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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마치의 옆에 둥둥 떠 있었다.

존재감을 팍팍 풍기면서.

유령인데.

이 십대 카리스마 아이돌은!

“-풀 죽어 있지..., 않아.”

코마치는 작은 소리로 풀쑥 말했다.

“그럼 표정이 왜 그래?”

“조금 잠이 부족할 뿐이야.”

“잠이 부족해? 그거 내 탓?”

“묻지 마.”

“네~, 네.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내 탓입니다. -그치만 상관없잖아.”

유카는 공중에서 빙글 방향을 바꾸고 코마치의 앞으로 나왔다.

코마치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고 그녀도 그냥 거리를 유지하면서 둥실둥실 더 있었다.

하교하는 동안 줄곧 유카는 웃는 얼굴이었다.

아니, 그렇다기보다 아마 처음 만났을 때부터 대부분의 시간 동안 줄곧.

“몸이 없어지니까 마음까지 가벼워진 것 같아.”

유카는 그런 말을 했다.

“별로 연예계에 지쳤다거나 그런 건 아니야. 뭐라고 할까, 분위기?”

그렇게 말하고 역시나 그녀는 웃었다.

인간은 육체와 중력에서 해방되면 저런 표정을 지을 수 있는 걸까?

“하나도.... 좋지 않아.... 왜냐면....”

코마치는 눈앞의 유카에게 눈길을 던졌다.

“그래? 나는 즐거웠는데. 코마치랑 많이 얘기할 수 있어서.”

“...윽! 창피해! 역시 창피해! 참으려고 했는데, 무리라니까! 그런 낯간지러운 대사를 용케도 아무렇게나 할 수 있네.”

“뭐, 배우도 하고 있었고-.”

이히히~ 그녀는 아이처럼 환하게 웃었다.

“그럼 지금 그것도 연기?”

코마치가 물었다.

“어? 아닌데. 진심이야, 진심. 봐, 우린 이제-친구잖아?” “...하하하.... 맘대로 떠드세요.”

어이 상실이다.

하지만 불쾌한 기분은 들지 않았다.

이상한 이야기지만.

그런데 지금 눈앞에 있는 유카는 코마치 같은 또래의 여자아이와 전혀 다른 면이 없었다.

시시한 얘기를 하며 웃고 그 과자가 맛있다거나 좋아하는 밴드 얘기나 아티스트 얘기로 수다를 떨고.

전혀 ‘The 연예인’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 얘기하기 쉬웠다.

어쩌면 그녀가 특별한지도 모른다.

어느샌가 코마치까지 무서울 만큼 자연스럽게 그녀를 ‘유카’라고 이름으로 부르게 되어 있었다.

아무것도 다를 바가 없었다.

어디에나 있는 듯한 평범한 여자아이.

싫지는 않지만 좋지도 않았던 사람.

텔레비전에 나오는 사람.

아주 멀고 먼 사람.

그런데 이런 식으로 대화를 하고 있다니.

이것이 그녀가 말하는 ‘운명’이라면 이 얼마나 얄궂고 이 얼마나 잔인하며 이 얼마나 심한 기적인가!

나 같은 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