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정작가는

하나의 화폭은 각각의 오브제로 채워진다. 채색도, 표현도, 느낌도 다르지만 각자 가진 온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완성작으로 태어날 때, 전혀 관련 없이 보이는 것들이 사실은 서로에게 필수 불가결한 존재임을 이야기한다. 

어쩌면 이는 나와 가장 맞닿아있는 이야기이다. 

나의 화폭을 완성하는 각각의 모습은 전혀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색채와 촉감을 가졌지만, 결국 하나의 작품이 되고 하나의 시리즈가 되어가는 모습을 보니 진정한 나 스스로를 찾아온 여정임을 알게 된다.

이 여정은 하나의 세계이며 거대하지만, 때론 간결한 뜻을 가진다. 

나 스스로 쏟아부은 그 의미는 다른 이의 일상이 되어 새로운 세계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다. 붓질 하나에도 부여한 의미가 다른 공간에서 다른 뜻과 마주할 때, 미완이던 이 세계는 완전해지며, 변화한다.

이 감격스러운 변화는 나에게 아쉽고도 황홀한 감동을 선사하지만, 완전한 시작과 끝을 맺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함이 더욱 크다. 새로운 세계로 만나게 될 당신이, 나를 완성시키는 하나의 시리즈가 된다는 점은 무엇과도 비할 수 없는 감격이다.

이제 이 화폭에 맺힌 하나의 오브제가, 찬란한 의미를 품고 새로운 여정을 떠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