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글을 시작하기 전에 알려줄 게 있습니다. 공부법 글/강연 아무리 접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효율적인 공부법을 알게 된 학생일수록 자만하여 공부를 덜 하는 경우도 많이 봐왔습니다. 책은 구매 행위, 소유하는 행위가 주는 기쁨이 너무 커서(?) 읽지 않아도 다 읽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책의 내용을 다 읽고, 필요한 상황에서 써먹을 수 있어야 책이 내 것이 된 것입니다. 구매/소유는 공부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을 명심하고 글을 읽어주기 바랍니다.
1. 기초개념 잡기
(예비) 고1은 기초 개념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직은 수능형 문제, 모의고사 점수에 신경쓰지 않아도 됩니다. 문제풀이력은 고2, 3 때 <국어의 기술1, 2>로 몇 달만 하면 금방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기초개념만 꽉 잡혀있다면요. 예를 들어, 반어, 역설이 무엇인지 설명할 수 있나요? 분명 중학생 때 배웠을 겁니다. 그런데 그것을 설명할 수 있는 학생은 드뭅니다. 이건 고3, 재수생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김소월의 <진달래꽃>에 나오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가 역설인지 반어인지 물어보면 헷갈려하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어휘/개념을 한 번만 제대로 정리하고 넘어가면 되는데 이를 게을리하고 대충 문제를 풀다 보니 매번 "나는 기초개념이 부족해"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기초개념을 위한 추천교재로, 국어의 기술0(국기0)을 추천합니다. 35개의 기초개념, 100개의 국가수준학업성취도 문항으로 쉽고 빠르게 개념을 습득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공부가 아직 익숙하지 않은 학생일지라도 30일 동안 조금씩, 꾸준히 공부하면 국어에 자신감이 생길 겁니다!
만약 "나는 책보다 강의를 듣는 게 더 좋아요!"라고 한다면 EBS 윤혜정 선생님의 <개념의 나비효과>도 추천합니다.
(아래 이미지를 클릭하면 강의 사이트로 연결됩니다.)
다만 위 소개에도 나와있듯이, 개념의 나비효과는 고3 대상으로 광범위한 개념을 총정리하는 성격이 강해서 (예비) 고1 학생이 듣기에는 조금 힘들 수 있습니다. 아직 공부하는 게 익숙하지 않다면 의지력이 약해서 앞부분만 듣다가 또 중도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요.
그럴 때는 국어의 기술0(국기0)으로 고1 때 공부했다가 고2 겨울방학 때 위 강의로 쭉 복습심화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2. 어휘력 쌓기
고등학생이 되면 알아야 할 어휘가 확 늘어납니다. 예를 들어 이름을 지어 붙인다는 '명명'(命名)은 중3 학업성취도평가에서는 각주로 제시됩니다. 학생들이 모를 수 있으니 친절히 설명해주는 것이죠. 하지만 고등학생 시험에서는 각주로 설명되는 일이 없습니다. 당연히 알아야 할 단어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전기적'이라는 단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마 이 단어를 들으면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뜻이 한두 개 있을 텐데, 고등학생이라면 3가지를 알아야 합니다. 교과서와 시험에 3가지 뜻이 골고루 등장합니다.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편재'도 두 가지 뜻을 다 알아야 합니다. 맥락에 따라 편재는 한쪽에 치우쳐서 존재를 뜻할 수도 있고 혹은 완전히 반대로 (치우치지 않고) 보편적으로 존재를 뜻할 수도 있습니다. 어느 하나의 뜻만 안다면 문장을 영 이상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휘력을 강화하려면 풍부한 독서와 그때그때 모르는 단어를 만날 떄마다 사전을 찾아보는 습관이 둘 다 필요합니다. 또한 사회, 과학 과목을 공부하며 기초개념을 잘 닦아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국어지문으로 출제되는 지문은 영역을 가리지 않기 때문에 다른 교과 지식이 도움될 때가 많습니다.
어휘력을 위한 추천교재로, 결국은 어휘력을 추천합니다. 기존에 어휘책이 많긴 하지만 사전적 뜻풀이만 달랑 소개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깊게 설명할 필요가 있는 단어를 엄선했고, 풍부한 예문을 통해 단어의 쓰임을 볼 수 있게 했습니다. 고등학생 국어공부법에도 필수적이지만, 대학생/직장인도 교양삼아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3. 독서
독서가 중요하다는 것을 (비록 실천은 못하더라도!) 다들 잘 알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대학입시에서 독서의 위상이 더 높아진 것도 알고 있나요? 예전에는 책 읽을 시간에 문제 하나라도 더 푸는 게 중요했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대입 수시 전형 중 하나인 학생부종합전형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학생부 ‘독서 활동상황’에 무엇이 어떻게 기록되느냐가 대입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게 됐습니다. 지원하고자 하는 전공 관련 독서를 통해 ‘전공 적합성’을, 학교 수업과 관련 독서를 통해 ‘학업 역량’을, 문과생이 과학 책을 읽거나 이과생이 철학 책을 읽음으로써 ‘경험 다양성’ 등을 다채롭게 보여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 수능 국어영역 독서지문이 어려워졌습니다. 배경지식이 없어도 문제를 풀 수 있게 출제는 됩니다. 하지만 배경지식이 있으면 매우 유리할 만한 전문적인 내용이 곧잘 나옵니다. 따라서 어차피 학생부 기록을 위해 독서를 해야 한다면, 수능 국어영역에 직결될 수 있는 책을 고르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책의 내용이 수능에 나올 수 있을뿐더러, 학생부종합전형 입학사정관에게 ‘전공 적합성’, ‘경험 다양성’ 등을 매력적으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추천할 만한 도서를 제 블로그 - 책소개- 독서활동 추천도서에 꾸준히 올려나가겠습니다. 그 첫 번째로 『미래를 바꾼 아홉 가지 알고리즘』을 추천합니다. (아래 이미지를 클릭하면 책에 대한 제 소개글로 연결됩니다.)
어려운 내용을 쉽게 설명하면서도 또 깊게 들어갑니다.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쉽고 얕은 책만 읽어서는 안 됩니다. 조금 어렵더라도 깊게 들어가는 책을 읽어야 실력이 늡니다. 학생부에 올라갈 책 목록으로도 적합하고요.
책을 읽은 후에는 선생님께 제출하세요. 위 책을 기준으로, 만약 공개키 알고리즘의 수학적 원리에 초점을 맞춰 썼다면 수학 선생님께,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뉴런에 초점을 맞춰 썼다면 과학(생물) 선생님께 제출하면 됩니다. 독서활동에 대해서는 교과담당선생님이 입력하는 것을 원칙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담임선생님도 입력할 수 있긴 합니다.)
다소 긴 글이었지만 담고 있는 논지는 단순합니다. 기초개념을 꽉 잡고, 어휘력을 늘리고, 독서를 꾸준히 하라는 것! 중학교 국어 공부법이랑 비슷하지만, 고등학생이 되면 그 깊이가 더욱 깊어져야 합니다. 고등 국어 공부법이라고 겁먹을 필요 없습니다.
※ 고등학생이 되면 내신을 특히 잘 관리해야 합니다. 대학입학전형방법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학생부종합전형 다들 알죠?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내신성적입니다. 기초개념을 일찍 튼튼히 해두면 내신 대비할 때 분명 도움이 될 겁니다. 고2, 3 때 점수가 올라가는 그래프를 보여준다고 해도, 고1 때부터 성실히 한 모습에 비할 바가 아니죠. 그러니 일찍 기초개념을 잡아서 내신에서 높은 성적을 받아두길 바랍니다.
※※ 어휘력과 독서는 대학 들어갈 때까지, 아니 대학생이 되어서도 꾸준히 해나가야 하는 일입니다. 고등학생 때 좋은 습관을 들이면 살면서 두고두고 도움이 될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