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엇! 차 뽑았나봐?

B: 아니야. 이거 새 차야.

위 대화가 어딘가 좀 이상하게 느껴지는가?

그렇다면 다음의 대화는 어떠한가?

A: 엇! 차 뽑았나봐?

B: 아니야. 이거 중고차야.

앞선 대화에 비추어 뒤의 대화는 훨씬 더 자연스럽다. “차를 뽑는다”는 표현도 재미있는데,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새 차나 뽑는 것이지, 중고차는 뽑는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뽑는 것은 또한 새 차만이 그 대상이어서, 우리는 새 옷을 뽑거나 새 신발을 뽑거나 새 집을 뽑거나 새 스마트폰을 뽑거나 새 자전거를 뽑거나 새 퀵보드를 뽑거나 새 냉장고 혹은 새 TV를 뽑거나 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