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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울려 퍼졌다.

“……품!”

다시 얼굴을 마주한 리파와 유이라는 픽시는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아하하하하하하!”

“미，미안해요，아빠, 근데 너무 웃겨요?!”

나란히 공중에서 호버링한 채 배를 붙잡고 웃었다.

간신히 수습하나 싶으면 또다시 키리토의 비명이 들려와 웃음의 발작이 되풀이되었다.

발을 버둥거리며 폭소하던 리파는 이렇게 웃은 것이 대체 얼마만인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이 세계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 틀림없었다.

한참 웃고 만족한 리파는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키리토의 목덜미를 붙잡아 세운 후, 다시 자유비행의 요령을 꼼꼼하게 전수해주었다.

초심자치고는 제법 소질이 있어, 1Q분 정도 가르치니 어찌어찌 생각대로 날아다닐 수 있게 되었다.

“오오……. 이거……이거 좋은데！”

선회와 루프 비행을 반복하며 키리토가 큰 소리로 외쳤다.

“그치?!”

리파도 웃으며 대답했다.

“뭐라고 해야 하나……, 감동적인걸. 이대로 언제까지나 날고싶어…….”

“응,응!”

어찐지 신이 나서 리파도 날개를 울리며 키리토에게 다가가 궤도를 맞추고 평행으로 비행했다.

“아一, 혼자서만! 나도 갈래요!”

픽시도 두 사람 사이에 위치를 잡고 날기 시작했다.

“익숙해지면 등 근육이랑 견갑골 움직임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도록 연습해봐. 너무 크게 움직이면 에어레이드 때 검을 휘두르기가 힘드니까. ……그럼 이대로 수일벤까지 날아가볼까？ 따라와！”

리파는 짧은 각도로 휘릭 턴해 방향을 잡더니 숲 너머를 향해 순항에 들어갔다.

이제 막 비행을 시작한 키리토를 걱정해 속도를 늦추었으나, 금세 바로 옆까지 따라온 키리토가 말했다.

“속도 더 내도 괜찮아.”

“호오~.”

리파는 씨익 웃더니 날개를 예각으로 접고 천천히 가속에 들어갔다.

키리토가 비명을 지르는 모습을 보고 말겠노라고 슬금슬금 속도를 높여나갔다.

온몸을 때리는 풍압이 강해지고 바람 가르는 소리가 귓전에서 웅웅거렸다.

하지만 놀랍게도, 리파가 최고 스피드의 70퍼센트 정도를 내고 있는데도 키리토는 바로 옆까지 따라오고 있었다.

시스템 상 설정된 최고속도에 도달하기 전에 보통은 심리적 압박을 느끼고 가속이 둔해지게 마련인데，처음으로 자유비행을 하면서 이 정도 거리까지 따라오다니.

보통 정신력이 아니었다.

리파는 표정을 다잡고 최대 가속에 들어갔다.

아직까지 이 스피드로 편대비행을 해본 적은 없었다.

그녀의 속도를 견뎌내는 파티원이 없기 때문이다.

눈 아래의 수해가 격류가 되어 뒤로 흘러갔다.

키이이이잉 하는 현악기의 고음을 연상케 하는 실프의 비상음과，후우우우웅 하는 관악기 같은 스프리건의 날갯짓 소리가 아름다운 이중주를 이루었다.

“하으ㅡ，전 이제 못 따라가겠어요~.”

유이라는 이름의 픽시가 키리토의 가슴주머니에 쏙 뛰어들었다.

리파와 키리토는 얼굴을 마주보고 웃었다.

정신이 들고 보니 전방에서 숲이 사라지고 그 너머에 형형색색의 광점들이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중앙에는 한층 밝은 빛의 탑이 솟은 것이 보였다.

실프 영지의 수도《수일벤》과 수도의 상징인 《바람의 탑》이다.

도시는 쑥쑥 다가와 금세 커다란 중앙대로와 그곳을 오가는 수많은 플레이어들의 모습까지 눈에 들어왔다.

“오，드디어 보인다!”

바람 가르는 소리에 지지 않을 만큼 큰 목소리로 키리토가 말했다.

“한가운데 보이는 탑 아래쪽에 착륙할거야!…….”

그런 문득 어떤 사실을 깨달은 리파의 얼굴이 굳어졌다.

“키리토，너，착륙하는 방법은 알아……?”

키리토의 얼굴도 굳어졌다.

“모릅니다……”

“어, 음……”

이미 시야는 절반 이상이 거대한 탑으로 가로막혀 있었다.

“미안. 이미 늦었어. 행운을 빌게.”

리파는 에헤헤 웃더니 혼자서만 급감속에 들어갔다.

날개를 한껏 펼쳐 제동을 걸고, 다리를 앞으로 내밀며 광장을 향해 강하를 시작한다.

“너……너무해에에에에에一.”

검은 옷의 스프리건이 절규와 함께 탑의 외벽으로 돌진하는 것을 지켜보며，마음속으로 합장.

몇 초 후 철퍼덕!! 하는 커다란 소리가 공기를 뒤흔들었다.

"으으，너무해. 리파……. 나 비행공포증 생기겠어……”

비취색 탑 아래，형형색색의 꽃이 만발한 화단에 주저앉은 키리토가 원망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눈이 빙글벙글 돌아요~”

그의 어깨에 앉은 픽시 또한 머리를 흔들거리고 있었다.

리파는 두 손을 허리에 대고 웃음을 참으며 대답했다.

“키리토가 너무 앞뒤 안 가리고 날아서 그래. 하지만 용케 살았네. 난 분명 죽을 줄 알았는데”

“헉，너무하는 거 아냐?！”

최고속도로 벽에 격돌했으면서도 키리토의 HP바는 아직 절반 이상 남아 있다.

운이 좋았던 건지 자세를 잘 잡았던 건지, 정말로 알 수 없는 점이 많은 뉴비였다.

“참아, 참아,힐 해줄게.”

리파는 오른손을 키리토에게 향하고 회복 주문을 외웠다.

푸르게 빛나는 물방울이 손바닥에서 솟아나와 키리토에게 떨어졌다.

“오，굉장한데. 이게 마법이구나.”

흥미진진한 눈으로 키리토가 자신의 몸을 둘러보았다.

“고위 치유마법은 운디네가 아니면 쓰기 힘들지만. 필수마법이니까 너도 배워두는 게 좋을 거야”

“흠，종족마다 잘하는 마법과 못하는 마법이 있구나. 스프리건은 뭘 잘해?”

“트레저 헌팅 (treasu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