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걸음 나아가며
또 한 걸음 나아가며
[24-1 OBA 수료 후기]
처음 OBA 과정을 알았을 때는 단순히 성경공부하는 차원에서 배워두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스페인어 공동체에도 어떤 도움이 되리라 기대되기도 하였다. 또 BEE Korea에 대해 지인을 통해 다시 소개도 받았었다. 그렇게 시작한 OBA 과정은 많은 생각과 고민 그리고 기도를 하게 하였다. 바울의 서신서인 갈라디아서와 로마서 세미나 과정을 통해 ‘그리스도인’에 대한 이론적 배경을 착실히 배웠으며, 그리스도인의 삶 세미나에서 실제 삶 속에 어떻게 그 이론들을 적용할 수 있는가를 한 과 한 과 배우고 익혀 가면서 나의 삶을 점검해 볼 수 있었다.
우선,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스도인은 단순히 예수를 믿고 교회를 다니는 종교 생활하는 신자가 아니다. 우리를 위해 이 땅에 오시고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드러내고, 또한 닮아가는 존재가 바로 그리스도인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와 하나님의 자녀로서 살아간다는 것이 그전에는 참 막연했다. 어떻게 세상 속에서 구별되면서 아울러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 것인가, 내 힘과 능력으로 가능할 것인가 등 여러 가지 생각과 고민 속에서 살아왔던 것 같다.
32년 전 1992년 가을, 처음으로 회개하고 예수님께로 돌아왔다. 지역교회에서 열심히 신앙 생활하다가 2002년경 온누리 교회 청년부 여호수아에서 새가족 과정을 마친 후, 청년부 리더십으로 사역 팀장, 총무, 회계, 중보기도 팀장, 순장 등등 열심히 살아왔다. 그러나 지금 돌이켜보면 그렇게 열심히 지내왔던 것이 내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살아가는 데 크게 보탬이 되지 않았던 것 같았다. 그렇게 열심히 신앙생활하고 사역하는데 오히려 공허하고 허탈하였다. 왜 그랬을까? 내 안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온전히 살아 계시지 않았던 까닭이었다.
갈라디아서와 로마서를 통해 ‘그렇지, 이것이 복음이지!’, ‘맞아, 복음의 본질은 이것이었어!’라고 마음속으로 맞장구를 치면서 열심히 배워나갔다. 그러나 그 복음을 삶에 적용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에서는 단순히 머릿속으로 이해하고 깨닫는 것만으로는 끝나지 않았다. 머리로 알고 마음으로 깨달은 바가 삶으로 실천해야 하는 것이었다. 세미나 시간에 삶에서 부딪힐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와 직면하게 되었다. 가정과 교회, 직장과 사회, 나아가 나라와 민족과 열방을 바라볼 때, 그리스도인으로서 나의 모습은 지금 어떠한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이론과 실천 사이에 갈등과 고민만 하던 옛날과 다르게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귀한 기회가 아니었을까 싶다.
함께 살아가는 가정, 친족, 친구들과 더불어 내가 어떻게 그리스도인으로서 살아갈 것인지, 나아가 이웃들과 열방 가운데 나는 어떻게 그리스도인으로서 살아갈 것인지는 사실 OBA 과정이 끝나더라도 그 고민은 여전히 남아 있다. 주님 다시 오실 때까지 혹은 부르셔서 갈 그때까지도 계속 부딪히고 또 시도하고 변화하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모르고 그냥 지나쳤을 수도 있을 작은 문제들부터 큰 문제들까지 어떻게 다루고, 어떻게 기도하고,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 나름의 지혜와 지식을 배우고 익힐 수 있었다.
문득 20년 전에 우연히 BEE에 대해 알았던 그때 이 과정을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20년의 세월도 분명 헛되이 보낸 시간이 아니고 하나님께서 인도해주셨던 시간이라 믿는다. 그렇기에 20년 만에 참여한 OBA 과정이 더 뜻깊고 은혜로운 시간이 되었던 게 아닐까. 분명 20년 전과 지금의 내 모습은 매우 다르고 바뀌었지만, OBA 과정을 통해 그동안 고민하고 힘들었던 문제이나 관점을 잘 다듬고 정리해볼 수 있었기에 너무나 감사하고 기쁘게 생각한다. 사실 ‘그리스도인의 삶’을 수료한다고 사람이 확 바뀌는 대격변을 이룰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한 단계, 한 걸음 나아가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이렇게 귀한 기회에 알게 된 BEE Korea를 통해 더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도록 나 또한 더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다짐해 본다. 이후 어떤 과정 혹은 세미나에 참여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이끄심을 기대하며, 또다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싶다.
OBA 과정을 끝까지 함께한 열한 명의 동기 수강생들과 인도해주신 안지민 권사님과 김학수 집사님께 감사하고 싶다. 가장 큰 영광과 찬송과 감사를 하나님께 올려드린다.
[글쓴이 조병훈 성도]
온누리 교회 스페인어 예배공동체에서 예배를 섬기며, 날마다 말씀 속에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하나님의 꿈을 꾸며 나아가고 있다.
[정리 김옥숙 편집 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