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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쿠어의 혼인신고서, 그리고 쿠어 부부의 이혼신고서이다.

모든 것을 기입한 뒤, 여자는 이혼신고서를 켈리에게 내밀면서 말했다.

"이건 당신이 가지고 있어."

"알았어."

태연히 받아들기는 했지만, 켈리는 의외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또다, 또다시 이쪽에 결정권을 넘겨주려 하고 있다. 이래서는 마치, 계약을 취소하고 싶으면 언제라도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듯한 태도가 아닌가.

책상 위에 놓여 있던 청동상의 눈이 빛났다.

여자가 회선을 연결하자 난로 앞의 공간 스크린에 푸른 눈의 정비장이 나타났다.

"재스민! 저건 대체 뭡니까?! 본인ㅡ아니, 대체, 그게 아니라! 어떻게 좀 해줘요! 저, 그게, 저 배의 감응두뇌라고 주장하는ㅡ절대로 그럴 리는 없지만! 묘한 아가씨가 아무리 말해도 배에서 안 내립니다!"

"그건 당신이 나빠. 내릴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다이애나는 자기가 말하는 대로 그 배의 감응두뇌니까."

정비장의 안색은 점점 새파랗게 변했다.

"잠깐, 잠깐만요! 부탁이니까 농담하지 말고! 저ㅡ, 저런 감응두뇌가 어디 있다는 겁니까?!"

"당신 눈앞에 하나 있잖아. 게다가 엄청나게 조신한 아가씨야. 정비는 자기가 알아서 할 테니까 남자가 자기한테 손대는 건 사양하고 싶다더군."

정비장은 말도 나오지 않는 듯 입만 뻐끔거리고 있었다.

그런 정비장을 보며 여자는 장난스럽게 웃었다.

"두뇌실에는 들어가지 마. 아가씨 방이니까. 옛날부터 여자 방에 무단으로 침입하는 남자는 치한 취급을 받아도 불평할 수 없는 법이야."

"재스민!"

거의 비명을 지르는 정비장을 내버려두고 여자는 태연히 통신을 끊었다.

5장

쿠어 재벌의 회장과 결혼해 형식적이나마 부회장 직함을 얻고만 켈리가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성형수술이었다.

"그거 꼭 해야 하는 거야?"

다시 한번 확인하자, 지금 막 그의 부인이 된 재스민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생각해봐. 우리들은 한정된 기간만 부부라구. 언젠가 당신도 원래대로 해적으로 돌아갈 테지. 하지만 결혼한 동안에는 지겹도록 공식석상에 얼굴을 비춰야겠지. 중역회의, 사교계, 물론 매스컴이나 필요할 때는 연방위원회까지."

하느님이라도 부르고 싶어질 얘기였다.

"그것도 계약이라는 거야?"

"당신이 바깥에 나와서 남들의 주목을 끌어주는 편이 나도 움직이기 쉬워져.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지. 설마 쿠어 재벌 회장의 전남편 얼굴로 해적질을 하고 다닐 생각이야?"

진지하게 하늘을 우러러보며 무릎을 꿇고 기도라도 하고 싶어진다.

켈리는 씁쓸하게 웃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