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 위에서



달

오줌이 마렵다

쪼그리고 앉다


담장

흘러내리다


별자리

밤공기 속에서 몰래 옷을 벗다


물방울로 앉아

흔들리다

신발 한 짝을 담장 밖으로 떨어뜨리다


내일은 신발을 찾으러 밖으로 나가야지


한낮

한 짝을 질질 끌고 다니다


저녁

팔다리를 모으고 도사리다


등을 한껏 늘려

담장 위로


달


엉덩이가 젖다


신발 한 짝을 담장 밖으로 떨어뜨리다


내일은 신발을 찾으러 밖으로 나가야지


검정

눈을 감고 기우뚱하다


신영배『물속의 피아노』(문학과지성사,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