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에도 '1+1분양' 허용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文정부때 공공도심사업 부활

2030년까지 수도권 5만가구

사업시행계획·관리처분 계획

한번의 총회로 동시 인가신청

15년이상 정비사업 3년 단축

정부가 도심 내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활성화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문재인 정부 때 도입한 공공도심복합사업을 다시 추진하고 리모델링을 대폭 개선하는 내용도 이번 9·7 대책에 담았다.

7일 정부안에 따르면 우선 문재인 정부 당시 실시한 공공도심복합사업 '시즌2'를 재개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 5만가구를 착공한다.

정부가 주도해 수도권의 노후·저이용 지역을 공공주택지구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3년 한시로 용적률 1.4배 완화 규정을 기존 역세권뿐만 아니라 저층 주거지로도 넓혀 공공도심복합사업 인센티브를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재건축의 가장 큰 관심사인 1기 신도시 사업 선정 방식도 바꾼다. 선도지구는 공모 방식으로 뽑은 바 있지만 앞으로 선정될 2차 지구부터는 주민 제안(입안)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주민대표단이 정비계획을 주민 과반 동의로 지방자치단체장에 제안하면 지자체가 검토한 후 수용 여부를 정하는 것이다. 특히 연차별 정비 예정 물량을 초과하는 경우에도 일단 접수를 허용한다.

총회 절차도 간단해진다. 특별정비계획과 사업시행계획은 통합 수립하고 유사한 내용의 동의 절차는 하나의 동의서로 갈음할 수 있다.

도심 내 방치된 빈집을 신속하게 정비할 수 있도록 가칭 빈집정비촉진지역이 도입된다. 이는 관련 특별법 제정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촉진지역으로 정해지면 용적률이나 건폐율을 법적 상한의 1.3배까지 늘려 개발할 수 있다. 기존 빈집밀집구역은 1만㎡ 미만으로 작았지만 빈집정비촉진지역은 10만㎡ 미만으로 확 커진다.

정비사업제도 전반에 대한 개편도 단행하기로 했다. 민간과 공공의 이익 균형 원칙 아래 정비사업 속도를 높여 내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수도권에 23만4000가구 착공을 지원할 예정이다. 재건축 때 준공업지역도 주거지역과 같이 별도 공공기여 없이 사업 추진 구역의 현재 용적률을 정비계획에서 인정받는다.

무엇보다 단 한 번의 총회로 사업시행계획과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동시에 신청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15년 이상 걸리는 정비사업을 3년 이상 단축하기로 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그간 사업시행인가를 받고도 관리처분인가를 받는 데 수년의 세월이 허비됐는데, 이걸 동시에 신청한다는 건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는 최적의 방안"이라며 "추진위원회 설립과 조합 설립도 하나로 합치는 게 향후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 재개발·재건축에 대한 특례는 더욱 늘어난다. 법적 상한 용적률이 기존 공공 재개발 땐 1.2배, 공공 재건축 땐 1배였지만 앞으론 둘 모두 1.3배다. 공공정비사업으로 짓는 임대주택은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직접 보유·운영한다.

리모델링에도 큰 변화가 생긴다. 전용면적 85㎡를 넘는 대형 평형 주택을 2개 이상으로 나눠 일반분양할 때 분양분만큼 가구 수를 늘릴 수 있다. 리모델링 조합도 총회의 전자의결을 할 수 있고 재건축 때와 같이 주택건설사업자 등록 없이 사업 시행이 가능하다. 조합원의 20% 이상이 요구하면 전문기관에 공사비 검증도 요청할 수 있다.

주택 건설 자체에 관한 규정도 좀 덜어냈다. 현재 지자체 자율로 정하고 있는 용도지역 변경 시 기반시설 기부채납 부담률에도 상한선을 둬 과도한 기부채납을 막기로 했다. 무엇보다 학교용지 부담금을 납부하고 학교용지를 조성·공급해야 하는 현재 의무 이상으로 과도한 학교 관련 기부채납을 요구할 수 없도록 기준도 만들고 부담을 줄일 예정이다.

[서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