 건데.
## 첫날은 어색했다
토요일 아침 일곱 시에 만났다.
사람은 열 명 정도.
다들 러닝화를 신고 있었다.
나는 그중에서 제일 어색했을 거다.
준비물도 잘 모르고, 인사도 어색하고.
한 분이 나한테 "처음이세요?"라고 물었다.
나는 "네"라고 했다.
그분이 웃으면서 "괜찮아요, 다 처음 있었어요"라고 했다.
그 말이 좀 편하게 해줬다.
그 뒤로 몇 명이 자기소개를 했다.
이름, 나이, 뛴 기간.
간단했다.
나도 간단하게 했다.
"이제 막 시작했어요"라고.
다들 박수 쳐줬다.
좀 쑥스러웠다.
근데 나쁘지 않았다.
그날은 5km 코스였다.
나는 3km쯤에서 벌써 힘들었다.
옆에서 한 분이 계속 나랑 같은 속도로 뛰어줬다.
"페이스 맞춰드릴게요"라고 했다.
고맙다고 했고, 그 뒤로는 말없이 뛰었다.
그게 오히려 좋았다.
말 안 해도 되는 게.
그냥 발소리만 들리는 게.
5km를 다 뛰고 나서 다들 모여서 스트레칭을 했다.
그때 처음으로 다른 사람들과 얘기를 좀 했다.
어디 사는지, 무슨 일 하는지, 왜 러닝을 시작했는지.
별거 아닌데 그게 좋았다.
회사에서 하는 대화랑은 달랐다.
목적이 없어서 그런가.
## 한 달 동안 달라진 것들
한 달쯤 되니까 몇 가지가 달라졌다.
먼저, 아침에 일어나는 게 좀 쉬워졌다.
예전에는 알람을 다섯 번쯤 껐다.
지금은 두 번이면 일어난다.
완벽하진 않다.
그래도 나아졌다.
그다음, 밤에 잠이 잘 온다.
예전에는 누워서 폰을 한 시간씩 봤다.
지금은 거의 바로 잔다.
너무 피곤해서.
이게 제일 큰 변화인 것 같다.
그리고, 뭔가를 꾸준히 하고 있다는 느낌.
이게 좀 이상한데.
별거 아닌 거 하면서도 뿌듯하다.
"나 오늘 5km 뛰었어"라고 혼잣말하게 된다.
좀 웃기긴 하다.
그래도 그게 나한테는 크다.
몸무게는 잘 모르겠다.
체중계를 안 봤다.
봐도 잘 안 변했을 거다.
그건 중요하지 않다.
그냥 뛸 수 있다는 게 좋다.
예전에는 그게 안 됐으니까.
## 크루 사람들에 대해서
한 달 동안 여러 사람을 만났다.
다들 각자 사정이 있었다.
어떤 사람은 스트레스 때문에 뛴다고 했다.
어떤 사람은 건강검진 결과 보고 놀라서 시작했다고 했다.
어떤 사람은 그냥 습관이라고 했다.
이유는 다 달랐다.
근데 다들 뛰는 건 같았다.
한 분은 나보다 열 살쯤 많았다.
그분이 나보다 훨씬 빨랐다.
나는 그분을 따라가다가 항상 뒤처졌다.
그분은 항상 "천천히 하세요"라고 했다.
그 말이 위로가 됐다.
처음에는 "내가 너무 느린가" 싶었는데.
지금은 그냥 내 페이스대로 뛴다.
그게 맞는 것 같다.
크루에서 규칙 같은 건 없다.
강제도 없다.
나오고 싶으면 나오고, 못 나오면 못 나온다고 하면 된다.
그게 좋았다.
회사 같으면 그런 게 없다.
뭐든 이유를 대야 하고, 눈치도 봐야 한다.
여기는 그냥 그렇지 않다.
그게 제일 좋다.
## 한 달 후의 솔직한 감정
잘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기록은 별로 안 늘었다.
속도도 그대로다.
체중도 그대로다.
근데 뭔가 달라졌다.
그게 뭔지는 모르겠다.
그냥 아침에 일어나서 창밖을 보는 게 달라졌다.
그리고 뛰고 나서 집에 오는 길에 마시는 물이 맛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것 같다.
| 유형 | 특징 | 추천 대상 |
|---|---|---|
| 혼자 러닝 | 시간 자유로움. 게을러지기 쉬움 | 자기 페이스를 지키는 사람 |
| 동네 러닝 크루 | 사람 만나며 꾸준히 가능. 속도 다양 | 꾸준함이 필요한 사람 |
| 아침 러닝 | 하루 시작이 개운함. 일찍 일어나야 함 | 생활 리듬 잡고 싶은 사람 |
| 저녁 러닝 | 퇴근 후 스트레스 해소. 늦게 잘 수 있음 | 낮에 시간 없는 사람 |
이 표를 쓰고 보니까 좀 웃겼다.
내가 뭘 그렇게 정리하고 있나 싶어서.
그냥 뛰는 건데.
그래도 이렇게 나눠놓으니까 나중에 뭐 할지 고르기 편하긴 하겠다.
러닝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 기록이 좋은 것도 아니다.
그냥 뛰고 있다.
한 달 전보다 조금 덜 힘들고, 조금 더 자주.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나 싶다.
내일 아침에도 나갈 생각이다.
아마 또 다리가 아플 거다.
그래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