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정비사업 성공, 조합 속도에 달렸다
서울시, 인허가 단계 대폭 간소화… 사업 속도 높여줘
일각에선 공공기여 갈등으로 사업 지지부진 예측도
시 “정비구역완료 472개 중 갈등 극소수… 차질없어”
정비사업 각 단계 하루빨리 완료하는게 가장 유리
여의도 대교아파트 모범사례… 인허가절차 6년 앞당겨
[대한경제=임성엽 기자]
정비사업 조합의 시간이 다가왔다. 서울시가 사실상 정비사업 착공 전까지 풀 수 있는 인허가 관련 규제를 모두 풀고, 기간을 단축하면서 사업성공의 ‘열쇠’를 조합에게 던졌기 때문이다. 공공기여와 관련해 조합 내부의 갈등을 최소화하고 서울시, 자치구와 대승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의 유연한 소셜믹스 정책은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오세훈 시장은 지난 5월 “소셜믹스의 본질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임대주택수를 늘릴 수 있게 다양한 제도 운영방법을 검토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시는 오세훈 시장이 언급한 유연한 소셜믹스 방침이란 ‘대원칙’ 일뿐 개별 사례를 일일이 명시한 가이드라인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29일 최진석 시 주택실장은 “해법은 정비계획(안) 변경이나 건축심의 변경에서 조치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현재로선 정비사업별로 (소셜믹스를) 정리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설명대로 소셜믹스는 주택 단지 내에 일반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이 동일한 자재로 차별 없이 평등하게 조성하면 된다. 이와 관련해선 건축심의 단계에서 적게는 수십가지, 많게는 수백가지 다양한 사례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가이드라인을 만든다는 게 비효율적이란 설명이다.
특히 가이드라인 수립 시, 열거된 상황 외엔 ‘모두 소셜믹스를 준수한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어 조합이 소셜믹스 원칙을 회피하거나 시장의 혼란을 줄 수도 있다.
시 관계자는 “건축심의 단계에서 심의위원들이 공동주택 배치도를 보고 소셜믹스 원칙에 부합하는 지 여부를 파악해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셜믹스’가 쟁점으로 떠오른 까닭은 일각에서 소셜믹스 등 정비사업 공공기여 문제로 9.29 서울시 주택공급 대책을 평가 절하했기 때문이다. 공공기여로 사업성이 부족하니 서울시가 목표로 한 2031년까지 31만호 주택공급을 비관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이런 사업성 부족 비판은 잘못된 사실이며 과장됐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서울시는 현재 정비사업에서 요청하는 기부채납시설과 임대주택세대를 포함한 공공기여 수치가 제공한 인센티브(용적률)에 비례해 합리적인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소셜믹스와 기부채납 문제가 불거진 사업장은 정비구역 완료 사업장 472개 중 극소수라는 게 서울시의 분석이다. 오세훈 시장도 지난 29일 “현장에서도 빨리하면 할수록 비용 분담이 적어진다는 것은 기정사실화 돼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분쟁이 필요 이상으로 발생할 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는 소모적인 공공기여 갈등 대신, 정비사업 각 단계를 최대한 ‘빨리’ 졸업하는 게 사업성 측면에서 가장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조합 내부에 갈등 상황이 발생돼 정비사업 속도가 늦어질수록 가장 큰 손해를 보는 것은 해당 조합이란 것이다.
이런 서울시의 정책 ‘시그널’을 가장 잘 이해해 사업성을 높인 정비사업장도 있다. 신통기획 모범생인 여의도 대교아파트가 대표적이다. 대교아파트는 정희선 조합장 아래 조합원들이 단합해 10년 걸리던 인허가절차를 무려 6년 단축시킨 사업장이다.
정 조합장은 “아파트는 오늘 짓는 게 공사비 측면에서 가장 저렴하다. 사업을 빨리 추진할수록 그만큼 조합에게 이익이 된다”며 “특히 정비사업은 서울시 미래 100년 도시계획의 일부로 도시경쟁력 강화를 위한 공공기여 같은 협조는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시장은 “정비사업 관건은 속도다. 돈은 이자가 항상 붙기 때문에 빨리하면 할수록 절약이 되고 경제성이 생기는 것”이라며 “이에 서울시에서도 조합이 최대한 빨리 앞당겨서 일을 진행할 수 있도록 인ㆍ허가 절차를 간소화 한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엽 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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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www.dnews.co.kr/uhtml/view.jsp?idxno=2025093013424479306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