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에서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빠르게 추진되며 서남권 주거지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여의도 대교아파트가 사업시행인가를 획득하며 선도 단지로 나섰고 한양·시범 등 다른 여의도 단지들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신길·대림·문래 등 주변 지역에서도 대형 정비사업이 가시화되면서 영등포 전역이 신흥 주거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곳은 여의도 대교아파트다. 1975년 준공된 지상 12층, 576가구 규모 단지는 최근 사업시행인가를 획득하며 재건축 절차에서 중요한 분기점을 넘었다. 최고 49층, 912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복합문화체육센터와 스카이커뮤니티 등 차별화된 부대시설이 도입된다. 수영장·골프연습장·클라이밍존 등 입주민 편의시설도 마련돼 한강과 금융가를 조망할 수 있는 고급 주거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조합은 글로벌 설계사인 헤더윅스튜디오를 특화설계사로 선정해 랜드마크 단지를 구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시공사는 10월 확정되며, 삼성물산과 롯데건설 등이 참여 의사를 보이고 있다.
대교아파트의 발빠른 행보는 여의도 내 다른 재건축 단지에도 속도를 불어넣고 있다. 여의도한양은 다음 달 사업시행인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시범·공작·진주·수정아파트도 정비계획을 확정해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했다. 여의도 일대는 압구정·목동·성수와 함께 서울 4대 정비사업 지구로 꼽히는 만큼 시장 관심이 높다. 실제로 재건축 추진 기대감에 따라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여의도삼부 전용 146㎡는 51억500만원에 거래돼 역대 최고가를 찍었다.
여의도 외 지역에서도 재건축 사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신길동은 지하철 7호선 신풍역과 가까운 입지에 신길우성2차·우창아파트 통합재건축 사업이 추진돼 최고 35층, 1212가구 규모 대단지로 탈바꿈한다. 신길삼성(562가구)과 신길우성3차(788가구) 역시 재건축을 진행 중이다. 신풍역은 향후 신안산선 개통이 예정돼 있어 여의도 접근성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신길뉴타운 일부 구역에서는 공공재개발·공공재건축 방식이 추진되며 약 1만 가구의 공급이 기대된다.
대림동 역시 주목할 만하다. 침수 취약지로 꼽혔던 대림1구역은 신속통합기획을 거쳐 최고 35층, 1026가구 단지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지하철 2·7호선 대림역과 가까워 교통 편의성이 높다. 단지 내 공원 지하에는 1만5000t 규모의 저류조가 설치돼 치수 안정성도 확보된다. 대림3동 모아타운, 대림우성 재건축, 대림역세권 장기전세주택 등도 대기 중이다.
준공업 지역인 문래동은 서울시의 규제 완화로 새 국면을 맞았다. 최근 용적률 상한이 기존 250%에서 400%로 상향되면서 그간 사업성이 부족했던 단지들이 본격적인 재건축 추진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문래동에서는 진주·남성·국화·공원한신·두산위브 등이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문래동4가에서는 공동주택 1200가구와 지식산업센터, 부대복리시설이 포함된 대규모 재개발이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영등포구의 정비사업 확대는 인프라 개선 기대와도 맞물린다. 지하철 2·9호선 환승역인 당산역 근처 유원제일2차는 49층, 703가구 규모로 재탄생한다. 앞서 유원제일1차는 분양 직후 완판에 성공했다. 또한 경부선 철도지하화가 본격 추진되면 대방역~신도림역 구간의 지상철 단절 문제가 해소되고 그 일대 부지 활용도가 높아져 초고층 업무시설까지 들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영등포가 여의도 금융 중심지와 가까운 데다 교통망 확충과 규제 완화로 주거·업무 기능이 동반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영등포는 강남권 접근성도 양호해 주요 업무지구 배후 주거지로서 경쟁력이 높다”며 “대규모 정비사업이 진행되면 서울 서남권의 주거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임한상 기자hsrim@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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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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