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근무하는 한국교원대학교의 소재지는 충북 청주시이다. 특수목적대학으로 교육과 관련하여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교원대는 그 위상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편이어서, 인지도를 제고하는 방안을 구상하는 것이 학교가 직면한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로 여겨지곤 한다. 뭐 사실 나만 해도 교원대에 부임하기 전에는 청주에 학교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내가 교원대에서 교수 생활을 시작한 2009년으로 되돌아가 보자면, 교원대의 소재지는 엄밀히 말해 청주시가 아닌 청원군이었다. 교원대가 청주시에 소재한 대학이 된 것은 2014년 7월, 청주와 청원 간의 통합이 이뤄진 시점에서부터였다. 청원군이 청주시를 마치 도넛 모양으로 둘러싸고 있기도 했거니와(청원군청은 청원군이 아닌 청주시에 위치하고 있었다), 두 지자체의 상생 발전을 위해서 통합이 꼭 필요하리라는 주장이 오랫동안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그 구체적인 논의와 시도는 난항을 거듭하여 세 번의 실패를 겪어야만 했다. 그리고 마침내 2012년 네 번째 주민투표를 통해 통합 찬성이라는 극적인 결과가 도출되었다.
결국 2014년 7월에 이르러서야 학교의 소재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청주시”가 유효한 답변이 될 수 있었던 것인데, 사실 난 그 이전부터도 청원군을 굳이 밝히지 않고 청주시에 학교가 있다고 대답을 하고 다녔다. 귀찮아서였다. 청원군을 생경해하는 사람들에게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한 일이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