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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서 고개를 저었다.

"그대로는 폐업할 수밖에 없겠군."

"그런 거야. 계약이 완료되면 원래 얼굴로 되돌려줄 테니까 걱정하지 마. 아니면 얼굴을 바꾸는 게 싫은 거야, 미남 씨?"

놀리는 듯한 말투였다.

해적 다음은 미남인가. 한번도 제대로 이름을 부른 적은 없지만, 그에 대해서 켈리 역시 남의 말을 할 처지는 아니다.

게다가 확실히 켈리는 상당한 미남에 속한다.

왜 해적질이나 하고 있는지 이상하다고 면전에서 말하는 사람도 셀 수 없이 많았다. 성형외과 의사 열 명 중 열 명이 성형수술은 전혀 필요 없다고 말할 정도로 잘생긴 얼굴이지만 켈리는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내 얼굴 쳐다보면서 감상하는 취미는 없으니까, 당신 좋을 대로 해도 상관없어."

"말을 잘 들어줘서 다행인 걸. 좀 기분 나쁠 정도야."

"뭐가?"

"그렇게 필사적으로 도망 다녔던 주제에, 갑자기 너무 순순하게 나오잖아?"

"이건 계약이라도 당신이 말했잖아? 난 의리는 중시하는 주의야. 당신 편이 되겠다고 계약했으니 그 수술도 필요하다면 당신 뜻대로 받지. 단, 마취는 사절이야. 최소한 전신 마취는 하지 마."

재스민도 이 말에는 놀란 듯했다.

"그거, 자고 싶지 않다는 말?"

"그래. 마취를 할 거라면 얼굴만 해줘. 할 수 있지?"

"그야 물론 가능하지만. 아무리 고통이 없다고 해도 얼굴 피부를 째고 뼈를 깎는다구? 그런 것 자각해봤자 별 재미도 없을 텐데."

"난 간이 작아서 말야. 남 앞에서 자고 있을 용기는 없거든."

아무리 우수한 의사라도 켈리에게 있어서는 새빨간 남일 뿐이다. 그 앞에서 무방비 상태로 잠들어 있는 것 따위 사양이다. 수술에 상요되는 의료기기는 사용법에 따라서는 그대로 흉기도 될 수 있다.

켈리는 더욱 구체적인 의혹을 입에 담았다.

"자고 있는 사이에 묘한 기계라도 몸에 박히는 건 사양이니까."

"여전히 신용하지 않는군."

"당신은 안 할지도 몰라. 하지만 의사들이 멋대로 할지도 모르지. 안 그래?"

켈리도 이 조건만은 절대로 양봅할 생각이 없었다.

재스민만은 신용해도 좋을지 모른다고ㅡ굉장히 마음에 안 들지만ㅡ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인간은 알 수 없다. 충실한 노집사는 이 배의 인간들이 모두 재스민의 편이라고 말했지만, 이렇게 커다란 배이니 승무원도 몇백 명 이상은 되겠지. 그 정도의 인간들이 있는데 단 한 명의 배신자도 없다고 하는 편이 오히려 믿기 어려웠다.

재스민도 마침내 포기하고 조건을 받아들였지만, 약간 걱정스러운 듯이 말을 덧붙였다.

"하지만 의식이 있더라도 당신은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눈도 움직일 수 없고, 입도 열 수 없어. 몸은 자유롭겠지만 섣불리 움직였다가는 더 위험해. 의사들 역시 당신 몸 정도는 고정시킬 테고, 결국 수술이 끝날 때까지 의사들 말소리나 듣고 있을 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수술에는 간호형 자동기계도 이용하겠지?"

"그야 물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