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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였다.

위노아에는, 그런 것이 믿어질 만한 문화 배경이라도 있던 걸까. 공화우주ㅡ특히 중앙은하영역에서는 그다지 일반적인 사고 방식이라고 할 수 없으나, 변경국가에서라면 크게 드문 것도 아니었다.

"위노아가 연방에 가입한 뒤, 즉 대학살로부터 수 년 사이에 구 동서 정부의 책임자들이 차례로 죽어버린 거야. 신기할 정도로 퍽퍽. 그것도 전원이 의문의 죽음이야. 원인불명의 급사, 에어 카의 폭주, 우주선 폭발, 스테이션 사고에 말려든 사람도 있었지. 위노아 관계자만이 아니라 그 저주는 연방 측의 조사위원들에게까지 미쳤어. 유전자 조작 기술에 눈독을 들이고 위노아에 연방 가입을 제안한 책임자는 물론이고, 특수군의 '해산'에 발언권을 지니고 있던 사람들은 누구 하나 살아남지 못했지. 결국 대학살로부터 7년 뒤, 사건에 관여한 모든 인간이 세상을 떠났어."

"정말로 저주였나요......?"

"죽은 사람은 아무것도 못해. 복수는 산 사람이 하는 짓이야."

"......"

"한때는 특수군의 원한이니 위노아의 망령이니 하는 소리도 있었지만, 그 망령이 저주한 건 위노아만이 아니었어. 현재 국가로서의 위노아는 존재하지 않아."

"그건 자료에서 읽었습니다."

"어째서 그렇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것도 표면적인 얘기와 숨겨진 얘기가 있어. 표면적으로는 위노아 정부는 국가적인 프로젝트ㅡ신형 에너지 시설을 건설하려다 실패하고 결과적으로 행성 전체가 방사능에 오염되어서 행성을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고 얘기가 되었지. 그런 바보 짓을 하는 정부는 아무리 뒤져봐도 없겠지만 다행히 위노아 정부라면 정말 저지를 만한 짓이었으니까. 연방도서관의 자료에도 그렇게 쓰여 있을 거야."

프리스틴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표면적인 얘기와 숨겨진 얘기가 있다는 말은 숨겨진ㅡ즉 진짜 얘기는 공공연히 할 수 없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표면상으로는 그.럴.듯.해. 보.이.는. 얘기를 마련하게 마련이다.

이 황당한 얘기가 그.럴.듯.해. 보.일. 정도라면 숨겨진 진짜 사연은 대체 어느 정도라는 것인가?

"태양계 위노아에는 두 개의 게이트가 있었어. 하나는 근처의 다른 나라와 이어지는 게이트였지. 안정도도 높아서 스테이션을 설치하지 않아도 크게 불편하지 않았던가봐."

연방에 가입하지 않을 경우 불리한 점중 하나는 영내에 게이트가 있어도 스테이션을 설치할 수 없다는 문제이다.

그 기술은 쿠어 재벌이 독점하고 있고 재벌은 연방의 요청에 따라 스테이션을 설치한다. 물론 미가입 국가가 독자적으로 쿠어 재벌에 스테이션 건설을 의뢰할 수는 있지만 막대한 비용이 소요됐다.

연방에 가입해서 그 게이트가 이용가치가 있는, 써먹을 수 있는 게이트라는 것이 인정되면 연방이 알아서 스테이션을 설치해주므로 그쪽이 훨씬 이익이다. 게다가 역만 설치하면 훨씬 더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또 하나의 게이트는 쓸 데가 없었지. 도약해봤자 통상항행으로 석 달이나 걸리는 곳에 적색거성이 하나 있을 뿐이고, 그것말고는 유용한 별도 자원도 없었어. 당연히 스테이션도 설치되지 않았고 거의 잊혀져 있었지만......"

우연히 이 적색거성이 수명을 다하게 된 것이다. 질량으로 볼 때 중력붕괴 후 초신성 폭발을 일으킬 거라고 미리부터 예측되던 별이었다.

그렇게 되면 주변 유역에 미치는 영향은 상상도 할 수 업을 정도이다. 최소한 1광년 범위에 여파가 미친다.

프리스틴은 저도 모르게 반문했다.

"하지만 그 초신성 폭발은 게이트 저편의 일이잖아요?"

"그래. 직선거리로는 800광년 떨어져 있었지. 당연히 위노아에는 아무 영향도 없어야 했어. 그 게이트가 갑자기 공간을 이어버리기 전까지는."

"공간을 잇다니..., 도약가능 상태가 되었다는 말인가요?"

"아니, 그런 게 아니야. 나도 실감은 안 나지만 상당히 기괴한 현상이었나봐. 중력파 엔진을 탑재하지 않은 근해형 우주선도 게이트를 통과할 수 있게 되어버렸다더군. 평범하게 항행하고 있던 배가 그 지점을 지나가려고 하면 자동적으로 800광년을 도약해서 반대편에 나와버리는 거야."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던 프리스틴은 그대로 말을 잃었다.

최소한 7초 뒤, 경악으로 얼굴이 굳어진 채 거의 의자에서 뛰어오를 듯한 기세로 고함을 질렀다.

"농담이죠??!"

"과학자들도 말 그대로 그렇게 절규했지. 분명히 게이트라는 건 우주 공간을 연결하는 일종의 터널이야. 하지만 그건 중력파 엔진이 작동해야만 간신히 통과할 수 있을 정도의, 보통은 우주 고간에 존재하지 않는 지극히 불안정한 터널이지. 그런데 갑자기 800광년의 거리도 소용없게 만드는 진짜 터널이 턱 하고 나타나버린 거지. 태양계 내에. 게다가 그 건너편은 곧 초신성으로 폭발하려는 적색거성이 있는데 말이야."

커피를 들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