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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나는 토우카가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하지만 토우카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토우카에게는 토우카가 바라는 것과 바라는 세계가 있다.

그 세계도 나는 지키고 싶다.

그러니까 생각한다. 이 세계를 꿈꾸고 있는 누군가여.

부디 눈을 뜨지 말아줘.

그렇지 않으면 부숴버리겠어.

당신의 꿈을.

꽃의 꿈

(표지외 그림 설명 : 타카라이 세이나라는 이름을 가진 갈색 머리에 갈색 눈을 가진 발랄한 표정의 여고생과 미휘라는 이름을 가진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뚱한 표정의 남자아이가 커다란 나무 아래서 서로 등을 맞대고 있다.)

저녁뜸이 있다.

모래처럼 조용한 바다 위를 날개를 활짝 편 괭이갈매기가 날아간다.

빛이 비치고.

소녀가 하나.

고개를 수그린 채 물가에서 뭔가를 찾고 있었다.

뭔가를 찾으려 하고 있었다.

멀리서 해골 같은 풍차가 바람도 없는데 몇 대나 돌고 있다. 그 옆에서 뼈만 앙상하게 남은 수장룡(plesiosaurus)이 따분한 듯 하품을 하고 있었다.

물가. 빛 속에서.

맨발의 그녀는 살짝 웃었다. 이쪽을 향해 수줍게.

그런 저녁뜸의 소녀.

그녀는 곱게 웃었다.

시끄러울 정도의 빛에 감싸여, 어느샌가 여기는 어디일까?

손끝에 닿는 빛, 그 작은 손으로 감싸 쥐었다.

작은 방.

빛을 이어 커튼을 만들었다.

이렇게 많은 빛에 감싸여서 잠들 때.

눈처럼 아름답고 편안히 잘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빛이 눈부셔서.

전혀 잠들 수 없었다.

-그런 꿈을 꾸었다.

"...후아..."

자기 전에 차광 커튼을 쳐야 하는데 잊어버렸다. 어제는 하루 종일 비가 내렸기 때문에 타카라이 세이나는 불도 켜지 않은 채 이불 속에 파고들어 그대로 잠들고 말았다.

그렇기 때문에 침대 위에서 눈부신 아침 햇살을 한껏 얼굴에 맞게 된 그녀는 자명종 시계로 맞춰놓은 시각보다도 일찍 깼다.

태양 때문에 예정보다 일찍 잠에서 깨어났지만 묘하게 개운하고 기분이 상쾌했다.

창문에 쳐놓은 것은 햇빛을 차단하지 못하는 연한 빛깔의 얇은 커튼. 그것을 통해 전해지는 차가운 감촉도 어딘지 모르게 기분이 좋았다.

덕분에 평소 같으면 지각하기 직전까지 잠을 잤을 세이나도 따뜻한 이불 속에서 선뜻 빠져나올 수가 있었다.

어제까지 고등학교 1학년 마지막 기말고사를 봤기 때문에 매일 학교에 가기 싫어 죽을 것만 같았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 산뜻하게 시작되는 아침이었다.

그런 세이나의 입장에서 보면 오늘만은 실컷 마음 가는 대로 몸의 마디마디가 아파질 만큼 침대 속에서 뒹굴고 싶은 참이었지만 아쉽게도 오늘 역시 학교에 가야 했다.

봄방학까지는 조금 더 기다려야 했다.

세이나는 입이 찢어져라 하품을 하면서 방에서 나갔다.

"-이게 어쩐 일이야. 오늘은 해가 서쪽에서 떴나!"

세이나의 얼굴을 보자마자 어머니가 말했다.

"항상 이 시간에 깨면 좋을 텐데. 이 엄마도 일을 해야 하니까. 응?"

"네."

아침 일찍부터 잔소리를 하는 엄마에게도 상쾌한 대응.

일찍 일어난다는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