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교실

사용설명서

10대, 돈 잘 쓰고 있나요?

최근 청소년들 사이의 온라인 금전거래를 일컫는 ‘쇼박’이라는 은어가 있습니다. 돈이 부족할 때 인터넷을 통해 개인정보를 교환하여 5만원을 빌리고, 이틀 후 7만원을 갚는 식입니다. 연이율이 3,600%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이율이라서 제 때 갚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빌려준 사람은 빌린 사람의 개인정보를 빌미로 협박까지 합니다.

20대, 돈 잘 알고 있나요?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 금융이해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의 금융이해력 점수는 100점 만점에 62점입니다. ‘기일 내 대금 납부’, ‘구입 전 지급능력 확인’, ‘평소 재무상황 점검’ 등에서 낙제점을 받았습니다. 편리하게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이용하지만 수수료나 이율, 연체시 불이익에 대해 몰랐다가 목돈이 필요할 때 은행대출을 거절당하는 식으로 문제를 겪습니다.

금융교육, 잘 하고 있나요?

돈의 흐름이나 신용의 중요성 등을 알고 모르고는 매우 큰 차이입니다. 금융은 어려서부터 형성된 가치관과 습관이 중요한 만큼 연령별 맞춤교육이 필요합니다.

내 자식은 돈에 대해 잘 알고 경제적으로 여유롭기를 바라면서도 ‘괜히 알려주면 돈만 밝힌다.’, ‘크면 저절로 알게 된다.’, ‘무엇을 어떻게 알려줄지 모르겠다.’ 등 부모 나름의 이유로 경제교육을 미룹니다.

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제교육이 의무교육인 다른 OECD 국가들에 비해 우리나라는 정규 교육과정이 초중고 통틀어 채 10시간이 안됩니다. 우리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훨씬 못 미치는 시간입니다.

(관련기사: 말로만 금융문맹 퇴치"…12년간 금융교육 10시간도 안돼 )

금융교육, 어떻게 할까요?

어린이는 어른의 거울이라는 말처럼 학생들이 모인 교실은 어른들이 모인 사회의 축소판과 같습니다. 서로 다독여 힘을 모으기도 하고, 목소리 높여 싸우며 경쟁해서 승패를 가르기도 합니다. 작은 사회의 축소판에서 단 하나, 어른들과 다른 것이 있습니다. 교실에는 ‘경제’ 시스템이 없다는 것입니다. 어른들 사회에서는 일을 하고 임금을 받고 생활에 필요한 것을 사기 위해 ‘돈’이 중요한데, 교실에는 이런 경제 시스템을 체험할 요소가 없습니다.

교실에 돈이 생긴다면?

교실에 경제를 더하는 상상에서 ‘금융교실 프로젝트’를 시작하였습니다. 학급 화폐를 만들어서 임금도 받고 소비도 해 보고, 책상자리 하나를 부동산처럼 거래하기도 하고, 학생들끼리 교실 안에서 자유롭게 사업도 해 보는 상상. 놀이처럼 체험하면서 경제지식을 익히고, 돈에 대해 올바른 인식과 사용 방법을 알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였습니다.

관심 있는 교사들이 모여 아이디어를 모으고 프로젝트의 윤곽을 잡아 살을 채웠습니다. 처음에는 사회와 비슷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경제 시스템을 그대로 옮겨 왔는데, 과정이 너무 복잡해서 학생들도, 진행하는 교사도 버거웠습니다. 학생들이 소화하기 힘든 것은 걷어내고, 다른 선생님도 적용해보기 쉽도록 단계별로 매뉴얼화하였습니다. 시행착오를 거치며 5, 6학년에 이어 1, 2, 3, 4학년에도 금융교실 프로젝트를 적용할 수 있었습니다.


1단계 '돈'에서는 교실에서 사용할 화폐를 직접 만들고, 간단한 수입과 지출 활동을 합니다.

2단계 '은행'에서는 교실에 은행을 설립하여 저금도 해보고, 혜택권, 가게 등을 통해 더 다양한 소비 활동을 합니다.

3단계 '사업'에서는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자신만의 사업을 진행하여 봅니다. 또한 교실에 필요한 다양한 직업 활동을 통해 진로체험을 해 봅니다.

4단계 '집'에서는 교실 안에서 계약서를 쓰고 부동산을 사고 팝니다.

5단계 '기부'에서는 학생들이 번 교실화폐를 이용하여 교실 안팎에서 기부 활동을 체험합니다.

아래는 금융교실 프로젝트 활동을 마친 2학년 학생들의 후기입니다. 후기에 나타난 것처럼 교실에 돈이 생기면서 일어난 재미있는 이야기뿐만 아니라, 금융교실 프로젝트 진행 과정과 팁을 '금융교실 프로젝트 사용설명서'에서 자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