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친구를 찾아서
영혼의 친구를 찾아서
[문화기행① - 도서]
“독서 생활은 지도 없이 떠나는 모험이고, 그 모험의 여정에서 기대치 않았던 소울메이트들을 만나게 된다." <아직도 책을 읽는 멸종 직전의 지구인을 위한 단 한권의 책>이라는 긴 제목의 책에서 인용했습니다. 이 책의 영어 제목은 "One for the books"인데, 이처럼 긴 제목을 붙였네요. 책을 읽는 것은 모험이고 영혼의 친구를 만나는 것과 같다는 조 퀴넌의 글에 공감하면서 몇 권의 책을 소개합니다.
<온전한 성화> 고든 스미스 지음, 국제제자훈련원, 2016
첫 번째 책은 고든 스미스의 <온전한 성화>입니다. 제가 이번 사순절을 보내면서 읽고 있는 책이기도 합니다. <온전한 회심>의 저자인 고든 스미스가 회심 이후의 성화를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성화(聖化)는 매우 익숙한 용어지만,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저자는 그리스도인들이 회심만을 강조한 나머지 성화의 공백이 생겼다는 것을 예리하게 지적하면서 책을 시작합니다.
그는 우선 성화에 있어서 지혜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성화는 삶의 매 순간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지혜로운 선택이라고 말합니다. 직장 업무, 동료와의 관계, 가족 관계, 사회생활 등에서 구체적으로 성화를 이룰 것을 강조합니다.
둘째는 사랑과 선행을 통한 성화입니다. 개인의 거룩함만이 아니라, 이웃과 타인을 위한 선한 행위-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공동체 안에서 섬기고, 직장과 사회에서 정직한 삶,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존중하는 것 등-을 강조합니다. 성화는 또한 관계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가족 사랑, 용서,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는 것, 신앙 공동체에서 예배하고 선교하며,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을 통해서 성화 되어감을 강조합니다.
셋째는 정서적 거룩함을 통한 성화를 말합니다. 성화는 단순히 외적인 행위뿐만 아니라, 우리의 감정, 태도, 성품이 변화되는 과정입니다. 성화는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성령의 열매를 맺으며, 하나님을 신뢰하며 평안을 유지하고, 작은 일에도 감사와 기쁨을 누리는 삶입니다.
스미스는 성화를 신학 이론이나 교회 내에서만 존재하는 개념이 아닌, 가정, 직장, 관계 그리고 감정까지 포함하는 구체적 변화인 것을 말합니다. 성화는 결코 우리의 일상과 분리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회심은 단번에 일어나지만(사람에 따라서 여러 차례 회심을 경험하기도 함), 성화는 점진적인 성숙 과정입니다. 성화는 도덕적 개선이 아니라, 성령의 역사로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과정입니다. 성화의 공백이라는 그리스도인들의 약점을 돌아보고, 성화의 길을 걷도록 통찰과 지혜를 줍니다.
<세대 감각> 바비 더피 지음, 어크로스, 2022
최근 보수정치집회에 청년층들이 대거 참여하는 이유가 뭘까요? 중장년층들이 총선에서 진보성향이 높았던 이유는 뭘까요? 통상 나이가 정치 성향을 변화시킵니다. 젊을 때는 자유주의 진보사상을 갖고, 중년부터는 보수주의자가 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세대별로 특정 세대를 한 프레임에 넣는 것은 경계해야 합니다.
요즘 회자되는 ‘보수2030’, 진보4050‘ 같은 프레임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때에 가장 창의적인 세대 분석가로 평가받는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교수인 바비 더피의 <세대 감각>은 관심 둘 만한 책입니다. 더피 교수는 출생 시점만을 가지고 세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편견과 고정관념을 증폭하고, 사회 변화의 중요한 신호들을 놓치게 만든다고 이야기합니다. 이 문제를 탐구하기 위해 전 세계 300만 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했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산과 주거, 교육, 노동, 정치에서부터 성과 결혼 같은 사생활에 이르기까지 10가지 분야로 나누어 세대 분석을 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을 함께 고려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우리나라 2030세대가 왜 광장으로 뛰쳐나와 정치문제에까지 목소리를 높이는지를 깊이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한 세대 내에서도 다양한 메커니즘이 작동하기 때문에 한 세대를 한가지로 정의 내리는 것도 조심해야 합니다. 이 책은 균형 잡힌 세대 감각과 함께 시대변화의 흐름을 읽는 통찰을 줍니다. 잘못된 고정관념이 세대 전쟁을 키운다는 저자의 지적도 귀담아들을 부분입니다.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해서 각 세대를 이해하고 종교의 미래를 생각해보는 것은 중요합니다. 특히 기독교인들에게는 왜 젊은 세대가 기성세대보다 신앙을 갖는 비율이 낮은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도 될 것입니다. 여러 설명을 뒷받침하는 그래프를 펼쳐서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읽는 데 지루하지 않습니다.
[글쓴이 이광 전도사]
2009년 온누리 교회에 출석하면서 BEE를 시작한 후, 2015년 사역자 임명을 받았고 현재 카타르 기도테이블에서 함께 기도하고 있다. 가족은 박소현 권사와 출가한 큰딸과 막내딸을 두었다. 한국경제신문에 근무한다.
[정리 최선 / 편집 안화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