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thematics compares the most diverse phenomena and discovers the secret analogies that unite them.

- Jean Baptiste Joseph Fourier (1768-1830)


“잘 닦인 길에도 항상 뒤집히지 않은 돌들이 있다. 그 돌들을 발견하고 수고롭게 뒤집는 사람에게 발견이 기다리고 있다. -찰스 하드 타운스

영어에는 "down to earth" 라는 표현이 있다. 한국어로 간단하게 번역하긴 좀 어려운데, 사람에게 쓰면 허세나 겉치레가 없고 솔직한 사람, 뭐 그런 뜻이다. 털털하고 겸손한, 또는 검소한 유명인들에게도 종종 쓰는 표현이다. 이상하게 "현실적"이라는 말은 묘하게 부정적인 어감이 있다. 현대 사회의 현실은 너무 힘들고 벅차기 때문일까. 현실적이라고 하면 왠지 낭만이나 이상을 포기하고 타협한 느낌이 들어서일까.


먼 이상, 중요한 거대 가치를 좇는 것도 좋지만, 현실에 집중하는 게 그것보다 열등한 것은 아니다. 반대로, 한없이 멀어보이는 목표나 손에 잡히지 않는 추상적인 가치가 중요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둘의 적절한 균형이 중요하다. 거대 담론이나 원론적인 원칙에만 집중해서 현실의 문제를 잊어버려서도 안 되고, 본인이 하는 일이 세상의 큰 그림에서 함의하는 바를 잊고 매일을 살아서도 안 된다. 요즘 이 문제에 대해서 종종 고민한다. 나는 현실적인 응용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기초  연구를 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다보면, 인류의 지식에 기여하고, 우주의 법칙을 밝히는 것만이 중요한 일인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 쉽다. 


하지만 후세에 길이길이 남을 업적만이 가치있는 일은 아니다. 학계를 떠나 더 실용적인 기업적 가치를 개발하는 곳에서 일하게 된대도,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도 어쩌면 비슷한 원리가 아닐까. 다들 나름대로 가치가 있는 일을 하고 있다. 현실적인 가치, 이상적이고 추상적인 가치, 그 결이 다를 뿐이다. 현실적이라는 말의 뜻이, 현실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바라보고, 현재에 실재하는 것에 집중하는 성향을 뜻했으면 좋겠다. 현실이라는 단어의 한자부터가 그러하지 않은가 싶다.


박사과정은 학생이 자신의 연구를 하기 위해서 지도 교수의 경험과 시간을 빌리는 곳이다. 연구란, 그 누구도 답을 갖지 않은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다. 확신을 가지고 연구할 수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어서 자기 객관화나 동료를 통해 검증할 방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