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환경 조건을 나타내는 생물을 가리키는 것으로 지표종(indicator species)이라는 말이 있다. 어릴 적 내가 살던 동막 마을의 공동 우물에는 민물 가재가 살았는데, 커서 알고 보니 그것은 간단한 정수 처리만으로도 식수로 사용할 수 있다는 1급수의 지표종이었다. 어딜 가나 쉽게 만날 수 있었던 동네 우물이 이젠 없고 그만큼 가재 보기도 힘든 세상이 되었지만, “도랑치고 가재 잡는다,” “가재는 게 편” 등의 속담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 가재는 흔하디흔한 존재였다. 흔하디흔한 가재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은 가재의 서식지인 1급수가 이젠 귀하신 몸이 되었다는 뜻이기도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