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징가티비✔️ 업계 1위, 가입없이 무료시청, 모바일 시청가능, 다양한 이벤트 ㅡ K리그분석, 손흥민중계

던 프리스틴은 멍하니 벤치에 주저앉아 있었다. 말도 나오지 않는 듯했다.

"더욱 최악인 것이, 행성 위노아는 그 게이트 근처를 통과하는 궤도에 있었어. 물론 위노아는 엄청난 혼란에 빠졌지. 자신들이 사는 행성한테 멈춰달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멈춘다고 어떻게 되는 문제였나요......?"

"게이트의 직경은 약 5키로미터. 거기서 분출되는 충격파와 성간물질에 행성 위노아 자체를 날려버릴 정도의 위력은 없었을 거야. 적색거생이 폭발하는 순간 운 좋게 다른 행성 뒤쪽에 들어갈 수 있다면, 그게 아니면 최소한 태양을 끼고 궤도 반대편에 있기라도 하면 어떻게든 넘길 수는 있을지도 모르지만 직격을 받는다면 치명적이지. 충격파만으로도 위노아는 인간이 살 수 없는 별이 되고 말 테니까."

"......"

"물론 위노아 정부도 대책은 세웠어. 행성의 공전을 멈출 수는 없는 노릇이고 초신성 폭발도 막을 수 없지. 하지만 게이트만 막을 수 있으면 해결되는 문제야. 이미 개발되어 있던 방해 장치를 설치해서 그 게이트를 막으려고 했지만 어째서인지 효과가 없었어."

인간은 본질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만드는 것보다 부수는 게 뛰어난 생물이다.

현재도 인공적으로 게이트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게이트를 사용할 수 없게 만드는 것 자체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전파도 통과할 수 없어야 할 방해 장치의 효과가 어째서 전혀 나타나지 않았던 걸까? 지금도 해명은 되지 않았어. 전문가들은 미치기 직전까지 몰려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게이트의 고정화 현상이 일어나느니 어쩌느니 하면서어거지에 가까운 해설을 내세웟지. 하지만 이미 해설 따위를 하고 있을 여유는 없었어. 적색거성은 수명을 다해 마침내 폭발, 중성자성을 남기고 우주로 흩어졌다. 늦어도 이틀 뒤에는 우주에 뻥 뚫린 구멍을 통해 격렬한 충격파와 대량의 성간물질, 강력한 방사능이 행성 위노아를 덮치게 된 거야. 더 이상 손 쓸 길이 없어진 위노아 정부가 할 수 있던 건 자기들의 행성에서 도망치는 것뿐이었어."

프리스틴은 식어버린 커피를 멍하니 한 모금 마셨다. 무의식에서 나온 동작이었다.

"저, 그런 뉴스는 몰랐어요......"

"당연하지. 보도되지 않았으니까."

"그런 큰 사건이?"

재스민은 살짝 웃었다.

"28억 명의 대탈출극이야. 눈 뜨고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고 하더군. 설마 게이트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으니까, 위노아 정부는 보기 드물게 일반 시만에게 이 정보를 공개했었어."

결과적으로 그것이 치명타가 되었다.

우선 우주선 자체가 부족했다. 우주공항에는 사태를 깨달은 사람들이 밀려들었고 서로 먼저 탈출선을 타려고 하는 바람에 큰 혼란이 벌어졌다. 폭동이 발생하고 자위군이 출동해 자국 국민에게 발포하게 된 것이다.

연방도 군함을 다수 파견해 구조에 나섰지만 이 대혼란을 완전히 수습할 수는 없었다.

간신히 우주로 나온 뒤에도 스테이션 앞에서 도약 순서를 두고 또 소동이 벌어졌고, 결국 탈출하는 사이에 상당히 많은 피해자가 발생했다.

난민이 된 위노아 국민들 중 일부는 인접국가로 수용되었고 또 일부는 신대륙(새로 발견된 거주 가능형 행성을 뜻함)으로 이주하기를 희망했다.

"국가로서의 위노아는 그 시점에서 소멸했어. 행성 위노아는 두 번 다시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 되었지. 이 사건이 발표되지 않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게이트의 고정화 현상 따위를 공표할 수는 없다는 게 최대의 이유였나봐. 위노아 대학살로부터 10년이 흘렀어도 중요한 정보나 기술은 자기들이 독점해야 한다는 연방의 자세에는 변함이 없었다는 얘기지."

자신도 그 연방군 병사였던 주제에(아니, 어쩌면 바로 그랬기 때문에) 재스민의 말투는 상당히 신랄했다.

"학자들은 위노아를 덮친 충격파가 가라앉은 뒤에 침을 줄줄 흘리며 문제의 게이트 연구에 달려들었어. 그런데 그 게이트는 일주일 뒤에 갑자기 정상화되었지. 즉 안정치를 확인한 뒤에 중력파 엔진을 가동하지 않으면 도약할 수 없는 평범한 상태로 돌아가버린 거야. 수많은 연구자들이 혈안이 되어서 어째서 그런 고정화 현상이 일어났었는지를 해명하려 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원인불명이라고 할 수밖에 없나봐. 당시 간신히 살아남은 구 위노아 국민들은 이 괴기현상을 한마디로 설명했지. 이건 특수군 병사의 저주라고. 위노아의 망령이 복수를 한 거라고. 그렇지 않고서야 수명을 다한 적색거성이 폭발하기 직전에 그 별과 이어지는 게이트가 갑자기 고정화되고, 행성 위노아가 오염되자마자 원래대로 돌아가는 불가사의한 현상이 벌어질 리가 없다고. 비논리적인 주장이지만 그게 훨씬 신빙성이 있어. 절묘한 타이밍에 게이트에 접근하고 있던 행성 위노아의 궤도를 봐도 우연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지. 어쩌면 고정화한 게이트만이 아니라 적색거성의 폭발조차도 누군가의 의지가 작용하고 있었는지도 몰라."

프리스틴은 아까보다도 더욱 몸이 굳어졌다. 얼굴에서 혈색이 완전히 사라진 상태였다. 이제 와서 사태의 중대함을 실감하고 그 현실을 되씹어보는 얼굴이었다.

완전히 식어버린 커피잔을 손에 지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린 듯 침을 꿀꺽 삼키고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걸... 그 사람이 했다는 건가요?"

"글쎄?"

"재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