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시간 속으로
역사의 시간 속으로
[신앙 에세이⑥-교회사]
BEE Korea에 교회사 과목이 있습니다. 이 과목은 역사학자이신 백인호 목사님이 개설하였습니다. 교회사의 시대구분을 대략 해보면 성육신 이후 300년까지 초대교회, 500년까지 로마제국, 1500년까지 중세, 종교개혁부터 근대, 이후 현대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약 이천년의 교회사를 개관하는 과목입니다. 교리의 발달과정도 볼 수 있어서 오랜 시간에 걸쳐 하나님이 점진적으로 자신에 대한 계시를 더 해 오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초기의 교리가 아직 부정확해 보이더라도 초대교회부터의 지금까지 많은 신앙인이 순교로 지켜온 믿음이 우리에게 기독교 신앙을 전해 주고 있습니다.
교회가 로마제국의 국교가 된 이후 종교는 정치의 도구가 되고, 교황은 영토를 소유한 세속 왕을 겸하며 타락하게 됩니다. 십자군과 종교재판, 마녀사냥의 끝을 모를 잔인한 폭력성이 인간 욕망의 한계가 없음을 보여줍니다. 교회사를 통해 드러나는 인간과 교회의 죄악성은 차마 대면하기조차 어려운 지경이 많습니다. 그럴수록 이 모든 것을 오래 참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보게 됩니다. 세속권력 아래에서 국가 이익에 반하는 바른 교리를 종교회의가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하나님이 역사를 주도하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간섭하심과 이끄심으로 오늘에 이르렀지만, 현대까지 인간의 죄악성이 결코 줄어들지 않는 것 같습니다. 또한 초대교회의 이단이 현재까지도 이름만 바꾼 채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그래도 교회사를 통해 하나님은 창세 전부터 신묘막측한 정확함으로 놀라운 사랑으로 계속 인도하심을 보게 됩니다.
사람의 생애는 죽는 순간 그 인생의 실패와 성공의 열매를 가늠하게 됩니다. 그러나 성도는 그렇지 않습니다. 순종하려 애쓰며 사는 생애 중에 보이는 열매가 없고 억울한 누명만 덮어썼더라도 그것이 끝이 아닙니다. 긴 역사를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계획은 백 년 혹은 천 년 후에라도 이루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행함보다 더 큰 은혜로 임해주시는 하나님은 우리의 작은 순종을 미래 어느 시대에 크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긴 역사를 이끄시는 하나님은 인간의 짧은 이생을 넘어 긴 안목으로 결국 승리케 하시는 분이십니다. 이런 면도 교회사를 통해 알게 되는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실감할 때 얻는 유익의 한 가지입니다.
그래서 삶의 순종함이 지금 보이는 결과로 나타나지 않아도 성도는 허무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람의 평가와 현재의 성과에 매이지 않고, 미래의 열매를 기대하며, 하나님의 평가와 마음에만 집중하며 순종할 수 있는 평강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글쓴이 이승규 권사]
백주년 기념 교회에 출석하며, BEE 인도자로 섬기고 있다. 퇴직한 남편과 집 주변 호수를 자주 산책하며 지내고 있으며, 아들 가정에는 내년 초등학교 입학할 손녀가 있다.
[정리 김종영 / 편집 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