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을 위한 두권의 책
Favor Tipping Point
그리스도인을 위한 두권의 책
Favor Tipping Point
[문화기행② - 도서]
“독서 생활은 지도 없이 떠나는 모험이고, 그 모험의 여정에서 기대치 않았던 소울메이트들을 만나게 된다." <아직도 책을 읽는 멸종 직전의 지구인을 위한 단 한권의 책>이라는 긴 제목의 책에서 인용했습니다. 이 책의 영어 제목은 "One for the books"인데, 이처럼 긴 제목을 붙였네요. 책을 읽는 것은 모험이고 영혼의 친구를 만나는 것과 같다는 조 퀴넌의 글에 공감하면서 몇 권의 책을 소개합니다.
<페이버> 하형록, 청림출판, 2017
지난해 연말 소천한 재미 기업가 하형록 회장(목사)는 도시 속의 성자 같은 삶을 살다가셨습니다. 그는 "P31", "페이버(favor)"저서로 잘 알려졌습니다. 이미 책을 읽은 분도 많을 것입니다. 이웃 사랑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 그의 삶은 그리스도인들의 본이 됩니다. 故 하형록 회장(Timothy H. Haahs)은 자신의 이름으로 건축 설계회사 ‘팀하스’를 설립했고, 잠언 31장 말씀대로 경영했습니다. 회사 설립목적은 '이웃을 돕기 위해 존재한다(We exist to help those in need)’입니다. 그리고 회사를 미국 동부지역 최고의 건축설계 회사로 성장시켰습니다. 물론 하나님의 '페이버' 때문이었죠. 그는 2015년 방송을 통해서 한국 사회에 널리 알려졌지만, 저는 초청 간증을 듣고 알았습니다.
사고로 심장이식 수술을 받아야 했는데, 5개월을 기다려 마침내 적합한 심장이 생겨서 이식수술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여자 환자가 같은 병원에 수송되어 왔는데, 심장을 구하지 못하면 이틀 안에 죽는다는 말을 듣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기다렸다 얻은 심장이 그 분에게도 혈액형, 크기 등 조건이 맞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자신도 수술 타이밍을 놓치면 일주일이든 한 달 후이든 죽을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는 고민하다가 더 급한 환자에게 심장이식을 양보했습니다.
그의 책<페이버>에는 그의 간증과 함께, 이웃 사랑을 실천한 자신에게 하나님이 주신 '페이버(favor)'를 담았습니다. 참고로 페이버는 값없이 주시는 은혜(grace)와 다르다는 것을 잘 설명합니다. 우리 주변에는 도시의 빌딩 사이를 걷는 성자들이 있습니다. 때론 책을 통해서 때론 직접 만나기도 합니다.
요즘 봉준호 감독의 ‘미키17’영화가 뜨면서, 오랫만에 극장가가 들썩이는가 봅니다. 영화 속 주인공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다고 합니다. 故 하형록 회장님 같은 분이 수차례 살아나면 좋겠다고 생각해 보지만, 그분은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유명인은 아니지만 다양한 영역에서 귀한 삶을 사는 분들이 있습니다.
잠언말씀은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한다’고 했습니다(잠27:17). 서로서로 성숙하도록 다듬어주고 영향을 주는 주변 사람과 공동체가 있다는 것은 귀한 일입니다. 한국교회가 이런 분들을 더 많이 배출하길 소망합니다.
<티핑 포인트의 설계자들> 말콤 글래드웰, 비즈니스북스, 2025
저널리스트 말콤 글래드웰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2000년 출간된 <티핑 포인트>에 이어, 25년이 지난 후에 <티핑 포인트의 설계자들> 후속작을 출간했습니다.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란 어떤 시스템, 특히 기후 시스템에서 작은 변화들이 누적되어 결국은 급격하고, 돌이킬 수 없는 변화로 이어지는 임계점이나 변환점을 의미합니다. 말콤 글래드웰은 전작에서 어떤 현상이 순식간에 폭발하는 지점을 의미하는 ‘티핑 포인트’가 어떻게 형성 되는지를 설명하기 위해서 ‘고착성 원칙’, ‘소수의 법칙’, ‘상황의 힘’과 같은 빅 트렌드 개념을 소개해서 유행처럼 퍼져나가게 했습니다.
25년이 지나는 동안 세상도 많이 변했습니다. <티핑포인트의 설계자들>은 디지털 시대변화에 맞추어, ‘오버스토리(사람들의 행동 방식을 지배하는 공동체의 가치)’, ‘수퍼전파자(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 그리고 ‘매직서드(전체 집단의 문화나 생각을 바꾸는 비율)’라는 개념을 다룹니다.
요즘은 수퍼전파자에 해당하는 인플루언서나 유튜버들이 폭발적으로 확산되었고, 사회에 주는 파장이 적지 않습니다. 집단행동이나 사회변혁을 유도하는 개념 중 하나인 '매직 서드(Magic Third)'도 현 사회현상을 잘 설명합니다. 조직이나 집단 내에서 구성원의 약 30%가 변화를 주도하면 전체 문화나 행동 양식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개념입니다. 책에서는 티핑 포인트가 일어나는 과정을 정교하게 설계해서 실행하도록 이끄는 ‘소셜 엔지니어’들이 존재한다는 것도 밝혔습니다. 우리나라 정치도 주도권을 쥐려고 대치하고 있고, 외연을 넓히려는 싸움이 치열합니다.
역사 속에서 사회 변화와 집단행동이 보이지 않는 설계자들에 의해 기획되고 증폭된다는 것을 목격하곤 합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새로운 서사를 만들고 변화의 설계자가 되려는 시대인 만큼 검증되지 않은 정보와 조류에 휩쓸리기 쉬운 시대이기도 합니다. 최근 한국교회 지도자들과 기독교인들도 광장에 참여하는 일도 늘어가고 있습니다.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톺아보아야 할 때입니다.
[글쓴이 이광 전도사]
2009년 온누리 교회에 출석하면서 BEE를 시작한 후, 2015년 사역자 임명을 받았고 현재 카타르 기도테이블에서 함께 기도하고 있다. 가족은 박소현 권사와 출가한 큰딸과 막내딸을 두었다. 한국경제신문에 근무한다.
[정리 최선 / 편집 안화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