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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이 거절당했다.

“혹시나 잠깐이라도 토시야가 화면에 나올지도 모르잖아요.”

토시야라는 건 미우가 좋아하는 밴드의 베이시스트라고 한다.

보컬이나 기타라면 이해가 가지만 왜 하필 눈에 잘 띄지도 않는 베이스가 좋은지 물어봤다.

“진짜진짜 근사하니까 그렇죠!”

마치 어리석은 질문이라는 듯 야단맞았다. 게다가 이어서 토시야의 매력에 대해 열렬하게 설명했다. 음악에 금욕적이라는 둥, 과묵하지만 예의바르다는 둥. 팬의 힘은 무섭군.

“그냥 잘생기기만 한 사람보다 언뜻 보기에는 와일드하지만 알고 보면 다정한 사람이 더 근사하단 말이죠.”

미우가 오늘 아침에 온 신문을 응시하며 넋을 잃고 중얼거린다.

매년 있는 일이지만 한 면 전체가 섣달 그믐날에 방영되는 전통있는 가요 프로그램에 대한 기사였다. 한창 이야기 중인 토시야가 참가하는 밴드도 커다랗게 사진이 실려 있었다. 이렇게까지 다뤄질 정도면 주목받는 밴드겠지. 나는 몰랐지만.

그리고 미우가 마음에 둔 상대, 토시야는 이 한겨울에 탱크톱을 입고 묘한 근육질의 팔뚝을 내놓고 있는 녀석인 모양이었다. 왠지 샘이 나는데.

미남이라기보다는 남자다웠다. 수염도 자라는 대로 내 버려 둔채였고.

이런 타입이 미우의 취향이라니, 솔직히 뜻밖이었다.

“니무라한테 흥미가 없을 만도 하네…”

문득, 대학교 친구의 얼굴이 뇌리를 스친다.

연예인 같은 용모와 붙임성 좋은 성격으로 내가 다니는 타마 문학대학에서 남자친구로 삼고 싶은 남학생 넘버 원(학내정보지 ‘타문대 weekly’ 편집주 조사)에 빛나는 남자, 니무라 코이치.

그런 인기 있는 남자의 표본 같은 녀석을 ‘취향이 아니니까요,’라는.한마디로 잘라 버린 미우는 과연, 정말로 정반대의 타입이 취향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토시야의 모습이 잠깐이라도 비춰지기를 기다린다는 엄청난 목적이 있는 미우와 달리, 나는 줄곧 엔카를 듣는 것이 고통스럽기만 했다.

이럴 때는 어른으로서… 아니, 일가의 가장으로서 채널을 바꿀 수 있는 권리를 탈취해야만 한다.

언뜻 보기에는 불합리하게 여겨질지도 모르지만 리더란 신뢰와 동시에 강함을 보여야 하는 법이다. 그렇다, 즉 이것은 필요악인 것이다. 나는 결심을 하고 미우를 주시했다.

“미우!”

“왜, 왜요…?”

내 시선에서 무언가를 감지했는지, 미우가 무의식중에 리모컨을 껴안은 채 물러선다.

그것을 신호로 나는 양손을 머리 위로 커다랗게 치켜 올라서-.

“잠깐만, 아주 잠깐만이라도 좋으니까 보여주세요!”

납작 엎드려 절을 했다. 평신저두. 두 손 모아 미우에게 빌며.

“…할 수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