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lways continue to draw, paint, and rub oil paint stick on the canvas without any preconceived intentions or planned sketches. This is my most joyful 'play', free from conscious constraints.
This pure and free play leaves transparently honest and unadorned traces on the canvas. The moment the tip of the oil bar touches the canvas surface, and the play begins, something is drawn spontaneously, and countless things latent within me are pulled up and burst forth in succession. These traces are both clear and vague. They might represent objects, situations, specific times, spaces, feelings, or atmospheres. These highly diverse and complex elements are repeatedly overlapped and layered on a single canvas or multiple canvases through my daily play.
In this dense overlay of traces, all the beautiful and precious moments of my life are poured out as traces of play, layer upon layer. In particular, it is focused on my childhood moments when I received infinite love from everything and interacted cheerfully with everything in the world, and lived my life purely as play. And now, the ordinary, shining moments of my life with my child serve as a powerful conduit. This conduit allows the latent moments of my childhood, when I lived my life as play, to gush up into the present abundantly and intensely, intersecting and mixing. These experiences allow me to perceive the beauty of life's moments and provide me with abundant pure inspiration, which is naturally reflected in my studio play.
Here, there are beautiful and happy things, as well as sad and beautiful things, and even things that are stinging but funny. However, these beautiful moments of life and everything that makes up those moments are finite and do not exist in the present, bringing me great sadness and fear. But those that fade, disappear, and vanish come back to life vividly as traces of my play. The countless finite things come together and blend into one within the canvas, living eternally and infinitely.
So, I play on the canvas today. Clear and pure moments of life stack up, creating a deep and heavy density. In other words, it is a painting as a 'transparent and luminous density', and life itself.
March 2024
나는 항상 어떠한 의도나 구상없이 손에 잡히는 오일바를 가지고 캔버스에 긋고 칠하고 손과 붓으로 문지르는 것을 이어간다. 이것은 아무런 마음의 거슬림 없이 유희하는 가장 기쁜 ‘나의 놀이’이다.
이 순수하고 자유로운 놀이는 캔버스에 투명하리만큼 꾸밈없고 솔직한 흔적을 남긴다. 캔버스 표면에 오일 바의 끝이 닿는 찰나, 놀이가 시작되면 저절로 무언가 그어지며 내게 잠재되어 있던 무수한 것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끌어올려지고 터져나온다. 그것들은 또렷하기도 모호하기도 하다. 어떠한 대상이기도 상황이기도, 특정한 시간이기도 공간이기도, 느낌이거나 분위기이기도 하다. 매우 다양하고 복합적이기도 한 이것들은 매일같이 이어지는 나의 놀이를 통해 하나의 동일한 캔버스 혹은 여러 서로 다른 캔버스에 거듭 겹쳐지고 포개어진다.
그렇게 하여 생긴 투터우며 그득한 밀도의 중첩 속에는 내 삶의 아름답고 소중한 모든 순간들이 켜켜이 그리고 촘촘히 놀이의 흔적으로 쏟아내어져있다. 특히 모든 대상으로부터 무한한 사랑을 받던, 세상의 모든 것들과 명랑한 교감을 하던, 삶 자체를 순수하게 유희하며 지내던 나의 유년기 순간들에 집중되어 있다. 그리고 내 아이와 함께하고 있는 지금 내 삶의 보통의 빛나는 순간들이 그 강력한 통로가 된다. 이 통로는 삶 자체를 유희하며 지내던 잠재되어있던 내 유년기 찰나들을 풍부하고 강렬하게 그리고 끊임없이 현재로 솟구치게 하여 교차되고 섞이게 해준다. 이러한 경험들은 나에게 삶의 순간들에 대한 아름다움을 지각하게 해주고 순수한 영감을 풍성하게 제공하며 작업실에서의 놀이에 자연스레 반영되어 드러난다.
여기에는 예쁘고 행복한 것들도 있고 슬프고 아름다운 것들도 있으며 따끔하지만 우스운 것들도 있다. 그러나 이 아름다운 삶의 순간들과 그 순간을 이루는 모든 것들은 유한하여 지금 실재하지 않기에 나에게 강한 슬픔과 두려움을 안겨준다. 하지만 흐려지고 사라지고 없어지는 그것들은 내 놀이의 흔적으로서 생생하게 다시 존재하게 된다. 유한하였던 무수한 그것들은 캔버스 속에서 한데 모이고 어우러져 영원히 그리고 무한히 생동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캔버스 위에서 놀이를 한다. 맑고 순수하여 투명한 삶의 순간들이 차곡 차곡 쌓여 깊고 묵직한 밀도가 생겨난다. 즉, ‘투명한 밀도’로서의 그림이자 삶 말이다.
- 2024년 3월, 신원동 작업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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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s limited, time flies, and life is short. Even if life is full of beautiful moments, it is never enough. That is why I hope the moments of life quickly passing by to be always beautiful. I want my life to be a beautiful life full of fun, joyous and happy moments.
For me, the most fun, joyous and happy moment is when I’m doodling in an innocent state of mind with no restrictions. I’m truly having fun, enjoying and happy when I’m immersed into a play where I’m freely doodling, adding colors spontaneously and brushing purposelessly on a frameless canvas with whatever materials I can get my hands on, and where I’m playfully cutting out the painted canvas as I please without any sketch as if it’s origami paper.
I play on a canvas every day: today’s play is layered over yesterday’s, and tomorrow’s play will continue over today’s. It repeats daily, leaving fun traces on the canvas and cutting out countless joyful footprints(marks). This endless play that never stops naturally and candidly reveals my childhood moments as a beloved child, the current moments of my life as a beloving mother of a child appreciating boundless love, and many other merry moments of life.
Therefore, it becomes “my drawing” and “my beautiful life”. I’m determined to continue the play because I want to have fun, enjoy and feel happy tomorrow onwards. Through the play, countless moments in a short life make my life a truly happy and beautiful one.
December 2022
삶은 유한하며,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고, 인생은 짧다. 아름다운 일들만 있기에도 모자란 것이 바로 사람의 일생이다. 그래서 나는 빠르게 흘러가는 내 삶의 모든 순간들이 항상 아름답기를 희망한다. 나의 인생이 즐겁고, 신나고, 행복한 순간들로 채워진 아름다운 삶이길 원한다.
나에게 있어 가장 즐겁고, 신나고, 행복한 순간은 바로 그 어떠한 것에도 얽매이지 않은 순수한 마음 상태로 놀며 장난치고 있을 때이다. 커다란 종이나 천 위에서 손에 잡히는 여러 가지 재료들을 가지고 자유롭게 그어대고, 즉흥적으로 칠하고, 비계획적으로 문지르는 놀이의 찰나에 빠져들어 있는 때, 나는 진정으로 즐겁고 신나고 행복하다.
그래서 나는 캔버스 위에서 매일같이 놀이한다. 거기에는, 어제의 놀이 위에 오늘의 놀이가 이어지고, 오늘의 놀이 위에 내일의 놀이가 이어진다. 매일같이 이어지는 나의 놀이는 캔버스 위에서 즐겁고 신나고 행복한 흔적을 무수히 많이 남기며 수없이 쌓아간다. 거기에는 한없이 사랑받던 나의 유년 시절의 순간들이 그리고 한없는 사랑을 깨달으며 아이와 함께하는 나의 엄마로서의 순간들이 그리고 그 밖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즐거운 삶의 순간들이 자연스레 드러난다.
그리하여 이것은 곧 ‘나의 그림’이자 ‘나의 아름다운 삶’이 된다. 나는 내일도 모레도 가장 즐겁고, 신나고, 행복하고 싶기에 이 놀이를 끝없이 이어가려고 한다. 짧은 인생 속 내 삶의 무수한 순간들은 이 놀이로서 진정으로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이 되어간다.
- 2022. 10. 어질러진 나의 작은 작업 방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