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김태희
나는 오래도록 마음속에 작은 정원을 가꾸고 있었다. 기억의 잔해와 감정의 파편들이 그 안에서 자라나고 시들었다. 어떤 날은 상처처럼 날카로운 돌로 가득했고, 또 다른 날은 빛이 잠시 머물다 사라지곤 했다.
이 전시의 그림들은 그 정원에서 피어난 장면들이다. 나에게 회화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삶을 견디게 한 언어이며,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정직한 고백이다. 색채와 붓질은 나의 감정을 대신 말해주었고, 풍경과 상징은 내가 붙잡지 못한 시간을 대신 지켜주었다.
상처가 흔적으로 남더라도, 그 안에서 새로운 꽃이 피어날 수 있음을 믿으며. 나는 이 그림들을 통해 누군가의 내면에도 작은 정원이 자라나기를 바란다.
Beyond the Narrative of Experience: Taehee Kim’s Inner Garden
Curatorial Essay by Choo Byung-gon
Taehee Kim’s Inner Garden transcends a mere record of emotional narrative; it is an aesthetic endeavor to reconstruct the inner landscape through the conditions of medium and perceptual experience. The four “gardens” serve not only as vessels containing a narrative of wound and recovery but also as complex spaces where image and sensation interact.
This exhibition poses a fundamental question: how do artworks mediate emotion and thought, and how can they expand the perceptual horizon of the viewer? The opening sections, The Garden of Imagination and The Garden of Dreams, create psychological spaces that dissolve the boundaries between reality and unreality, consciousness and the unconscious. Borrowing the symbolic forms of traditional minhwa (folk painting) while infusing them with contemporary sensibility, Kim’s works do not merely reproduce the past but liberate its archetypal energy. Within this space, the image becomes more than a tool to hold the artist’s dream—it functions as a sign that activates the viewer’s own unconscious. Confronting both familiar and unfamiliar symbols, the audience becomes an active aesthetic subject, reconstructing their own inner landscape.
In The Garden of Consolation, the artist captures tranquil moments in nature to reveal the essence of the sublime. This is distinct from Kant’s notion of the sublime as awe before grandeur; instead, Kim offers quiet catharsis (katharsis in Greek) through serene and delicate moments that illuminate the desolate inner self. The subtle contrasts between light and darkness, and the delicate shifts in color, go beyond visual beauty—they awaken the viewer’s sensitivity and become conduits for internalized healing.
The final section, The Garden of a Child, serves as a return to primordial purity at the end of the inner journey. Its simple, warm, storybook-like imagery sheds the emotional and intellectual weight explored in previous gardens. Through what might be called the “Aesthetics of Uselessness,” Kim restores the joy of pure perception—an art unburdened by purpose or narrative. In this garden, viewers are invited to lay down interpretation and simply immerse themselves in the artwork’s quiet beauty, experiencing true inner peace.
Ultimately, Inner Garden is not merely an exhibition of comfort or healing. By translating memory and emotion into the pictorial language of color, form, composition, and symbol, Kim aesthetically elucidates the complexity of the human inner world. The exhibition stands as a new attempt to show how art transforms personal experience into universal aesthetic resonance, achieving deep sensory communion between artist and viewer.
《내면의 정원》은 작가 김태희가
기억과 감정, 상처와 회복의 시간을 따라 걸으며 구성한 네 개의 정원으로 이루어진 기획전입니다.
1부 _‘상상의 정원’_은 전통 민화의 상징성과 현대적인 감성을 재해석한 상상의 세계를 보여주며,
2부 _‘꿈의 정원’_은 자아와 내면, 감정의 풍경을 담고 있습니다.
3부 _‘위로의 정원’_은 자연의 고요한 순간들 속에서 치유와 회복의 장면을 포착하고,
4부 _‘아이의 정원’_은 작가가 아이에게 건넨 동화 같은 이야기에서 출발한 따뜻한 기록입니다.
작품 하나하나에는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이 정원이 당신의 마음에도 조용한 숨결처럼 닿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말하지 않아도, 닿을 수 있는 마음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화가 김태희입니다.
내면의 정원은 저의 기억과 감정, 상처와 회복의 시간을 따라 걷는 전시입니다.
삶이 흔들릴 때마다, 저는 마음속 어딘가에 조용히 피어 있던 정원을 떠올렸습니다.
그곳에는 꿈이 있고, 상상이 있고, 아주 작은 위로들이 있었습니다.
전시는 네 개의 정원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전통 민화의 상상력을 담은 ‘상상의 정원’,
자아와 기억을 따라 걷는 ‘꿈의 정원’,
자연 풍경 속 치유의 순간을 담은 ‘위로의 정원’,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이를 위하여 그린 ‘아이의 정원’입니다.
여기 있는 모든 그림은, 누군가의 마음에 조용히 닿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렸습니다.
잠시 쉬어가는 마음으로, 내면의 정원을 천천히 걸어보세요.
《작지만 단단한 꽃처럼》
— 내면의 정원, 그 입구에서
오랜시간, 붓을 들 수 없었다.
마음이 자꾸 제자리를 잃는 느낌이었다.
나는 슬픈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언제나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대로 살아가는 것이 익숙했다.
변수는 나의 삶에 있을 수 없었다.
하지만, 단 하나—
나의 모든 예측과 준비를 철저하게 비껴간 존재.
그 작고 소중한 아이로부터,
나는 처음으로 무너지는 법을 배웠다.
위태로운 하루하루,
감정이라는 이름의 파도 앞에서
한 없이 떨리는 두손으로 복지카드를 받아들던 날.
손에 꼭 쥔 작은 카드 한 장에
곪아 있던 마음 한 켠이 무너져 내린 듯
그동안 참았던 것들이 고요히 눈물로 흘러나왔다.
그날, 나는 다짐했다.
이제 다시는 울지 않겠다고.
하지만 삶은 예측할 수 없듯이,
한 번씩 흔들리는 때가 온다.
그럴 때면 나는 조용히 내 안의 나와 마주한다.
그리고 아주 오래된 꿈들을 떠올린다.
꿈속에서 나는
아프고, 따뜻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만난다.
상상과 기억, 상처와 회복이 겹쳐진
나만의 정원.
그리고 아주 작은 것들을 바라본다.
빛, 바람, 들꽃, 구름 한 점의 고요...
그 작은 것들이 나를 다시 일으킨다.
어쩌면 그 모든 풍경은
내 안에 있던 것들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붓을 든다.
작지만 단단한 마음으로.
내면의 정원 어딘가에
조용히 피어 있던 한 송이 꽃처럼.
비록 흔들릴지라도, 나는 다시 피어난다.
■ Part 1. 상상과 전통의 정원
– 현대 민화의 재해석
전통 민화의 상징성과
현대 감성이 만나는 순간.
상상과 바람이 머무는
마음속 정원을 함께 걷습니다.
등에 꽃을두른 고래가 파도를 넘는다.
전통 채색과 현대적 감성이 어우러진 고래는,
마음의 바다를 유영하는 상상과 바람의 상징이다.
파도는 삶의 굴곡을, 꽃은 그 속에서 피어나는 희망을 나타낸다.
해는 하루의 새로운 시작이자, 꿈의 문을 여는 상징.
"이 고래는 내면의 파도를 건너는 나 자신일지도 모른다."
하늘과 바다의 경계에서 꿈꾸는 고래.
실제 고래의 모습을 현대 민화적 구도로 담아,
현실과 환상의 중간지점에서 피어나는 꿈의 정원.
구름과 파도, 고래와 섬…
모든 경계가 흐려지는 곳에서, 상상이 자라난다.
“내 안의 바다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거북의 몸을 한 상상의 동물이 돌산을 오른다.
장수와 평안을 상징하는 현무.
고전 속 영물은 한 걸음 한 걸음
내면의 정원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이기도 하다.
기이한 바위 아래 화려하게 피어난 모란
괴석은 삶의 역경, 모란은 아름다움과 번영.
그 둘이 공존하는 풍경은,
삶이란 단단함과 부드러움이 함께 있어야 피어난다.
연꽃은 진흙 속에서 피어나 가장 고요하고 빛난다.
연꽃은 마음속 평온함과 정신적 고결함의 상징이다.
부부의 행복한 결혼 생활과 자손이 번성하고 재물을 많이 모으고
부귀와 영화를 누리기를 기원하는 원앙연화도
가정의 행복과 행복으로 인한 기쁨을 만끽하기를 바라는 뜻은
친구나 지인 혹은 친척집을 방문할 때 준비할 수 있는 선 물이다.
■ Part 2. 꿈의 정원
– 기억, 자아, 내면의 풍경
감정과 기억이 피워낸
내면의 풍경들.
그림자를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나를 만나게 됩니다.
푸른 상상의 바다를 헤엄치던 그 고래는,
어쩌면 내 안 깊은 곳에 숨어 있던 감정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말하지 못한 마음이,
그저 색과 무늬로 피어나고 있었구나.
이 고요한 존재는 아마도,
나의 꿈속, 혹은 누군가의 마음속에서
오래 전부터 숨 쉬고 있었던 것일지도.
감정이 피어나는 그 순간,
다시 걷기 시작했다.
꽃잎은 기억의 파편 같았고,
그 길 위에 선 얼굴 없는 실루엣은
어쩌면 내 마음 그 자체였는지도 모른다.
내면의 정원을 걷는다는 건,
잊었던 나를 다시 만나러 가는 길.
눈을 감은 순록을 보고 있으면
조용한 위로가 느껴진다.
그 고요한 얼굴 속에
나의 상처와 치유가 나란히 앉아 있었다.
그 길 위에 핀 꽃들은
참 많은 감정들을 견뎌낸 자국 같았고,
나는 오늘도 그 길 어딘가에 머물러 있었다.
감정은 얼굴이 없지만,
늘 어떤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는 오늘,
나 자신을 바라보는 거울 앞에 섰다.
잊고 지냈던 마음들이
닫힌 눈 속에서 조용히 말을 걸어왔다.
그 안에 비친 건
어쩌면 가장 나다운 나였을지도 모르겠다.
이름도 표정도 없이,
그저 장미 한 다발을 바라보던 순간.
그리움보다 더 선명했던 건
익숙한 기억의 냄새였다.
아무 말 없이 떠오르는 장면 속에서
나는 아주 사적인 감정 하나를
오랫동안 품고 있었다.
모든 감정을 지나
고요한 숲에 다다랐다.
빛과 어둠,
색과 결이 겹겹이 쌓인 이 풍경은
결국, 나를 안아주는 마지막 장면처럼 느껴졌다.
기억나지 않아도 괜찮고,
떠오르지 않아도 괜찮다.
이 숲은 그저
내 곁에, 조용히 서 있을 뿐이니까.
어두운 밤하늘과 수많은 별들은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무의식의 깊이와 잠재적 욕망.
거대한 보름달은 그 속에 숨겨진 목표를 나타내며 아주 가까운 듯 닿을 듯이 커다랗게 보이지만 사실은 아직 저 먼곳에 있고,
절벽 끝에 서서 달을 가리키고 있는 소녀는 그 진실을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고독하고 힘든 여정을 시작했을지도 모른다.
소녀는 곧 자신의 두려움과 불안을 직면하게 될것이며, 이것은 우리가 내면의 깊은 곳에서 마주하는 감정이다.
우리에게는 각자 자신의 꿈과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겪는 내적 갈등이 있고,
그리고 그런 과정들을 통해서 우리는 성장한다.
숲은 종종 내면의 심연을 상징한다. 낮에는 밝고 친근한 공간이지만, 밤이 되면 숲은 미지와 두려움의 공간으로 변한다.
숲은 어둠에 휩싸여 있지만, 그 속에 밝게 빛나는 핑크색 반딧불이 불빛들은 내면의 빛과 어둠이다.
핑크색 불빛은 순수함과 희망 사랑의 의미로 선함과 아름다운 감정들이고,
어두운 숲은 두려움, 불안, 그리고 숨겨진 비밀들이다.
낮과 밤이 공존하는 숲속은 우리의 마음 속에 존재하는 양면성이다.
내면의 숲을 들여다보며, 그 속에 숨겨진 빛과 어둠을 발견하고,
인간의 양면성을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기를 ..
하루 하루 지날때마다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어제보다 더 찬란한 꽃처럼 피어나고 있다.
그 하루 하루가 모여 더 찬란한 꽃 피어나고 있고 흐르는 시간은 우리의 삶을 소멸시키는 힘이 아니라, 더 깊이 있고 고유하게 만드는 힘이다.
자연 속에서 꽃이 햇빛과 바람, 비와 같은 다양함 속에서 피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우리도 삶의 다양한 경험과 환경 속에서 피어나는 꽃과 같고 그렇게 하루 하루 피어나는 과정을 통해 우리의 마음도 성장하고 있다.
매순간마다 우리는 더 빛날것이며 마치 서서히 만개하는 꽃처럼, 우리 또한 삶의 매 순간을 통해 피어나 인간의 삶, 존재의 영역을 더해가며 살아간다.
■ Part 3. 위로의 정원
– 자연 풍경으로의 초대
빛과 바람, 들꽃과 숲.
자연이 건네는 조용한 말들 속에서
우리는 다정한 위로를 만납니다.
나도, 너도
어딘가 작은 상처 하나쯤은 품고 살아간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더라도
누군가는 분명,
조용히 이해해주기를 바랐던 마음.
노란 들꽃은 잊었던 웃음 같고,
작은 집은 내 마음이 쉬어가던 자리 같다.
굽은 길 끝,
그곳에서 누군가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photoreference: @petr.kosykh
애써 꺼내지 않아도,
그저 앉아 있으면
조용히 생각이 흐르고
감정이 다가왔다.
쓸쓸했지만 따뜻했고,
외로웠지만 정직했다.
이 순간,
나는 내 안의 나를
그냥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있었다.
작은 우체통.
편지 한 장을 적어 넣는다.
내일의 나에게.
조금은 지쳐있을지도 모를
그런 나를 위해
햇살 한 조각도 함께 넣었다.
그때의 내가 이 편지를 읽는다면
잠시라도
숨을 고를 수 있기를 바라면서.
아직은 잎으로만 가득한 정원.
꽃은 피지 않았지만
이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햇살도 바람도
천천히 페이지를 넘기고,
그 안에서 나는
숨을 고르며 기다린다.
언젠가 피어날 그 장면을
마음속 어딘가에서
조용히 읽고 있는 중이다.
늘 지쳐 있는 듯 살다가도
어느 날,
아무렇지 않게 다시 피어나는 순간이 있다.
바람에 흔들리는 들꽃은
아무 말 없이 피었고,
나무는 묵묵히 그늘이 되어주었다.
그 풍경 속에서
나는 조용한 응원을 받았다.
다시 살아내는 마음이란,
이렇게 작은 것에서 시작되는 걸까.
상처 위에도 꽃은 핀다.
나는 오늘도 감정을 다시 품고,
다시 살아가려 애쓴다.
무너졌던 마음 위에 장미가 피듯,
어느 날엔 문득,
다시 웃게 될까.
잠시 멈춰 서도 괜찮고,
조용히 지나쳐도 좋다.
그저 이 그림이
당신 마음에도 따뜻한 위로 한 송이로 닿기를.
오늘, 이 조용한 풍경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아무 일도 하지 않아도 괜찮아.”
“힘들면 잠시 쉬어가도 돼.”
그 말들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
말하지 않아도 괜찮고,
무언가 하지 않아도 괜찮은 하루.
그래, 오늘은
잠시 쉬어가도 괜찮아.
하루를 살아낸다는 건
결코 작은 일이 아니었다.
말하지 못했지만,
오늘도 나는 묵묵히 나를 이끌고
여기까지 걸어왔다.
그 하루만큼의 용기를 내준 나에게
작게나마 말을 건다.
“괜찮아.
오늘도 참 잘 해냈어.”
하늘을 가로지르는 다섯 개의 점, 그리고 그 뒤로 남겨진 파란 궤적은 마치 지나온 시간을 보여주듯 구름 위에 선명하게 새겨진다. 구름 사이로 바람을 가르는 날개, 그리고 그 아래 보이지 않는 수많은 이야기들.
언젠가 나도 이렇게, 나만의 궤적을 남기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목적지를 향해 똑바로, 그리고 함께.
오늘도 하늘은 그렇게, 한 장의 기억이 되었습니다.
■ Part 4. 아이의 정원 – 웃음을 잃어 버렸어요
이 공간은
벽면에 동화책 《웃음을 잃어버렸어요》의 주요 문장과 장면을
카드 형태로 전시하고 있으며, 책상 위에는 동화책 한 권이 놓여 있습니다.
아이의 정원은 작가가 자신의 아이에게 건네는 작은 선물로 채워진 공간입니다.
아이의 정원은 작가가 자신의 아이에게 건네는
작은 선물로 채워진 공간입니다.
세상과의 감정이 쉽게 닿지 않던 아이가 있었습니다.
웃지도, 울지도 않던 아이.
저는 그 아이에게 감정을 건네고 싶었습니다.
말보다 먼저 닿을 수 있는 언어로요.
저는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웃음을 잃어버린 마을, 그 웃음을 되찾기 위해 길을 떠난 ‘토미’의 이야기.
'웃음을 잃어 버렸어요' 글/그림 김태희
이 동화는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그 아이에게 건넨 첫 번째 감정의 문장들이었습니다.
그림책 속 여정은
제가 아이의 마음에 다가가기 위해 걸었던 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지금 이 전시의 마지막 정원은,
그 조용한 사랑의 흔적을 따라 걸을 수 있는 공간입니다.
우리는, 종종 감정을 숨겨두곤 합니다.
하지만 이 정원은 말합니다.
감정은 참는 것이 아니라, 들여다보고 꺼내어줄 수 있는 거라고요.
그림들은 조용히 다가와 속삭입니다.
“괜찮아. 그 마음도, 너였어.”
그리고 어떤 기억들은 오래된 풍경처럼 마음 어딘가에 쌓여 있지요.
그 기억과 상처, 상상들은 모두 ‘당신이라는 정원’을 이루는 소중한 조각들입니다.
이 전시는, 그것들을 외면하지 않고 가만히 바라보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원은 언제나, 자연 속 어딘가에 있었습니다.
햇살 한 줄기, 바람 한 조각,
들꽃 피어 있는 작은 길목.
그곳은 우리가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작은 쉼표가 되어줍니다.
당신도, 당신만의 정원을 가지고 있어요.
그곳에 가만히 앉아, 잊고 있던 감정과 기억을 들여다보세요.
그리고 꼭 기억해 주세요.
당신이 걸어온 길,
당신이 느낀 감정,
그 모든 것이 이미,
아름다운 풍경이었다는 것을요.
언젠가, 당신의 정원 어딘가를 거닐다가
그 정원 어딘가에, 이 이야기도 살며시 머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당신의 정원은… 어떤 모습인가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