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박근영 작성일: 2025. 05. 28.
당신이 지금 국립중앙박물관을 걷고 있다면,
강원도 땅을 밟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
(이 이미지는 napkin.ai를 활용하여 생성되었습니다.)
서울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 이곳 야외 전시장엔 석조 유물들이 질서 있게 서 있다. 하지만 그 질서 속엔, 시간이 뒤틀린 이야기들이 있다. 그중 몇 점은 제자리를 잃고 그곳에 서 있다. 수십 년 전 강원도 깊은 산과 절터, 옛 터전에서 나고 자란 강원도 원주 영전사 터 보제존자사리탑, 철원 도피안사 석조여래좌상, 강릉과 인제 일대 출토 석불 조각 등이 말이다. 그들은 서울 한복판에 묶여,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조차 설명되지 못한 채 전시되고 있다.
일제는 ‘수집’했고, 여전히 돌아오지 못했다 🙀
1915년, 일제는 경복궁에서 ‘조선물산공진회’를 열었다. 전국 각지에서 수백 점의 유물이 동원되었고, 그 대부분은 ‘전시 후 보관’을 명분으로 서울에 남겨졌다. 그중에는 강원도의 유물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 광복 이후, 우리는 나라를 되찾았지만 제자리를 벗어난 유물은 여전히 서울에 머무르고 있다. 보관 시설 부족, 접근성, 효율성 등의 명목으로, ‘자유롭지 못한’ 상태로 남겨졌다.
광복 80주년, 우리는 정말 ‘해방’되었을까? 🤔
2025년 8월 15일, 대한민국은 광복 80주년을 맞는다. 1945년 일제의 식민통치에서 해방된 이 날은, 우리 민족이 되찾은 자유와 주권, 그리고 대한민국 정부 수립의 법통을 기념하는 뜻깊은 날이다. 그러나 해방 80년이 지난 지금도, 일제강점기 강제로 서울로 옮겨진 국가유산들은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한 채 남아 있다.
‘귀향’은 유산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
오는 2027~28년, 영월에서 발굴유물을 보관 및 전시하는 ‘예담고’가 문을 연다. 예담고는 옛것을 담는 공간, 옛것에 현재를 담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지닌 발굴유물 역사문화공간이다. 이는 분산된 강원도 유산을 지역으로 다시 불러오기 위한 첫 걸음이다.
광복 80주년, 우리는 해방의 의미를 되새기며, 아직도 서울에 남아있는 강원의 유물들이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날을 꿈꾼다. 이제는 단순한 기념을 넘어 ‘미완의 과제’를 완성할 시간이다. 강원도 유산의 ‘제자리 찾기’는 단지 과거를 복원하는 일이 아니며, 현재와 미래를 위한 것이다. 국가유산의 귀향은 우리 모두의 역사와 정체성을 되찾는 길이다. 유물의 귀향이야말로 진정한 해방의 완성이다.
“그 유물, 왜 아직도 강원도에 없습니까?”
광복은 끝났지만, 귀향은 아직이다. 위 질문에 사회가 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진짜 ‘광복 80주년’을 맞이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