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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다."

'은목성'은 바로 한 시간쯤 전에 도약했던 스테이션의 이름이다. '메테올라이트 아이'까지 돌아가려면 반드시 통과해야만 하는 장소였다.

"접촉사고라고 합니다. 피해 자체는 그렇게 크지 않지만 그 처리가 끝날 때까지 역은 폐쇄됩니다."

과연. 그렇다면 선교의 분위기도 이해가 간다.

이 배는 '메테올라이트 아이'에서 클램누이 성계의 '하이폰'까지 이동하는 동안 세 개의 게이트를 통과했다. '은목성'도 그 중 하나였다.

그곳을 통과하지 않고서 '메테올라이트 아이'로 갈 수 있는 항로는 없다. '메테올라이트 아이'까지 돌아가지 않으면 '블루 네뷸러'로도 이동할 수 없다.

항해사들은 필사적으로 다른 항로를 검색하고 있었지만, 나머지는 엄청나게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길뿐이었다. 일말의 희망을 품고 여기까지 코엔을 데리러 왔지만 그 희망이 사라져버린 셈이다.

골드맨 선장은 창백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설령 '메테올라이트 아이'까지 돌아간다고 해도 '블루 네뷸러'는 여전히 폐쇄된 채입니다. 이래서는 이미......"

어쩔 길도 없다. 그렇게 말하고 싶었겠지만 켈리는 달랐다.

차례로 스크린에 표시되는 우주도를 바라보면서 조용히 말했다.

"선장, 너무 건방지게 나서서 미안하지만 이 배를 한동안 나에게 맡겨주지 않겠어?"

선장은 진지하게 켈리의 옆얼굴을 응시했다.

상상도 못하던 말에 놀란 것도 있었지만, 케니스 골드맨은 우주를 잘 알고 있는 뱃사람이었다. 그렇기에 지금 상황이 얼마나 절망적인지도 뼈저리게 이해하고 있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켈리가 정말로 지금이 어떤 상황인가 파악하고 있는 건지 의아해졌던 것이다.

켈리도 선장을 바라보았다.

이성을 잃은 것도, 농담을 하는 것도 아니었다. 완벽하게 이성을 유지하고 있는 눈이었다.

그 눈을 보고 선장은 마음을 굳혔다.

어차피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 남자의 경력은 알 수 없지만 우주선에 대해 초보가 아니라는 것만은 알 수 있었다. 뭔가 방법이 있는 거라면 맡겨봐도 좋겠지.

"알겠습니다. 일시적으로 당신에게 선장의 권한을 위임하겠습니다."

"정말 미안해. 다시는 이런 짓 안 할 테니까."

켈리는 조금 웃고서 기관부에 연락을 취했다.

"발진 준비는?"

"그쪽 나름입니다. 언제라도 갈 수 있습니다."

"좋았어. 통신장, 연방에 통신 부탁해."

"예?"

자신이 불린 이유를 이해하지 못한 통신장은 순간적으로 멍해졌지만 켈리는 상관없이 말을 이었다.

"좌표 NK417에서 게이트 발견. 돌출위치는 YS926. 마찬가지로 YS1137에서 BT687로 빠져나가는 게이트 발견. 발견자는 '쿠어 킹덤'."

통신장은 말을 잃었다.

연방에 통신을 보내기는커녕 자신의 귀조차 믿을 수 없는 듯했다.

통신장만이 아니라 선교에 있던 인간들은 누구 하나 남김없이 입을 쩍 벌렸다. 태연한 것은 켈리뿐이었다.

"복창은 어떻게 됐나?"

"아, 예! 복창합니다! 그게......"

베테랑 통신사로는 보기 드물게 허둥거리면서 연방의 신자원신청과에 연락을 취했지만, 스스로도 자기가 말하고 있는 통신의 내용에 경악하고 있는 것이 눈에 보인다.

무리도 아니었다. 좌표 NK417은 이 클램누이 성계에서 겨우 세 시간 거리에 있다. BT687은 완전히 모네이튼 성계였다.

정말로 그 지점으로 게이트 아웃할 수 있다면, 남은 것은 '메테올라이트 아이'까지 일직선으로 30분 정도의 거리.

승무원 일동의 의혹과 경악이 섞인 시선을 받으면서 켈리는 뻔뻔스럽게 말했다.

"신고된 게이트라면 도약해도 불법은 아니겠지? 사실 몰래 가버리고 싶기는 하지만 여기는 사람들 이목이 있으니까."

그런 문제가 아니라고 전원이 생각했지만 이런 상황에서 토를 달 수는 없다.

켈리는 다시 척척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항해사, NK417로 가는 최단궤도는?"

"조,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지금 펠릭스가 계산하고 있습니다...... 나왔습니다!"

"조타수, 즉시 발진해. 목표는 NK417. 전속력으로 날아간다."

"옛!"

아까와는 다른 의미로 갑자기 선교가 어수성해졌다.

그렇게 '쿠어 킹덤'은 새로 발견된ㅡ참으로 뻔뻔스럽기는 하지만 그런 걸로 해둘 수밖에 없다ㅡ게이트를 향해 전속력으로 가속하기 시작했다.

골드맨 선장은 일의 전말을 기가 막혀서 바라보다가, 조금 웃으면서 켈리에게 질문을 던졌다.

"미스터 쿠어, 이 참에 차라리 직접 아이아스로 도약할 수 있는 항로 같은 건 모르십니까?"

"프리스라면 몰라도 당신에게까지 그런 소리를 들을 줄은 몰랐는데. 우주라는 건 그렇게까지 사람 마음대로 생겨먹지 않았다고."

"하지만, 미스터 쿠어. 재스민이 다시 한 번 '메테올라이트 아이'까지 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그 점이 문제였다.

본래 통과할 수 없는 게이트를 지나간 것이다. 엄청난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 평상시의 재스민이라면 물론 별 어려움 없이 지나올 수 있겠지만, 임신 중이라는 불리한 조건에다가 지금은 배를 수색하는 데에 온 신경을 혹사했을 터였다. 혹시 다시 한번 도약을 할 만큼의 체력, 무엇보다도 집중력이 남아 있지 않다면......

"어쩌실 생각입니까?"

입 밖으로 확실히 말을 꺼내지는 않았지만, 선장은 그런 의미에서 물어보았다.

하지만 켈리는 너무나 쉽게 대답했다.

"그때에는 이쪽에서 가줘야지."

"어떻게?"

"그 녀석도 해냈잖아. '메테올라이트 아이'에서 '블루 네뷸러'로 날아가면 돼."

선장은 또다시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서둘러 충고한다.

"미스터 쿠어, 지금 말씀은, 당신 한 명이라면ㅡ혹시라도 퀸 비 같은 기체가 한 대 더 있다면ㅡ날아갈 수 있을 거라는 뜻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래서는 의미가 없습니다. 퀸 비를 멈추려면 이 배에 있는 장비들이 꼭 필요합니다."

"말 안 해도 알고 있어. 배를 빌려달라는 건 그런 의미야."

세 시간 후, '쿠어 킹덤'은 목표 지점에 접근했다.

그곳에는 스테이션 특유의 화려한 조명이 없었다. 하지만 '쿠어 킹덤'의 탐지기는 확실히 그곳에 게이트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펠릭스도 게이트의 상태가 도약 가능하다고 판단했지만, 미지의 게이트로 도약하는 것에는 난색을 표했다.

감응두뇌가 고민한다는 것도 묘한 얘기지만, 스테이션의 관제관처럼 '문 저편'의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그렇게 되면 문 제차는 안전하더라도,

"게이트 아웃한 지점에 이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라는 얘기가 된다.

문을 빠져나왔다. 눈앞에 장애물이 있었다. 충돌했다.

농담이 아니다.

감응두뇌는 이런 구석이 힘들다. 보통 때의 업무를 시키는 데에는 백만 명의 인간이 힘을 합쳐도 당하지 못할 정도로 우수하지만, 돌발사태 때는 갑자기 유치원생처럼 연약해진다.

켈리가 그런 펠릭스를 달래기 시작했다.

"넌 예전에도 스테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