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삭 사랑의 빚을 지고
폭삭 사랑의 빚을 지고
[ 선교사 선교현장④ 타지키스탄]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낯선 타지키스탄에서 DPM 과정 중 6과목 세미나를 인도하며 그 땅을 밟은 지 어느덧 3년 차가 되었다. 그래서인지 전에는 음침하고 무섭다고 느꼈던 나의 숙소가 언제부터인가는 내 집만큼 편안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번 방문에서는 그 편안함을 넘어 나의 고국만큼 사랑하는 땅이 되었다. 그곳에서 가족과 같은 특별한 돌봄을 받았기 때문이다.
출국하는 날 새벽, 갑자기 목이 아프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비행기 안이 너무 추워서 감기에 폭삭 걸리게 되었다. 도저히 세미나를 할 수 없는 지경이라는 생각이 들어 기도에 더욱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현지에 도착했을 때는 기침과 고열뿐 아니라 목까지 잠기고 쉬어서 도저히 소리를 낼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이런 나의 모습에 그곳의 학생들은 나를 위한 간절한 기도와 더불어 감기와 목에 좋은 음식을 제공(심지어 밤새 끓인 흑염소탕까지!)했다. 이러한 그들의 기도와 사랑으로 역사하는 믿음을 통해 독한 감기를 잠재울 수 있었다. 나의 병력으로는 한국에 있었더라도 3주 이상 아팠을 텐데 주사와 제대로 된 약 없이도 3일 만에 나을 수 있었던 것은 그야말로 기적이었다!
그리고 그동안 보통 7박 8일로 다녀왔었는데 이번에 티켓팅을 잘못해서 10박 11일 여정이었다. 덕분에 아픈 기간에 상관없이 세미나를 충분한 시간 동안 인도할 수 있었다. 나의 티켓팅 실수인 것 같지만 이 또한 충만한 현지인의 사랑과 감동을 받도록 인도하신 주님의 계획하심이라고 믿는다.
이번 세미나 과목은 ED1이었는데 사실 그곳의 학생들은 이미 전도가 생활화되어 있었다. 실제로 매주 성도 한 사람씩 나와서 전도에 관해 설명하는 시간이 예배의 한 부분일 정도로 복음으로 무장되어 있었다. 그래서 이미 많은 강사를 통해 전도에 대해 배웠을 것이라고 예상되었기에 나는 복습 차원의 세미나가 될 것으로 생각하였다.
하지만 우리 BEE의 전도론(ED1)에는 차별화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변증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목사, 전도사와 사역자들로 구성된 학생들은 변증이 포함된 전도론에 열광할 수밖에 없었다. 그곳은 이슬람 국가로서 특별히 공부해서 잘 정리되지 않으면 대답할 수 없는 난해한 질문으로 무슬림들이 교회와 성도를 핍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필요에 대한 절실함이 가진 학생들은 다른 어떤 세미나보다 진지하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예상했던 복습 차원의 세미나가 아닌 한 차원 높은 믿음으로 도약하는 세미나, 그리고 더 자신 있게 확신을 가지고 전도하고, 성도를 무장시키는 발판을 마련한 세미나였다.
사실 감기뿐 아니라 핸드폰 액정이 깨지고 충전기도 고장 나는 등 영적 싸움이 극심했던 만큼 더 큰 은혜와 수확이 넘쳤던 시간이었다. 개인적으로도 이번 여정을 통해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그것을 돌파할 수 있는 믿음의 근력과 근성이 업그레이드된 소중한 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타지키스탄의 현황을 보면 메카에 다녀온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기독교에 대한 핍박이 점점 강화되고 있다. 실제로 교회에 다니는 많은 성도가 이미 집에서 쫓겨난 상태이거나 혹은 집에서 매를 맞고 있거나 혹은 이런 두려움으로 교회에 다니고 있음을 숨기고 있다.
사랑하는 타지키스탄이 속히 깨어나서 주님의 축복이 넘치는 거룩한 나라가 되길, 그리고 이란, 아프카니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파키스탄 등의 인근 나라에 선교를 감당하게 되길, 그리고 BEE Korea가 이 사역에 쓰임 받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글쓴이 이혜정 목사]
2003년에 건강의 어려움 통해 그동안 거부했던 주님을 영접하였으며, 2005년에 BEE를 만나게 되었다. 말씀을 통해 하나님을 더 알고자 2007년 신대원에 들어갔으며, 현재는 하림교회에서 부교역자로 사역하고 있다. 예수님으로 인해 건강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고 앞으로의 주님의 이끄심을 기대하고 있다.
[정리 안화연 / 편집 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