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내용들이라 생각하지만, 나와 논문을 쓰는 학생들은 특히나! 반드시! 숙지하고 실천해야 할 내용들입니다. 


데이터의 정확성

내가 생각하기에 논문을 쓸 때 가장 중요한 세 가지는 첫째도 정확성이요, 둘째도 정확성이요, 셋째도 정확성입니다. 

첫째, 데이터의 정확성입니다. 데이터를 입력하는 과정에서도, 데이터를 코딩하는 과정에서도 정확성은 필수적입니다. 잘못 입력되거나 잘못 계산된 데이터를 아무리 분석한다 한들 다 부질없는 일이지요. 일단 데이터 처리가 완벽하게 끝났다고 하면 그 파일을 잘 간직해야 합니다. 그래서 다른 누군가가 그 자료를 보자고 했을 때 그 자리에서 척~ 꺼내어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경험적인 학문을 하는 연구자의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분석된 결과를 논문으로 옮겨 싣는 과정에서도 정확성은 간절히 요구됩니다. 통계 프로그램에서 나온 결과와 논문에 적힌 결과를 하나하나씩 비교하는 일은 적어도 3번은 필요합니다. 제일 먼저는 처음으로 통계치를 적거나 표를 만들었을 때입니다. 일반적으로 논문을 쓸 때 표를 만들고 결과를 쓰는 것이 제일 먼저 이뤄집니다.이 작업을 끝내고 나서 제대로 적었는지 일일이 확인해야 합니다.

표가 만들어지고 결과를 작성하고 나면 서론과 논의 등 다른 부분들을 쓰게 되고 엄청나게 많은 수정이 이뤄지게 되고, 그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실수를 범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논문의 모든 부분을 완성하고 학술지에 투고하기 직전에 다시 한 번 통계 프로그램의 결과와 논문의 내용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투고, 심사, 수정 작업을 끝낸 후 출판사 측에서 출판 직전 상태의 논문을 보내주는데 이 때 다시 한 번 결과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간혹 편집자들이 편집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범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의 경우, 국내에서 쓴 첫 논문에서 편집자가 실수를 범해서 수정했던 적이 있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볼까요? 누군가가 쓴 나르시시즘에 관한 연구 논문의 일부입니다. <방법> 부분에서 아래와 같이 나르시시즘 척도를 설명합니다.

그리고 몇 페이지 후에 <결과> 부분에서 다음과 같이 적었습니다.

나르시시즘 척도의 점수는 0점에서 40점 사이인데 본인의 데이터에서의 평균은 63.64점이랍니다. 어디에선가 분명 엄청난 오류가 있는 거죠. 불가능한 평균을 가진 나르시시즘 점수... 과연 이 논문에서 보고하는 결과를 믿을 수 있을까요? 데이터의 정확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표현의 정확성

논문의 기본 목적은 정보전달입니다. 어떤 글들은 글 자체의 아름다움을 목표로 하고 어떤 글들은 감정 전달을 목표로 하기도 하지만, 논문은 정보전달을 목적으로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멋지고 아름다운 글을 쓰고자 하는 욕망이 정확한 정보전달을 방해한다면 과감하게 그 욕망을 접어야 합니다. 

일반적인 글을 쓸 때는 이미 언급한 사람이나 사물에 대해서는 대명사를 사용할 것을 권하기도 하지만, 논문을 쓸 때는 조금이라도 헷갈릴 것 같으면 계속해서 원래 내용을 적는 것이 좋습니다. 

띄어쓰기와 맞춤법을 공부하는 것도 당연히 필요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 페이지 왼쪽 메뉴에 있는 <맞춤법과 띄어쓰기> 부분을 읽어보기 바랍니다.


양식의 정확성

심리학 학회지의 경우 한국도 미국도 모두 특정한 양식으로 논문을 작성할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APA에서 만든 논문 작성 안내서가 있고 한국의 경우 KPA에서 만든 논문 작성 안내서가 있습니다. 

학회지들이 이렇게 정해진 양식을 사용하는 이유는 당연히 불필요한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예를 들어, 표를 그릴 때 누구는 두 줄로 그리고 누구는 한 줄로 그리면 독자들은 한 줄의 의미와 두 줄의 의미가 같은 것인지 다른 것인지 헷갈릴 수 있겠죠. 그래서 번거롭더라도 주어진 양식을 따르는 것은 필수적입니다. 

통계 부호는 어떻게 쓰는지, 통계 결과는 어느 위치에 적는지, 괄호를 치고 적는지 콤마를 쓰고 적는지, 표를 그릴 때 선의 두께는 어떤지, 세로선을 그리는지 아닌지 등의 사항들을 모두 매뉴얼을 통해 확인하여 작성해야 합니다. 


기술통계와 결과 표 작성

심리학 논문의 기본적인 목적은 가설 검증입니다. 그러다 보니 <결과> 부분을 적을 때에도 자신의 가설 검증에 필요한 내용만을 적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연구에서 사용된 변인들에 대한 기술통계를 보고하는 것은 연구자로서의 기본적인 의무입니다.그래서 어디에 어떤 식으로 제시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또, 표도 최소 두세 가지 방식으로 만들어 볼 것을 권합니다. 이렇게도 만들어 보고 저렇게도 만들어 본 후에야 어떤 방식으로 만든 표가 더 이해하기 편한지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척도를 사용했을 경우에는 몇 문항인지 표시해야 하고, 몇 점 리커트 척도로 응답했는지도 보고해야 합니다. 내적합치도(Cronbach's alpha) 역시 필수적이죠. 예시 문항을 적어주는 것도 좋습니다.

그리고 문항의 점수를 단순 합산하는 것보다는 문항 수로 나누어 평균을 내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10문항으로 구성된 로젠버그 자존감 척도를 7점 척도를 사용해서 물어보았다고 합시다. 어떤 사람의 자존감 점수를 산출할 때 10개 문항에 답변한 점수를 더하는 것보다는 10개 문항에 답변한 점수의 평균을 내는 것이 더 좋습니다.

한 예로, 홍길동이 10문항에 답변한 점수의 합이 55점이라고 하면, 이 점수가 얼마나 높은 점수인지 확인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7점 만점에 5.5점이라고 하면 훨씬 더 직관적인 파악이 가능합니다.

참여자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 역시 제공해야 합니다. 참여자들의 성별분포와 나이는 반드시 보고해야 하고 기타 각 연구와 관련된 중요한 차이가 있다면 보고해야 합니다.


참고문헌 작성

참고문헌을 작성할 때 한 줄이 넘어 가게 되면 두 번째 줄부터는 몇 칸을 띄우게 되어 있습니다. 간혹 스페이스 바를 이용하여 이 칸을 띄우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방법입니다. 아래아 한글의 메뉴 중 문단모양 > 내어쓰기 기능을 이용하기 바랍니다. 

또 참고문헌을 직접 적는 대신 구글 스칼라 등의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참고문헌 인용 기능("Cite")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양식 면에서 잘못된 부분이 많기 때문에 그대로 가져다 붙이면 안 되고, 학술지에서 요구하는 양식과 맞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지도 교수에게 작성한 논문을 보낼 때

논문을 작성한 후 지도 교수인 나에게 논문을 보낼 때는 항상 그 시점에서 완성된 형태로 보내야 합니다. 물론 궁금한 사항이 있을 수 있고 의사소통이 필요한 부분이 있을 수 있죠. 그리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메모를 남길 수 있겠죠. 하지만, 작성 양식이 잘못되어 있다거나 "이 부분은 다음 주에 쓸게요"라는 식의 태도는 적합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