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애를 끼치는 이물질을 제거한 거야. 그게 감응두뇌의 권한 아냐?"

그때 켈리는 배 안에 가득 찬 피 냄새에 진저리를 치면서 말했다.

"그럼 다음 번에는 좀 깨끗하게 해치워."

술 주정을 100퍼센트 보증한다는 위험한 액체를 한 잔 비워버리고, 켈리는 스스로 두 번째 잔을 따랐다.

"덕분에 난 청소부 짓까지 했다고. 절대로 남한테는 보이고 싶지 않은 꼴이었지."

취기가 오르는 듯 살짝 상기된 표정으로, 그때 일을 떠올리는지 켈리는 유쾌하게 웃었다.

하지만 여자는 웃지 않았다.

당연하다. 이런 건 아무리 제정신이 아니라도 술안주로 삼을 수 있을 만한 얘기가 아니었다.

그렇다고 소란을 떨지도 않는다. 기묘한 색으로 빛나는 눈으로 켈리를 응시할 뿐이었다.

"무섭다고는 생각 안 해?"

"다이앤을? 전혀."

켈리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웃었지만 여자는 다시 날카롭게 물었다.

"다이애나가 너한테 똑같은 짓을 안 한다는 보증이 어디 있지?"

지금은 켈리를 '마음에 들어' 하는 것처럼 보여도, 미친 기계가 언제 어떻게 폭주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자신이 어느 날 갑자기 '배의 운항에 중대한 장애를 끼치는 이물질'로 인식될지 모르는데도, 켈리는 귀찮다는 듯이 손사래만 칠 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자기 배를 무서워하는 선원이 어디 있어? 저건 내 배야. 만에 하나 저게 정말로 미쳐서 날 죽이려고 해도......"

호박색의 눈이 다시 예리하게 빛났지만, 그 뒤는 말하지 않았다.

켈리는 별의 바다를 사랑했다. 그곳을 날아다니는 자신과, 자신의 배와, 다이애나를 사랑했다.

다시 여자를 바라본다. 조금 전까지 보이던 진지한 눈빛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웃으면서 입을 연다.

"그 녀석은 확실히 이상해. 완벽하게 제대로 미쳤지. 그러니까 나한테는 딱 맞는 파트너인 거야. 정상적인 감응두뇌는 감속 없이 게이트에 돌입하는 것도, 원시태양계를 돌파하는 것도 도와주지 않으니까."

여자도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그랬지, 참. 다이애나가 아무리 이상해도 피해자는 당신 하나뿐이니까. 혼자서 아무도 모르게 다진 고기가 되겠다는데 내가 참견할 여지는 없어."

"기분 나쁜 소리 마."

얼굴은 찌푸렸지만, 켈리는 이 여자를 다시 보게 되었다.

허세라고 하더라도 이렇게까지 무관심한 태도를 보인 인간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최소한 대기업 회장으로서는 파격적으로 보기 드문 반응이다.

켈리는 보다 못해 조금 장난을 쳐봤다.

"당신은 저게 탐 안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