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 Eun Herbarium

(SKK)

하은(霞隱) 정태현

성균관대학교 하은식물표본관(Ha Eun Herbarium; SKK)은 우리나라 초대 식물분류학자인 하은(霞隱) 정태현 박사에 의해 1953년도에 설립되어 7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국내 식물표본관 중 가장 역사가 깊은 표본관 중 하나다. 

정태현 박사는 일제 강점기 시절 한반도 식물을 연구한 일본 식물분류학자 나카이 다케노신(中井 猛之進)밑에서 식물 연구를 시작하여, 한반도 전역에서 채집한 8만여 점의 표본들 홍릉수목원의 전신인 홍릉임업시험장에 보관하였으나 6·25 전쟁 중 폭격에 의해 모두 소실되고 말았다. 하지만 다행히 식물도감을 출판하기 위해 각 종마다 한 두 점씩 보관하던 표본들 약 3,700여 점은 소실되지 않고 현재 성균관대학교 하은식물표본관에 보관되어 있으며, 이 중 약 600여 점 북한 지역에서 채집된 표본다. 본 표본들은 국내 식물분류학 연구자들의 표본 중 가장 오래된 표본임과 동시에 한반도에 자생하는 식물들을 대표하는 중요 표본임에 틀림없다. 

외에도 해방 후 성균관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면서 국내 각지에서 채집한 표본이 12,300여 점에 이르며, 그의 제자이자 현재 식물분류학계의 원로학자이신 죽파(竹波) 이우철 박사의 표본도 대략 10,000여 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New York Botanical Garden에서 관리하는 전 세계 식물 표본관 데이터베이스인 Index Herbariorum에서도 정태현 박사와 이우철 박사의 표본을 본 표본관의 중요 표본이라고 기재하 본 표본관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하은식물표본관은 면적 57.4㎡의 수장고와 더불어, 표본을 관찰하거나 표본 제작 작업을 하는 표본 제작실, 서고보관장 및 DB 입력실로 이루어져 있으며, 표본장은 표본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이동식 밀폐형 모빌랙 캐비넷으로 구성되어 있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표본들과 더불어, 현재 하은식물표본관은 독특한 진화 양상을 보이는 섬 식물, 경제적 가치가 기대되는 식물 및 기후 변화에 취약한 고산 식물 등의 특수한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고 생물자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계속적으로 해당 분야의 생물자원의 양과 질을 높여갈 예정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하은식물표본관은 김승철 교수가 정태현 교수, 이상태 교수에 이어 3대 표본관 큐레이터를 맡고다. 하은식물표본관은 육상 관속식물에 대한 70,000점 이상의 석엽표본 및 10,000점 이상의 조직 및 DNA 시료를 소장하고 있으며, 국내 표본은 물론 러시아, 일본, 중국, 베트남, 라오스, 대만 등의 해외 기관과의 표본 교류를 통해 다양한 유전자원을 수집하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하은식물표본관은 그 가치와 중요성을 인정받아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책임 생명연구자원 기탁등록보존기관과 국가 생물다양성 관리기관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이에 따라 표본 정보 표준화 및 데이터베이스화를 진행하여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하은식물표본관의 식물 표본은 건조와 멸균 작업을 거쳐 건조 표본으로 제작되고 있으며, 표본 제작 용품들은 모두 New York Botanical Garden Style을 따르고 있다. 또한 해외 기관과의 표본 교환, 기증 등의 교류 활동과 정보 제공을 위해 모든 정보는 영문으로 작성하여 관리하고 있다. 조직시료는 실리카겔에 건조하여 수장고에 보관중이며, DNA 시료는 정제 후 -20℃의 냉동고 및 -80의 초저온냉동고에 나누어 보관하고 있다. 수장고는 에어컨과 제습기를 통해 항온항습 상태(온도 25℃, 습도 40%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하은식물표본관에서 관리하는 식물 표본은 방문 열람이 가능하며, 주요 표본(기준 표본 등)을 제외하고 대여 및 교환, 기증 등의 방법을 통한 생물자원 분양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