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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하고 그러시나. 진정하세요. 워~워~.”

진정하라고 몸짓으로 말하는 갈색 파마는 물론이고 다른 친구들까지 입을 모아 ‘우린 다 알고 있으니까 쓸데없는 말은 할 필요 없다’는 깨달음의 경지에 다다른 듯한 표정을 지었다.

뭔가 적당히 놀림을 받는 것 같아서 조금 발끈할 뻔했다.

“하긴 잠을 잘 때도 렘수면이 있으면 논렘수면이 있다고 하니까-.”

갈색 파마가 말했다. 그러자,

“얘는 잘 나가다 웬 개 풀 뜯는 소리야!”

다른 친구들이 일제히 태클을 걸었다.

요컨대 갈색 파마는 ‘좋은 때가 있으면 나쁜 때도 있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것이 어쩌다가 수면과 연결이 되었는지는 수수께끼.

“그러니까 쪼옥~! 해버려.”

“응?”

“그, 러, 니, 까! 쪼옥~말이야.”

갈색 파마는 옆의 친구를 향해 입술을 쑥 내밀었다.

“어, 어째서 갑자기 그렇게 되는 건데!”

토이로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소리쳤지만 갈색 파마는 “너, 하나도 모르는구나~”하며 말을 이었다.

“요는 말이지, 자극이 필요하다는 거야. 자극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시라고.”

두 번씩이나 반복해서 말했다.

“좋아하잖아! 그냥 확 끌어안고 쪽~! 자, 괜찮아!”

“뭐가 괜찮다는 거야?”

토이로가 말하자 주위의 친구들은,

“그것도 그러네.”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어이없어하면서도 토이로는 왠지 ‘좋구나...’ 하고 엉뚱한 생각을 하고 말았다. 이런 식으로 이렇게 많은 친구들과 웃을 수 있는 것이 굉장히 좋다고.

그러자,

“힘내!”

갈색 파마는 일단 응원한다는 듯이 씨익 웃었다.

토이로는,

“고마워!”

하고 가까스로 조금 안도하며 웃음을 보였다.

“뭘! 천만의 말씀! ...그런 의미로 이 계란 주라.”

말하고 토이로의 반찬에 젓가락을 뻗는 갈색 파마. 그제야 간신히 토이로는 깨달았다.

“아니-. 잠깐! 내 도시락이 반밖에 안 남아 있잖아~~~!”

멍하니 정신을 팔고 있는 틈에 토이로의 도시락은 책상을 둘러싼 친구들에게 잠식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왜냐면 토이로의 도시락은 맛있어 보이는걸. 아니, 맛있어 보이는 게 아니라 진짜 맛있는걸~.”

안 그래-? 하고 물어와도.

그야 뭐 기쁘긴 하지만.

칭찬을 받으면.

그래도-.

조금이라면 몰라도 굶주린 들짐승들처럼 한꺼번에 달려들어 먹어치우는 건 삼가주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습니다만...

내 몫...이라기보다 사실은 내가 만든 음식을 가장 먼저 먹어줬으면 하는 사람이 따로 있으니까.

바로 얼마 전까지는 그 사람의 몫까지 도시락을 싸왔다.

[맛있어]

그 한마디를 듣는 것만으로도 바보처럼 기뻐서. 음식을 더 잘 만들 수 있게 되어 ‘맛있다’는 말을 더 듣고 싶었다.

그런데-.

요즘은 묘하게 엇갈리고 마는 것이다.

최근에 그는 그녀의 특기 분야이기도 한 요리에 자신도 눈을 뜬 듯 매일 도시락을 직접 싸왔다. 게다가 음식 솜씨가 부쩍부쩍 늘고 있어서 이대로 가다간 금세 토이로까지 추월해버릴 것 같은 기세였다.

그러고 보니 요즘 둘이 같이 있을 때의 대화도 온통 요리 얘기 뿐이었다. 맛내기의 비결 얘기 같은... 너무나 무드 없는 얘기가 아닐 수 없었다.

...무드?

“-!!”

순간 얼굴이 새빨개지는 것을 스스로도 확연히 알 수 있었다.

무드라니 나, 나, 난!

도대체 뭘 기대하고 있는 거니?!

그겁니까? 그겁니까?

아니, 아니, 아니, 아니, 아니, 아니, 아니, 아니, 아니.

‘그거’라니 뭡니까. ‘그거’라는 건!

혹시?!

쪼, 쪼, 쪼오, 쪼오..., 쪼, 쪼, 쪼- 병아리떼 쫑쫑쫑!!

아-, 아슬아슬했다.

도대체가 이런 건 새삼스런 일이었다.

지금까지는 토이로 스스로도 깜짝 놀랄 만큼 자연스럽게 그에게 대담한 행동을 해버리곤 했다. 꼭 안기도 하고 안기기도 하고.

......

잠깐!

꺄아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