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컬러(trend color), 즉 해마다 유행하는 색이 있다. 나에게야 전혀 딴 나라 이야기에 불과하지만, 일반적으로 대중들은 유행하는 색상의 패션 아이템을 놓치지 않고 따르는 일을 중요하게 여기는 듯하다.
그런데 패션만이 아니라 언어에도 트렌드가 있다. 언중들은 유행어에 민감하기 마련이어서 특정 시기에 특정 표현들이 사람들의 입에 특별히 많이 오르내리곤 한다. 코미디언들이 유행시키는 말들이 좋은 예다. “궁금하면 오백원!”이란 말을 들으면 특정 코미디언의 얼굴이 무조건 반사의 사례마냥 떠올려지기 마련이니 그 힘이 실로 대단하다. 그래서인지 유행어를 몇 개나 만들어 전파하였느냐가 코미디언들의 유명세를 가늠하는데 있어 중요한 잣대 중의 하나로 통용되기도 한다.
코미디언들의 유행어를 비롯하여 많은 말들이 매체를 통해 광범위하게 유행의 물결을 탄다. 반면 또 어떤 말들은 보다 협소한 범위에서 소수의 화자들 안에서만 돌고 돈다. 연인끼리, 친구끼리, 혹은 가족끼리만 쓰는 말이 있고, 특정 지역에서, 특정 직업군에서, 혹은 특정 모임에서만 제한적으로 쓰는 말이 있다. 그러한 말들은 해당 언어 공동체를 벗어나게 되는 경우 그 특별한 지위를 상실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