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일 : 2024.07.21
발제자 : 홍석균
발제일 : 2024.07.21
발제자 : 홍석균
책 <백년의 고독>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홍석균(2024.7.21)
1. 마꼰도
그날 밤 호세 아르까디오 부엔디아는 그곳에 벽이 거울로 된 집들로 이루어진 시끌벅적한 도시 하나가 세워지고 있는 꿈을 꾸었다. 그가 무슨 도시냐고 묻자 사람들은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고, 아무 뜻도 없는, 그러나 꿈속에서 신비롭게 메아리치는 이름 하나를 들려주었다. 마꼰도였다. 1권 p47
가문의 시작인 호세 아르까디오 부엔디아는 투계장에서 쁘루덴시오 아길라르라는 인물을 죽인 것을 계기로 고향을 떠나 마꼰도라는 마을을 세운다. 아무도 그들을 모르는 곳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기 위해, 정글을 가로지르던 중. 어느날 밤 부엔디아는 꿈 속에서 매끄러운 돌이 깔린 강 근처 세워진 도시 하나를 보게 되고 그 도시의 이름이 마꼰도라는 것을 듣게된다. 그것을 계시로 여겨 그는 강 근처에 정착하게 된다. 백년의 고독은 마술적 사실주의를 대표하는 소설 중 하나이다. 혹자는 마술적 사실주의를 설명할때, "믿을 수 없는 사건이 너무나 상세히 묘사되어서 현실적인 배경이 공격받는 것” 이라고 말하였다. 꿈 속의 도시 마꼰도에서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모호하다.
2. 아르까디오, 아우렐리아노
산타 소피아 델 라 삐에닷은 무슨 일이 있어도 호세 아르까디오 세군도를 산 채로 묻게 하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의 목을 식칼로 잘랐다. 시체들은 똑같이 생긴 두 개의 관에 넣어졌는데, 쌍둥이 형제는 소년 시절까지 그랬던 것처럼 죽어서 다시 쌍둥이 모습으로 돌아갔다. ··· 장례식 마지막 순간의 그 혼란스런 분위기 속에서 시체 둘을 집에서 꺼냈던 술취한 조객들은 관을 혼동해 두 사람을 각각 다른 무덤에 묻고 말았다. 2권 218-219p
부엔디아가의 사람들은 7대에 걸쳐 이름을 세습 받는다. 남성의 경우에는 아르까디오와 아우렐리아노가 대표적이고, 여성의 경우에는 아마란따, 레메디오스, 우루술라가 있다. 그리고 반복되는 이름들과 함께 어떤 특성과 기억을 공유한다. 아르까디오라는 이름을 가진 인물들은 대체로 경박하고 무절제하고 폭력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고 아우렐리아노라는 이름을 가진 인물들은 우수의 찬 눈빛과 외로움, 감정의 결핍, 연금술과 은세공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서사는 아르까디오 세군도, 아우렐리아노 세군도라는 쌍둥이의 탄생으로 더 선명해진다. 어릴 적 한몸 같았던 둘은 이름을 바꾸고 서로가 서로 인척하는 장난으로 가족들을 속이곤 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서로 이름을 바꾼 사실을 잊어버리고 영영 그 이름으로 살아가게 된다. 성인이 되며 아우렐리아노는 파티를 좋아하고 무절제한 거구의 남자로 자라나고 아르까디오는 본인의 조부인 아우렐리아노 대령이 그러했듯이 슬픈 눈빛과 깡마른 체구 연금술에 대한 열망 등을 물려받는다. 아우렐리아노는 병에 걸려 죽을 때가 되자 살이 빠지고 초췌한 모습으로 돌아가고 그가 죽자, 정부군에 쫒겨 ‘요강방'에 은둔하고 있던 아르까디오 역시 죽게된다. 쌍둥이는 태어날 때 그러했듯이 같은 모습으로 돌아가게 되고 술취한 조객들이 그들을 바꾸어 묻음으로서 본래의 이름을 되찾게 된다.
3. 노란 기차
바로 그 순간 마꼰도는 무시무시하게 울려퍼지는 기적 소리와 가쁜 숨을 몰아쉬는 것 같은 엄청난 소리로 뒤흔들렸다. ··· 기적소리와 거친 숨소리로 인한 혼란으로 안정을 되찾은 주민들은 모두 길로 쏟아져 나와 기관차 위에서 손을 흔드는 아우렐리아노 뜨리스떼를 보았고, 예정보다 여덟 달이나 뒤늦게 마을에 처음으로 도착한, 꽃으로 장식된 기차를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많은 불안과 확신을, 많은 즐거움과 고난을, 많은 변화를, 재난을, 향수를 마꼰도에 실어날라야 했던 그 아무것도 모르는 노란 기차를. 2권 36p
가문의 시조인 호세 아르까디오 부엔디아는 마꼰도를 설립하고 마꼰도에 방문한 집시 중 하나인 멜키아데스와 친분을 쌓게 된다. 그를 통해 연금술에 대해 배우게 되고 여러 발명품들을 접하면서 바깥 세상에 대한 열망을 품게 된다. 하지만 그들이 처음 마꼰도를 찾기 위해 미로같은 정글을 지나온것처럼 어떤 마법에라도 걸린 것처럼 바깥으로 나갈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처음 마꼰도는 아무도 죽은 사람이 없는 낙원과도 같았다. 하지만 전쟁이 발발하고 그 여파가 마을까지 미치기
시작하며 이 환상의 낙원은 점점 무너지게 된다. 후에 아우렐리아노 대령의 아들 중 하나인 아우렐리아노 뜨리스떼와 아르까디오 세군도의 노력으로 기차길이 깔리고 마꼰도는 바깥 세상과 완전히 연결된다. 기차를 통해 마꼰도에 들어온 미국인 브라운씨는 바나나를 대접받고 바나나 농장을 세우게 된다. 노동자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로 시위가 벌어지던중 정부군의 발포로 학살이 벌어지게 되고 낙원은 산산히 부서지고 조부때의 벌어진 환상적인 사건들은 신화같은 (사람들의 일에 오르내리는 사실여부가 불명확한 전설같은) 일들로 치부된다.
4. 양피지
아우렐리아노는 꿈쩍도 할 수 없었다. 혼수 상태에 빠져 몸이 굳어버렸기 때문이 아니라, 그 경이로운 순간에 멜키아데스가 남겨둔 결정적인 해결 코드들이 그에게 떠올랐고, 인간의 시간과 공간에서 완벽하게 정리되어 있는 양피지의 헌사를 보았기 때문이었다. <가문 최초의 인간은 나무에 묶여 있고, 최후의 인간은 개미 밥이 되고 있다.> 2권 303p
멜키아데스는 모종의 사건으로 일족에서 추방당하고 친분이 있었던 부엔디아 가에 머물게 된다. 말년에 그는 양피지에 어떤 암호문을 작성하는데 몰두하게 된다. 그리고 그 양피지를 해독하는 것을 아우렐리아노라는 이름을 가진 가문의 인물들의 숙명이 된다. 그러나 멜키아데스의 말처럼 그 암호문은 때가 되기 전까지 해독할 수 없는 것이었다. 후에 가문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인물인 아우렐리아노는 아들을 출산하다 죽은 아내로 인해 슬퍼하던 중 양피지의 비밀을 깨닫게 된다. 양피지는 부엔디아 가문의 시작과 끝에 관한 예언이었다. 그리고 예언서에 적힌 내용처럼 개미에 뜯어먹히고 있는 자신의 아들을 보고 정해진 운명에 저항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5. 질문
나는 현실의 도피처로서 영화와 책을 보는 일을 좋아했다. 고등학생 때는 이런 목적으로 영화와 책들을 찾았고, 큰 사건이 있을 때마다 책을 읽고 마음을 정리하고는 했다. 백년의 고독을 처음 읽게 된 것도 그 당시였다. 환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책의 서사는 잘 조율된 꿈 같이 느껴졌다.
1) 백년의 고독을 읽는데 어려운 점이 있었는지
2) 책을 읽는데 불편한 점이 있었는지
3) 제일 좋아하는 인물과 이야기가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