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입학까지도 한참이나 멀었던 오래 전의 일이다. 서울 사는 사촌 형은 방학 때마다 시골 할아버지 댁에 놀러를 왔다. 자상한 성격의 형은 세 살 어린 나와 살갑게 놀아주었다. 며칠을 그렇게 붙어 놀다가 형이 다시 서울로 올라가는 날이면 하루 종일 눈이 퉁퉁 붓도록 울었다. 그러면 의젓한 말투로 형은 동생을 달랬다. “울지 말고... 너가 형네 집에 놀러오면 되잖아, 이?” 형의 말투는 참으로 다정다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