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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우로 시선을 계속 옮기던 크라딜의 움직임이 시작되어, 전신이 살짝 긴장됐다. 둘 사이의 공간에, 보라색의 섬광으로 【DUEL!!】이라는 문자가 표시될 때, 나는 맹렬히 지면을 박차고 있었다. 부츠 밑에서 불꽃이 튀며, 베어갈라진 공기가 속삭인다.

아슬아슬하게, 겨우 한순간 늦게 크라딜의 몸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얼굴에는 경악의 표정이 드러나 있다. 하단기술의 준비동작을 보여주던 내가, 예상을 깨고 돌진했기 때문이다.

크라딜의 첫 동작은 예상대로 양손검의 상단 대쉬 기술, 《아발란치》였다. 어중간한 가드로는, 받아내는 것에 성공한대도 충격이 너무 커서 우선적으로 반격에 들어가지 못하고, 피해도 돌진력에 의해 거리가 생겨버려 사용자에게 다시 자세를 잡을 여유를 주는 우수한 고레벨의 검술이다. 어디까지 몬스터를 상대로, 라는 가정 하에서 뿐이지만.

그 기술을 읽어낸 나는, 똑같이 상단의 한손검 돌진기술인 《소닉 리프》를 선택했다. 지금의 궤적이라면 두 기술은 격돌할 것이다.

기술의 위력 그 자체는 저쪽이 위다. 그리고, 무기에 의한 공격이 격돌한 경우, 더욱 무거운 기술을 사용한 쪽이 유리한 판정을 받는다. 이 경우는, 통상적으로는 나의 검이 튕겨나가, 상대 기술의 위력을 감소시킨다 해도 승패를 결정하기에 충분한 데미지가 나의 몸에 축적되겠지. 그러나, 나의 노림수는 크라딜 본인은 아니었다.

두 명의 거리가 빠르게 좁혀진다. 그러나 동시에 나의 지각도 가속되어, 여유롭게 시간의 흐름이 느껴진 듯한 감각을 맛본다. 이것이 SAO의 시스템 어시스트의 효과인가, 인간 본래의 능력인가는 알 수 없다. 단지, 나의 눈에는 검술을 반복하는 녀석의 전신의 움직임이 확실히 들어온다.

뒤로 크게 젖혀진 대검이, 오렌지색의 이펙트광을 발하면서 나에게 향해 쏘아진다. 과연 최강길드의 구성원인 만큼 스테이터스는 그럭저럭인 모양이라, 기술의 발생속도가 나의 예상보다 빠르다. 강하게 빛나는 도신이 덮쳐온다. 필사의 위력을 내포한 그것을 정면에서 받는다면, 일격종료의 듀얼이 될 정도로 항거할 수 없는 데미지를 입을 것이 틀림없다. 승리를 확신한 크라딜의 얼굴은 광희(狂喜)를 숨기지 못한다. 그러나-.

선수를 치고 한순간 빠르게 가속한 나의 검은 비스듬한 궤도를 그리고, 황록색의 빛의 띠를 끌어당기며, 휘두르는 도중인 공격판정이 발생하기 직전의 녀석의 대검의 옆면에 명중했다. 튀어오르는 불꽃과 함께.

무기와 무기의 공격이 충돌한 경우의 다른 하나의 효과, 그것이 《무기파괴》이다.

물론 쉽게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다. 기술의 시작부터 끝까지, 공격판정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일 때, 그 무기의 구조상 약한 위치·방향에서 강렬한 타격이 가해졌을 경우만에 그것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나에게는, 성공한다는 확신이 있었다. 쓸데없이 화려한 무기는 내구성이 약하다.

과연- 귀를 찢는 듯한 금속음을 흩뿌리며, 크라딜의 양손검이 옆면에서 쪼개졌다. 폭발과 같은 화려한 라이트이펙트가 작렬한다.

그대로 나와 녀석은 공중에서 엇갈리고, 원래 있던 자리를 바꿔서 착지한다. 회전하면서 높이 날아갔던 녀석의 검의 반쪽이, 상공에서 태양광을 반사하는 듯하더니, 둘의 중간의 돌바닥에 떨어졌다. 직후, 그 검조각과 크라딜의 손에 남아있던 반쪽이, 무수한 폴리곤의 파편으로 깨져 흩어졌다.

잠시간, 침묵이 광장을 감쌌다. 구경꾼들은 모두 입을 벌리고 얼어있다. 그러나 내가 착지자세에서 몸을 일으켜, 언제나의 버릇으로 검을 좌우로 휘두르자, 우와 하고 엄청난 함성을 질렀다.

굉장해, 지금건 노린건가, 하고 비평을 시작하는것을 들어, 나는 한숨을 쉬었다. 기술 하나라고는 해도 사람들 앞에서 손 안을 보여주는 것은, 별로 기분이 좋은 일은 아니다.

검을 오른손으로 내리쥔 채, 등을 돌린채 앉아있는 크라딜에게 느긋하게 다가간다. 하얀 망토로 감싼 등이 부들부들 떨고 있다. 일부러 소리를 내며 검을 등 한가운데에 대고, 나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

“무기를 바꿔서 다시 싸울 생각이라면 받아주겠지만....지금걸로 충분하겠지”

크라딜은 나를 보지도 않고, 양손으로 돌바닥에 손톱을 세우고 몸을 가늘게 떨고 있었지만, 결국 째지는 음성으로 【I resign】하고 선언했다. 뭐 일본어로 《항복》이나 《졌다》라고 해도 듀얼은 종료되지만.

직후, 개시할 때와 같은 위치에, 듀얼의 종료와 승자의 이름을 고하는 보라색의 문구가 반짝였다. 다시 엄청난 함성. 크라딜은 비틀거리며 일어나고는, 캐릭터들에게 소리질렀다.

“뭘 보고 있는 거야! 꺼져! 꺼지라고!”

그러고는 느리게 내 방향을 돌아본다.

“네놈....죽인다....절대로 죽여버리겠어....”

그 눈빛에 내가 당황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SAO의 감정표현은 제법 과장된 구석이 있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크라딜의 삼백안에 떠오른 증오의 색은 몬스터의 것 이상이었다. 놀라서 굳은 나의 옆에 걸어서 살짝 다가온 인영이 있었다.

“크라딜, 혈맹기사단의 부단장으로서 명합니다. 오늘을 기점으로 경호역을 해임. 따로 명령이 있을 때까지 길드 본부에서 대기하세요. 이상”

아스나의 목소리는, 표정 이상으로 얼어붙은 울림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 안에 숨겨진 고뇌의 색을 느끼고, 무의식적으로 아스나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딱딱하게 긴장한 아스나의 어깨가 작게 요동하고, 나에게 기대듯이 체중을 맡긴다.

“....뭐.....뭐라고.....이.....”

간신히 그것만이 들렸다. 남은, 아마 백 단위의 저주일 말을 입 안에서 중얼대면서, 크라딜은 우리들을 노려보았다. 여분의 무기를 재장비하여, 범죄방지코드에 걸리는 것을 예상하면서도 덤빌 생각을 함이 틀림없다.

그러나, 녀석은 간신히 자제하고, 망토 안에서 전이결정을 꺼내들었다. 부서질 정도로 그것을 강하게 움켜쥐고, “전이....그랜덤”하고 중얼거린다. 청광에 감싸여 사라지는 최후의 순간까지, 크라딜은 우리들에게 증오의 시선을 향하고 있었다.

전이광이 소멸한 후의 광장은, 기분 나쁜 침묵에 감싸였다. 구경꾼들은 모두 크라딜의 독기에 당황한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곧 삼삼오오 흩어져 간다. 최후에 남은 나와 아스나는, 잠시 그 장소에 서 있었다.

뭔가 말하지 않으면, 하고 그것만이 머리에서 빙글빙글 맴돌았지만, 2년간 오로지 자신을 강화하는 것만 생각해왔던 나에게는, 분위기를 완화시킬 대사의 생각 따위가 날 리도 없었다. 애초에, 시키는 대로 듀얼을 받아들여 승리한 것조차 잘 한 것인지 아닌지 확신이 서지도 않는다.

곧 아스나가 한 걸음 물러나고, 아까의 위압감이 거짓말인 것처럼 기운이 떨어진 목소리로 속삭였다.

“....미안해, 싫은 일에 끌어들여버려서”

“아니....나는 괜찮지만, 그 쪽이야말로 괜찮은 거야?”

느긋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최강길드의 서브리더는 다부지지만 약한 웃음을 띄워보였다.

“에에. 지금의 길드는, 게임공략만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서 멤버에게 규율을 밀어붙이고 있는 분위기야. 나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건...어쩔 수 없다고 할까, 역으로 너같은 사람이 없었다면 공략도 훨씬 늦어졌어. 솔로로 플레이하는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아니, 그게 아니라”

도대체 자신이 무엇을 말하려는지도 알 수 없게 되어버려, 나는 횡설수설하게 입을 놀렸다.

“....그러니까, 너도 가끔씩은, 나처럼 적당한 녀석과 파티를 짜서 쉬는 정도는 하라고, 아무도 불만을 말할 순 없을....거라고 생각해”

말하자 아스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몇 번인가 눈을 깜빡이고는, 반정도 쓴웃음을 지었다.

“....뭐, 고맙다고 말해둘게. 그럼, 너의 말대로 오늘은 즐겁게 해 주길 바랄게. 포워드(前衛), 잘부탁해”

그리고 기운차게 돌아서 마을 바깥으로 이어지는 길을 터벅터벅 걸어나간다.

“아니, 잠깐만, 포워드는 보통 교대잖아!”

불만을 토하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