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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며 둘러보았지만 쿠로에의 모습은 없었다.

하긴 4교시가 끝나기 무섭게 교실을 빠져나온데다 쿠로에가 매일 여기에 온다는 법도 없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인데.

“난 뭘 조급해하고 있는 거야...?”

입 속으로 조용히 혼잣말한 그는 “영차”하고 아저씨 같은 신음소리로 중얼거림을 지웠다.

평소 앉는 그늘에 앉았다.

어제 내린 비는 활짝 개어 있었다. 오늘은 강한 햇살 때문에 다시 기온이 올라갔다. 10월에 접어든 지도 1주일이나 지났는데. 기억이 잘못되지 않았다면 분명히 옷도 여름옷에서 가을옷으로 계절에 맞추어 바뀌었을 것이다. 물론 교복도.

그러나 검은색 교복을 입은 것은 두세 번.

“어떻게 된 거야...?”

한 손으로 햇볕을 가리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어떻고 나발이고 나도 모르겠다. 가하하하하하하하.

...라는 천연덕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올 것만 같았다.

그 정도로 맑고 화창한 날씨였다.

왜 몸이 둔해져 가는가는 수수께끼.

그래도 나는 그늘에 있다.

메~롱이다. 꼴좋다.

크헤헤헤, 항복이냐?

둔해질 틈도 없는 요즘이다.

“...그렇지만......... 항복이고 뭐고 맛이 간 건 내 머리 쪽이군...... 밥이나 먹자...”

마코토는 재빨리 도시락을 열었다.

오늘은 2단 도시락. 1단에는 밥을 꾹꾹 눌러 담았다. 어째서냐 하면 2단에는 ‘명란젓구이’가 강림해 계시기 때문이다.

마코토의 생각으로는,

[명란젓구아민 있으면 밥은 지평선 너머까지 얼마든 더 먹을 수 있다!]

는 지론이지만,

[의미를 모르겠네.]

하고 토이로가 일축해버린 것이 생각났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요즘은 거의 말을 하지 않고 지낸 것 같은데...?”

하지 않고 지낸 것 같은...것이 아니라 말을 거의 나누지 않았다.

게다가 토이로와 있을 때에도 거의 마코토 혼자서 떠들고 있었던 듯한... 그리고 그녀는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았으나 결국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무슨 일이 있으면 말해주면 좋을 텐데.”

우리 사이에 그런 신경을 쓸 필요가 있나?

혹시 말하기 힘든 일?

어쨌든.

“말해주면 좋은데.”

마코토는 쉽게 생각하지만 그녀에게는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이미 복잡하게 뒤얽히고 단단히 매듭이 지어진 마음은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마코토는 그 사실을 전혀 깨닫지 못한 채 ‘나의 길을 가련다’는 식으로 그녀를 걱정하고 있었다.

처음 만났을 때와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었다.

그것이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결국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결정하는 것은 그들. 그리고 그녀들.

언제나 그렇다.

누구든 그렇게-.

#

“마음은 줄곧 거기에 있을 거야.”

새하얀 여자아이는 가을바람에 머리를 휘날리며 언젠가의 하늘에 떠 있었다.

그 주위에서는 검은 고양이가 박쥐처럼 생긴 날개를 펼치고 소란스럽게 날아다니고 있었다.

“이번엔 뭐야? 응?”

검은 고양이는 커다란 황금색 눈동자를 가늘게 뜨고 주인을 바라보았다.

“마음은 줄곧 거기에 있고 ‘소중한 것’을 소중히 여기고 있어. 그저 그뿐.”

“흐으으으으으으으으으음. 그런가-. 어쩐지-. 응.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사옵니다.”

검은 고양이는 일부러 정중한 말투로 익살을 떠는 듯 말했다.

“응, 그래? 다니한테는 쪼끔 어려웠나-. 아직 어리니까아.”

짓궂게 대꾸하듯이 여자아이는 검은 고양이를 얼렀다.

“아냐! 아냐! 한 번 더 말하지만 아니야!! 난 아이가 아닙니다! 오히려 굉장히 완벽한 사마입니다!!”

“아하하하, 그래? 그렇지.”

여자아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하지만 다음 순간에는 당장이라도 한숨을 내쉴 듯한 표정이 되어버렸다

마음은 줄곧 거기에 있고 ‘소중한 것’을 소중하게 아끼고 있다.

다만 그뿐인데.

그렇듯 쉬워 보이는 일이 사실은 너무나 어려워서 언제나 사람을 망설이게 하기도 하고 현혹시키기도 한다.

“그래도 살아 있으면 ‘소중한 것’은 점점 늘어나. 언젠가 품에 다 끌어안을 수 없을 정도로 많아지지. 당연한 것이 아니라 특별한 존재. 그것 때문에 마음이 약해지기도 하고 강해지기도 하지만 결국 항상 웃고 싶은 거잖아?”

“그렇게 물어도...”

말하면서도 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