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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시 포옹이라는 이름의 가슴 공격을 당했다.

이번에는 바로 정면에서가 아니라 옆에서 끌어당긴 탓에 얼굴 의 절반이 사샤 씨의 가슴에 묻힌 상황으로 한 쪽 시야는 하얗자 부푼 물건 때문에 막혔고. 다른 한 쪽 시야로는 소스라치게 놀라 경직된 소라와 미우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였다.

“조국에 계신 어머니도 내가 재혼하는데다가 미우와 살 거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오히려 응원해 주실 거야. 조국도 더 이상 전쟁 중이 아니고 돈도 잘 벌고 있으니까 문제없어!”

귀에 들리는 사샤 씨의 말은 정확한 일본어였는데도 일본어가 아닌 것 같았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뭐라고?

“난 미우를 일찍 낳아서 아직 20대야. 조금 연상이지만 아직 얼마든지 아이를 낳을 수 있어! 유타, 얘네들의 동생들을 많이 만드는 거야?!”

순간의 정적이 식탁을 에워싼 후, 투하된 폭탄이 주위에 폭풍을 퍼뜨렸다.

“아, 안 돼에에에~~~! 그건 절대로 안 된다고??! 오빠는… 오빠는! 그게… 어쨌든 안 돼! 절대로 안 돼!''

“그래요! 그건, 그건 안 돼요! 전 아직 엄마라고 인정한 게 아니니까요! 그리고, 그리고 외삼촌의 감정도…. 아니, 아앗. 정말! 그게 아니라，어째서 항상 그렇게 갑작스럽게 저를 곤란하게 만드는 거냐고요!”

소라와 미우가 외치는 강력한 반대의 목소리가 타카나시 저택에 울려 퍼졌다.

그보다 당사자인 내 의견은 어디로 간 거지?

여전히 시야의 절반을 풍만한 언덕에 묻은 채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이 상황을 혼자서만 이해하지 못한 히나가 명랑하게 소리를 질렀다.

“삼춘, 재혼이 모야?? 삐메니보다 맛있쪄 ?？”

삐니메가 삐메니로 진화한 건 장하지만 일단 사샤 씨의 재혼은 음식이 아니거든, 히나.

요란한 식탁에서 미우가 불쑥 중얼거렸지만 우리는 눈치채지 못했다.

"더 이상… 이런 건 믿을수가 없어요…. 나，이대로는….”

제 6 장 작별의 생일날

타카나시 미우는 꿈을 꾸고 있었다.

거울 속에는 어린 소녀가 새침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그 아이의 뒤에는 소녀와 꼭 닮은 여자아이가 행복해 보이는 미소를 지으며 서 있었다.

여자아이의 손이 들린다.

그리고 소녀의 반지르르 윤이 나는 머리에 닿았다. 거울 속에서 소녀가 기쁜 듯 웃는다. 여자아이의 손이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고 익숙한 손놀림으로 머리카락을 갈랐다

소녀는 묶어 올리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거울너머로 보며 등 뒤의 여자아이에게 말을 걸었다.

〈고마워?, ㅡ>

부른 이름은 들리지 않았다.

어째서일까，가슴 속에 따뜻한 무언가가 퍼져 갔다.

눈을 뜨고 베개에 남은 눈물자국에게 물었다. 바꾸면 바로 알아보고 칭찬해 줘야한다고 한 것은 니무라 다이묘진(大明神)이었지만 도저히 나한테는 불가능한 일 이었다.

“아하핫, 신경 안 써요. 물론 알아봐 주면 기쁘지만 저처럼 긴 머리는 끝을 다듬기만 하니까 모르는 게 당연해요. 그렇지만 좀 더 짧은 머리는 알아보기도 쉬우니까 똑바로 주의해서 봐 주세요. 예를 들어 언니 정도의 길이는 조금만 잘라도 알아채기 쉬우니 까요.”

찡긋 하고 멋진 윙크를 날리는 미우의 모습에 가슴이 살짝 두근거렸다. 아직 열 살밖에 안 된 여자애인데도 어른스러워서 깜짝 놀랄 때가 많다니까. 미우한테는.

가만, 이런 걸로 압도당하고 있을 때가 아니지. 본론은 지금부터였다.

“그런데 말이야, 미우. 거실에서 소라랑 히나가 서로 머리 장식을 보여 주고 있는데, 미우도 보여 주는 게 어때?”

"으…. 거실…요?"

순간，미우가 입술을 살짝 내밀고 어린애 같은 표정을 지었다.

“히나한테는 토끼가 달린 머리 장식을 사 줬더니 좋아서 난리야.”

“음…. 그럼 가 볼까?”

내 권유에 미우가 마지못해 하면서도 방에서 나왔다. 제1단계는 통과였다.

그렇게 해서 함께 거실로 내려온 우리는 스탠드 거울 앞에서 작은 패션쇼를 하고 있는 소라와 히나의 모습을 보고 무심코 웃어 버렸다.

“뒷정리가 힘들 텐데，어휴?.”

그렇게 말하면서도 거실 안을 획 둘러보는 미우를 못 본 척했다. 그리고 한순간 입술을 일자로 굳게 다무는 것도 못 본 척했다.

토요일이었지만 사샤 씨는 일이 있다며 외출한 상태였다. 미우로서는 사샤 씨가 있어도 신경 쓰이고, 없어도 신경 쓰일 것이다.

그렇게 한동안 히나의 머리 장식을 가지고 놀다가 낮잠 잘 시간이 된 히나를 소파에서 재우고 간신히 본론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미우. 그 머리 장식 달아 보니까 어때?”-

“아주 예뻐서 마음에 들어요. 고맙습니다，외삼촌:’

“응. 내가 봐도 잘 어울리는 것 같아. …그런데 미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