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계획 안에 있다는 것
하나님의 계획 안에 있다는 것
[25 FTS 수료 후기]
안녕하세요. 이번에 인도자 훈련 과정(FTS)을 수료한 정솔입니다.
BEE에서 말씀을 공부하는 것이 그저 좋았을 뿐인데,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인도자 훈련 과정을 밟고 있었습니다. 제가 말씀을 가르치는 일을(그것도 이 BEE에서!) 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어쩌다 저는 이 자리에서 간증하고 있는 것일까요? 정말이지 모든 것이 예상치 못한 일투성이입니다.
2022년에 치료법이 없는 뇌종양이 척수로 전이되는 형태로 재발되면서 제 삶의 가치관이 완전히 바뀌게 되었습니다. 2017년 뇌종양 수술을 앞두고 “제 삶을 드리겠다”라는 서원기도를 이루는 것이 제 삶의 목적이 되었습니다. 이번 수료식에서 ‘삶의 목적’이라는 거창한 단어를 다시 마주합니다. 저는 BEE를 그저 하나님을 더 깊이 알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했습니다. 기초 과정인 [갈라디아서-로마서-그리스도인의 삶]을 연달아 들으며 예습하는 시간도, 세미나 시간도 참 즐겁게 누렸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FTS 초대장이 날아왔습니다.
‘인도자 훈련? 내가?’
지난 세미나에서 마치 사도 바울이 살아 돌아온 듯 열정적이던 인도자님들의 고퀄리티 수업들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곧이어 ‘이걸 내가 할 수 있을까? 내가 감히 해도 되는 걸까? 인도자 훈련생이라기엔 나는 아는 게 너무 없는데…’ 하는 걱정이 밀려왔습니다. 하지만 고민할 겨를도 없이 원서를 쓰고, 면접을 보고, 그렇게 덜컥 훈련 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갈라디아서 수업 40분을 진행하기 위해 며칠을 준비해야 했습니다. 로마서 8과의 수업은 일주일 내내 준비했는데도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8과 내용을 어떻게 전달해야 지루하지 않고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을지, 시간 분배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거듭했고, 틈날 때마다 로마서 성경을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과 수업 진행 당일 장렬하게 시간 조절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벼락치기의 은사가 있었던 저는 벼락치기가 통하지 않는 벽을 처음 느꼈습니다. 내가 인도자를 해도 되는 것인가, 귀한 시간을 내어 오시는 분들의 시간만 뺏는 건 아닐까? BEE에 누를 끼치면 안 되는데...’ 하는 두려움이 다시 스멀스멀 올라왔습니다.
수강생 입장에서 보았던 인도자님들은 저와는 레벨이 다른 분들처럼 보였습니다. 신학을 전공하신 분들도 계셨고, 그에 준하는 방대한 지식을 갖춘 분들이셨습니다. 본업이 따로 있어 바쁜 일정 속에 육체적으로 고되실 텐데도, 세미나를 진행하는 인도자님들의 눈은 늘 반짝반짝 빛이 났습니다. 온유한 성품 속에 단단한 영성에서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가 있었습니다. 그 모든 모습이 참 멋있고 존경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직접 FTS 과정을 겪으며 수업을 준비해 보니, 존경을 넘어 경외감마저 들었습니다. 인도자가 되어 가르친다는 것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차원이 아니었습니다. 한 사람이 스스로 말씀을 연구하고 삶에 적용하도록 ‘인도’해야 하기에, 이는 전인적인 헌신이 필요한 과정임을 깨달았습니다. 수업 하나를 위해 끝없는 고민과 어마어마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BEE 인도자님들의 빛나는 눈은, 하나님을 깊이 사랑함으로 기꺼이 헌신하는 자들에게 부어주시는 성령의 충만함 때문이었음을 이제야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인도자로 헌신한다는 것은 삶으로 드리는 영적 예배임을 깨닫습니다. BEE기초과정을 마치고 수료식 간증에서 “내 안에 터를 세우신 하나님, 장작을 쌓아 올리신 예수님, 불을 지르신 성령님, 이분들은 완벽한 ‘삼위일체 방화범’이십니다. 이 불을 더 크게 키우고 싶고, 그 불에 활활 타고 싶습니다.”라는 고백을 했는데 하나님께서는 그 고백을 잊지 않으시고, 이번 훈련 과정을 통해 저를 활활 불태우셨습니다. 그런데 큰일입니다. 하나님께서 제 귓가에 이렇게 속삭이시는 것 같습니다. “얘야, 이건 아직 ‘초벌’이란다…”
FTS를 수료하고 FA를 앞둔 이 모든 과정이 하나님의 철저한 인도하심 아래 있음을 확신합니다. 그분의 계획 없이는 제가 감히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음을 누구보다 제가 잘 알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저도 모르는 저를 발견하게 하시고,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을 계획하고 계십니다. 부족한 저를 주님의 뜻대로 쓰실 것을 믿기에, 더 이상 “제가요? 저는 능력 없어요”와 같은 변명 대신 기쁘게 순종할 것을 다짐합니다.
마지막으로 성경 말씀뿐만 아니라 삶으로 롤모델이 되어 주신 인도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훈련의 기회를 주시고, 지난 8주간 사랑으로 이끌어 주신 헌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디테일한 피드백을 위해, 120분간 헤매는 저의 미숙한 수업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집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골수를 쪼개고 사골처럼 진하게 우려낸 노하우를 아낌없이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게는 아무런 능력이 없기에, 더욱 홀로 영광 받으실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제 삶이 하나님께 향기로운 제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글쓴이 정솔 자매]
온누리 교회 마포공동체에서 예배드리며, 온누리 세계관 학교 스텝으로 섬기고 있으며, BEE 인도자 훈련 과정 중에 있다. 하나님께 삶을 드리겠다고 올린 서원기도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주님께서 인도하시는 길을 기쁘게 순종하며 걸어가고 있다.
[정리 김옥숙 / 편집 안화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