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헌영(1995-)
Heonyoung Park
박헌영(1995-)
Heonyoung Park
박헌영은 ‘짜임’(weaving)이라는 구조적 원리를 도자기 안에서 다시 구성하며 재료가 서로의 힘을 지지하고 긴장을 분배하는 방식을 탐구한다. 짜임은 사물이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어떤 힘의 구조를 필요로 하는지 보여준다.
작가는 이 짜임을 도자기 표면과 구조에 적용하며 재료가 서로를 받아들이고 밀어내는 관계를 속에서 새로운 미감을 발견한다. 도자기로 옮겨진 짜임의 패턴은 원래의 기능적 의미를 넘어 서로 교차하는 힘의 배치, 균형, 밀도를 시각화하는 조형적 장치가 된다.
작가의 테이블웨어는 짜임을로 사물이 어떻게 자신을 ‘지탱하는가’뿐 아니라 사용자가 사물을 어떻게 다루고 들어 올리는지를 함께 고려한다.
그 결과 기능과 형태, 구조와 무게의 감각이 하나의 언어처럼 엮이며, 사물이 지닌 존재감은 구조적 무게감으로 드러난다.
박소민(1998-)
Somin Park
박소민의 작업은 문구류라는 일상적 대상에서 출발하지만 그 형상을 단순히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작동하는가’라는 본질적 구조를 도자기에 맞게 다시 조립하는 데 집중한다.
문구류의 작동 방식은 손의 압력, 미세한 조정, 반복되는 사용의 리듬으로 이루어진다. 박소민은 이 움직임을 도자기로 옮기는 과정에서 사물이 지닌 구조의 무게 즉 작동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힘의 관계를 드러낸다.
작가의 데스크웨어는 사용자의 손, 도구의 구조, 흙의 밀도가 서로 이어지는 지점을 하나로 보여준다. 작품을 만난 관람자는 도구의 형상을 빌려 새롭게 구축된 무게의 균형을 몸으로 감지하게 된다.
흙의 물성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도자기에 가능한 힘의 구조와 지지 방식을 탐색한다. 이것으로 사물이 지닌 역할과 무게감을 새롭게 묻는다.
오세정(19998-)
Sejeong Oh
오세정의 작업은 흙 속에 섞인 샤모트가 이루는 미세한 점들의 밀도와 분포에서 시작한다. 이 점들은 흙에 실린 작은 저항이자, 기물의 표면에 남는 무게의 흔적이다.
샤모트가 남기는 우연한 패턴은 사물이 공간과 닿는 방식, 빛을 받는 방식, 손에 들어오는 방식을 섬세하게 변화시키며 기물의 고유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작가의 작업은 사물을 이루는 밀도와 질감이 어떻게 우리의 몸에 전달되는지를 말한다. 작업 과정에서 선택된 소지의 조성, 점의 크기, 분포의 흐름은 사물이 가진 알맞은 무게를 구성하는 요소가 된다. 점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사물과 사람이 서로를 감지하는 미세한 진동이며 기물이 지닌 물성의 의미를 시각적으로 조직하는 요소이다.
작가는 일상의 조용한 장면들이 점들의 밀도로 응축되어 사물의 질감으로 전해지길 바라며 관람자가 기물을 사용할 때 느끼는 무게와 균형 속에서 자신의 삶의 리듬을 다시 감지하길 기대한다.
원윤아(1997-)
Yoona Won
원윤아의 작업은 흙을 쌓는 반복의 동작이 만들어내는 시간의 무게를 탐구한다. 흙을 한 줄씩 올리고 다듬는 움직임은 조형 행위이자 사라지는 하루와 쌓이는 하루가 교차하는 일상의 리듬이다.
이 반복은 작가의 손동작이 흙의 저항과 만나는 지점에서 서로의 힘을 조정하며 균형을 찾는 과정, 즉 재료와 공예가의 관계를 드러낸다.
그 표면에 남겨진 굴곡, 틈, 질감의 변화는 흙이 받아들인 손의 압력과 시간의 흔적이자 안정감, 지루함, 집중, 고민과 같은 감정의 층위가가 응고된 존재이이다. 작가는 흙과 몸의 관계가 만들어내는 질감으로 반복된 일상 속에서 느끼는 감정의 무게를 조용히 가시화한다.
원윤아의 기물은 사용자의 손에도 비슷한 흐름을 요구한다. 들어 올리고, 쥐고, 촉감이 아닌 힘의 감각으로 맞닿는 순간, 관람자는 흙과 손이 오고 간 시간의 무게를 자신의 몸에서 다시 발견하게 된다.
작가에게 반복은 단순한 제작 과정이 아니라, 사물이 사람에게 어떻게 전해지는지를 결정하는 과정이다. 그 흐름 속에서 완성된 기물은 흙과 손이 나눈 시간을 사용자에게 조용히 이어 놓는다.
이현지(1991-)
Hyunji Lee
이현지는 청화의 푸른색으로 빛과 그림자가 만들어내는 여백을 기록한다.
그림자는 사물과 공간이 만나 생겨나는 가장 가벼운 무게이자 잠시 머무는 낮은 밀도의 형태이다. 작가는 이 미세한 무게를 식기 표면에 옮겨 일상 속 쉼과 여유를 시각화한다.
청화로 그린 그림자는 단순한 장식을 넘어 빛이 스칠 때 생기는 미묘한 움직임을 포착한 시간의 표정이다.
브런치 식기, 찻잔, 개완 등의 기물은 사용자의 손 안에서 빛을 머금고 푸른 그림자는 사물의 곡면을 따라 조용히 피어난다.
이현지의 작업은 ‘무게’가 질량을 넘어 삶을 잠시 쉬어가게 하는 감정의 무게, 멈춰 있는 시간의 무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작가는 사물이 전하는 작은 여백이 관람자에게 일상의 리듬과 감정을 재조율하는 조용한 언어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