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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여서 ‘쿠로쿠로’잖아! 끝내준다!”

자기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그런 건 이제 아무래도 좋았다.

“잘 부탁해.”

마코토는 쿠로에에게 손을 내밀었다.

잘 부탁하긴 개뿔.

이 손은 뭘 요구하고 있는 거냐.

그리고 여기는 뭐야?

어째서 저수탱크 위냐고.

스스로도 도무지 알 수가 없었지만.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녀는 고사리같이 작은 손으로 마코토의 손을 마주잡았다.

그것만으로도 기뻐서 이상한 표정으로 웃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만남은 어설펐다.

그때나 지금이나.

#

바람이 천천히 지나갔다.

은행나무 가로수가 흔들렸다.

발자국이 울며 하늘로 날아갔다.

구름 사이로 피어나는 새하얀 꽃을 발견하고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때였다.

그리운 목소리를 들은 것은.

그토록 다정한 목소리였다.

그녀-하우라 토이로는 사정이 있어서 지금 쪼끔 블루.

이유는 단순. 그래도 해답을 찾아내지 못한 채 여전히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출구가 있기는 한가?

마음이 한숨으로 변하여 립크림에 미끄러지듯 흘러나왔다.

“하아...”

점심시간도 이제 곧 끝날 텐데 ‘그’는 아직도 교실에 돌아오지 않았다.

기개 없게도 그가 갈 만한 곳을 찾아 이리저리 돌아다녀보았지만 어디에도 없었다.

교실에 있으면 만날 수 있는데.

그렇다. 같은 반이니까 점심시간이 끝나면 당연히 돌아올 것이다.

그 짧은 시간도 기다리지 못하겠다는 거니, 토이로?

그녀는 자신의 지나치게 달달한 부분을 재확인하고 못 견딜 만큼 한심한 기분을 맛보았다.

“됐어. 그만해, 그만.”

책상에 엎드려 있던 토이로는 생각을 중지하고 몸을 일으켰다. 그러고는 무심코 자리에서 일어섰다. 의미는 없었다. 정말로 그냥 교실 밖으로 나왔다.

순간.

“-앗!”

몇 초 전까지 침울해 있던 기분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순식간에 날아가버렸다.

복도 맞은편에서 그의 모습을 발견한 것이다.

점심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그래도 교실 밖에는 아직 학생들이 꽤 있었다. 그 속에서도 금방 알아볼 수 있는 호리호리한 장신을 구부정하게 구부리고 걷는 그.

그가 교실로 돌아온 것이다.

마침 좋은 타이밍인지도 몰랐다.

그런 생각을 하며 토이로는 조금 빙그레 웃고 말았다.

다만 그 직후, 방긋 웃음을 떠올린 채 토이로는 머릿속에 ‘?’를 떠올렸다.

“마코토...?”

저절로 그의 이름을 입에 올리고 말았다.

교실에 들어올 줄 알았던 그-마코토는 토이로를 보지도 못한 채 눈앞에서 모퉁이 왼쪽으로 꺾어 걸어가고 말았다.

1학년 5반부터 7반까지 있는 이쪽과 안뜰을 사이에 두고 있는 맞은편은 1반부터 4반 교실이 있는 곳.

그것뿐이라면 뭔가 용건이라도 있는지 모른다고 납득할 수 있었겠지만.

눈으로 뒤쫓았다. 그녀가 보는 풍경 속에 부드러운 금빛이 찰랑거렸다.

그의 바로 옆에서.

우연히 함께 걷게 되었다는 느낌은 아니었다.

마코토가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걸고 있었다.

저 애는 3반의... 쿠로사키 쿠로에.

굉장히 눈에 띄는데도 이상하게 눈에 띄지 않는 작은 여자아이.

상상도 해보지 못한 둘의 모습에 토이로는 놀라서 눈을 희번덕거렸다. 말을 걸려고 치켜들었던 오른손이 목적을 잃은 채 허공에서 멈추었다-.

토이로는 그 자세 그대로 멍하니 교실로 돌아가 자리에 앉았다. 등줄기를 꼿꼿하게 펴고 앉은 그녀의 모습은 마치 초등학교 때 양호실에서 봤던 ‘바른 자세로!’ 라고 붙어 있었던 포스터 같았다. 게다가 무의미하게 한 손을 들고 있었다.

어?

내가 왜 교실에서 나갔더라?

왜 돌아와 있는 거지?

어?

어라라?

아-. 그렇구나.

5교시 수업 준비해야지.

응?

그럼 왜 밖에 나갔지?

어, 그러니까-...아무렴 어때.

어-, 그게, 그러니까 다음은...화학인가?

화학, 화학...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