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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한 대만 빌리지."

그 이상은 자세하게 말하지 않고서, 켈리는 자신의 발로 수술실로 걸어 들어갔다.

수술 내용에 대해 상의하는 단계에서, 켈리는 이 배 안에서 처음으로 이자드 이외의 사람과 만났다. 아마도 켈리의 얼굴을 아는 사람을 최소한으로 제한해두려는 재스민의 배려이리라.

이 배의 의료설비는 비전문가인 켈리가 보더라도 대단할 정도였다. 인재도 풍부했다.

보통 민간 우주선의 선의는 한 명이지만, 켈리가 만난 것만 해도 의사 자격을 가진 사람이 네 명이었다. 게다가 그 의사 전원이 집도를 한다는 것이다.

너무 많은 것 같아 이유를 묻자, 전원이 외과의사인 것은 분명하지만 성형외과 전문의는 한 명도 없으므로 만일에 대비해 하나라도 손이 많은 편이 좋다는 설명이었다.

어떻게 생각해도 불안한 얘기였지만, 가장 나이가 많아 보이는 의사가 머리를 긁으면서 귀찮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재스민이 억지를 부리는 것도 하루이틀 일이 아니니까. 선의가 이것도 못한다, 저것도 못한다 하고 있어봤자 소용없어."

의사라는 것은 크게 나눠서 연구실에 처박히는 학자 타입과 현장에서 일하는 장인 타입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남자는 누가 봐도 완벽한 장인 타입이었다.

50대쯤 되는 붉은 얼굴에 빽빽하게 수염을 기르고 있다. 날카로운 눈에 행동은 거칠기 짝이 없었지만, 손끝만은 지극히 섬세했다.

우렁찬 목소리로 다른 의사들에게 정확하게 지시를 내리는, 완벽한 현장감독이었다.

다른 세 명 중 두 명도 굳이 말하자면 현장형.

자신의 일을 충분히 터득하고 있는 프로라는 느낌으로, 현장감독의 지시에 따라 정확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마지막 한 명, 아직 젊은 창백한 얼굴의 남자만이 학자형이었다. 전문 분야 외의 이런 일을 받아들여도 괜찮을지 하는 걱정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

수술 전, 현장감독은 머리를 뒤로 넘긴 켈리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말했다.

"멀쩡한 사람을 놓고 수술하는 건 그렇지 않아도 꺼림칙하지만, 우리 여왕님 취미는 알다가도 모르겠단 말이야. 이건 일부러 건드리기에는 아까울 정도로 잘 생겼잖아."

"그거 고맙군."

"그 눈은? 의안?"

"그래. 의료기기에 문제를 일으킬 만한 건 아니니까 신경 쓰지 말아줘."

"흐음. 잠들고 싶지 않다는 당신 희망은 들었지만, 몸은 고정시켜야겠어. 쓸데없이 움직이면 이쪽도 곤란하니까."

"알았어."

소독을 마친 후 켈리는 얌전히 수술대에 올랐다. 그 주위를 간호형 자동기계가 소리 없이 돌아다니며 필요한 기기를 배치한다.

마취를 거는 것은 인간의 일이었다. 특히 이번처럼 특수한 마취는 더욱 그렇다.

일시적으로 안면신경만을 마비시키고, 각성상태를 유지하면서 통증을 느끼지 않게 만든다.

기술적으로는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만, 그런 짓을 하고 싶어하는 환자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환자가 상상하기만 해도 기분 나쁘다, 사양하고 싶다고 말할 터였다.

현장감독은 마취를 끝내고, 켈리에게 전체적인 수술의 내용을 설명한 뒤 수술을 개시했다.

이 수술실은 위쪽에서 견학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단 한 명의 견학자인 재스민은 수술이 진행되는 것을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주로 집도를 맡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