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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중얼거리면서도 체조복을 꺼내고 있는 것은 어째서?

뭐야?

나 왜 이래?

그런가. 그런 건가.

결국은 그겁니다, 그거.

This is 동요(動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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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이 변하고... 누군가가 빨아 넌 듯한 티셔츠가 날아갔다.

티셔츠 주인은 바람에 불평을 할 것이다.

그 때문인지도 몰랐다.

언젠가의 바람이 온화하지 않았던 것은.

분명 화를 내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찾았을까아?”

새하얀 여자아이가 말했다.

“글쎄...”

옆의 검은 고양이가 중얼거렸다.

“그럼 찾게 될까?”

새하얀 여자아이는 거듭 질문을 던졌다.

“몰라... 라고 할까, 나한테 묻지 말아줘.”

검은 고양이는 일단 질문을 받아주었지만 엉뚱한 방향으로 받아쳤다.

“그치마안.”

여자아이는 일부러 입술을 뾰족 내밀었다.

“그치만은 무슨 그치만이야. 사실은 알고 있잖아? 모모는 그래, 늘 그래.”

못 말리겠다는 듯이 검은 고양이는 재주도 좋게 어깨를 으쓱했다.

“으-음, 전혀 몰라.”

여자아이는 그렇게 대답했다.

슬픈 노래를 다정하게 부르듯이 그렇게 말했다.

아득한 하늘 저편.

꽃을 회롱하듯.

은행나무 가로수를 뒤흔든 바람이 검은 고양이의 빨강 목걸이에 달린 유난히 큰 방울을 딸랑 울렸다.

이윽고 변하는 소리.

언젠가의 그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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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3반 교실 앞까지 왔을 때였다.

“그럼 나도 교실로 돌아가야 하니까.”

말하고 마코토는 멈춰 섰다.

쿠로에도 그의 몇 걸음 뒤에 멈춰 섰다.

그리고 “아, 응”이라고 짧게 대답했다.

마코토는 왠지 절로 미소가 나와 손을 뻗어 쿠로에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어주었다.

그녀가 동급생이라는 인식은 아직도 머릿속에 없는 것 같았다. 그것은 그가 시설에 있었을 때 연하의 아이들에게 하던 인사와 똑같은 것이었다.

쿠로에는 그 큼지막한 눈을 깜박거리며 그녀의 머리를 뒤덮어 가려버릴 만큼 커다란 그의 손을 빤히 올려다보았다.

“그럼 안녕.”

마코토는 그렇게 말하고 손을 가볍게 흔들었다.

쿠로에도 손을 흔들었다. 그 손짓으로 배웅을 받으면서 마코토는 6반으로 돌아갔다.

막다른 곳의 모퉁이로 접어들었을 때 별 생각 없이 3반이 있는 쪽을 쳐다보니 쿠로에는 아직도 마코토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쟤는 언제까지 손을 흔드는 거야.”

무심코 ‘풋!’ 하고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쿠로에가 너무나 진지한 표정으로 손을 흔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별로 열심히 흔들고 있지는 않았다.

이상하네.

저런 상태로 학교생활이나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까...?

뭔가 엄청나게 불가사의한 존재와 알게 되고 만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혼자 또 웃음을 흘렸다.

이런 감각을 어디에선가...

문득 생각했다.

그 찰나, 한 마리 시추의 얼굴이 떠올랐다.

아아, 그런가.

그거다, 그거.

펫숍이다.

‘그녀’와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별 생각 없이 걸음을 멈추었던 펫숍에서 본 좁은 바구니에 든 강아지들.

갓 태어나서 어리광부리는 법도, 화내는 법도, 자기 자신에 대한 것도 모르는 강아지.

알고 있는 것이라고는 오로지 한결같이 꼬리를 흔드는 것뿐. 그렇게 하면 누군가가 자신을 사준다. 그러면 살 수 있다.

그런 방법으로밖에는 살 수 없다.

어째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