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3월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예요. 웨딩 준비하다가 문득 “결혼 전에 부모님이랑 해외여행 제대로 한 번도 못 갔네?” 싶은 거예요. 그래서 약간 번개처럼 괌 여행을 잡았어요. 더 특별했던 건, 여기가 부모님 신혼여행지였다는 거예요. 엄마가 예전 사진 보여주시면서 “그때 진짜 행복했지” 하시던 게 계속 마음에 남아서, 이번엔 제가 그 길을 다시 같이 걷고 싶었거든요.
막상 괌에 와서 바다도 보고 야경도 보고… 진짜 예쁘고 좋았는데, 여행 3일쯤 되니까 현실적인 벽이 하나 생겼어요. 바로 “밥”이요. 저는 로컬 음식도 잘 먹는 편인데, 부모님은 아무래도 향이나 간이 낯설면 금방 힘들어하시더라고요. 처음엔 괜찮다 하셨는데 점점 젓가락이 느려지는 게 보여서 마음이 쓰였어요. 그때 딱 느꼈죠. 아, 오늘은 따뜻한 한국 밥이 필요하다.
괌 음식이 맛이 없는 건 절대 아니에요. 저도 로컬 음식 좋아하는 편이라 첫날, 둘째날은 신나게 먹었거든요. 근데 어른들한테는 이야기가 조금 다르더라고요. 향이 낯설거나, 소스가 달거나, 기름진 음식이 계속 이어지니까 점점 지치시는 게 보여서… 괜히 마음이 쓰였어요.
처음엔 “괜찮다~ 여행 왔으니까” 하시던 부모님도 3일째쯤 되니까 식사 때마다 속도를 좀 늦추시더라고요. 그때 느꼈어요. 여행이 아무리 좋아도, 밥이 안 맞으면 하루 컨디션이 통째로 흔들릴 수 있구나 하고요.
그래서 그날 저녁은 딱 정했어요. 오늘은 무조건 한식. 따뜻한 국물, 밥이랑 같이 먹는 그 느낌이 필요하겠더라고요. 부모님도 “아 진짜 한국 음식 먹고 싶다” 하시면서 되게 반가워하셨어요.
청담은 투몬 중심부에 있어서 이동이 엄청 편했어요. Pale San Vitores Rd 라인이라 호텔 많은 구역이랑 동선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느낌? 그리고 길 찾는 건 더 간단했어요. “투몬 경찰서(Guam Police Department) 맞은편” 이거 하나만 기억하면 끝이에요.
저희는 투몬 쪽 호텔에서 천천히 걸어갔는데, 저녁 바람 맞으면서 산책하듯 가니까 그 자체로도 기분이 좋더라고요. 부모님도 “가깝네~” 하시면서 부담 없이 따라오셨고요. 어른들 모시면 이동 동선이 진짜 중요하잖아요. 그런 면에서 청담은 괌 여행 일정에 넣기 너무 편한 괌식당이었어요.
문 열고 들어가는데, 뭔가 익숙한 한식 냄새가 확 나더라고요. 그 순간 저도 모르게 마음이 풀렸어요. 근데 부모님 반응이 더 귀여웠어요. 엄마가 “아휴… 여기 오길 너무 잘했다” 하시고, 아빠도 주변 한 번 보고는 고개 끄덕끄덕.
매장 분위기도 깔끔하고 차분해서 가족끼리 식사하기 좋았어요. 너무 시끄럽거나 정신없는 느낌이 아니라, 여행 중에 잠깐 숨 돌리는 느낌이랄까. 괌의 화려한 분위기 속에서 잠깐 “한국 저녁”으로 돌아온 기분이었어요.
자리에 앉자마자 또 괜히 마음이 따뜻해진 순간이 있었는데요. 옆 테이블에 한국에서 놀러오신 가족분들이 식사 중이셨어요. 귀여운 손녀랑 같이 오셨는데, 그 손녀가 진짜… 너무 귀여운 거예요. 제가 계속 몰래 힐끔힐끔 봤다니까요 ㅎㅎ
그분들이 먼저 말을 걸어주셨는데 “여기 여행 내내 와서 거의 전메뉴 다 먹어봤는데 진짜 다 맛있어요” 이러시는 거예요. 아 그 말 들으니까 저도 더 기대가 되더라고요.
근데 더 웃긴 건 우리 아빠… 갑자기 옆 테이블 아버님이랑 소주 주고받기 시작하셔서 ㅋㅋㅋ
“일정 맞으면 투어 같이 가요!” 하면서 번호 교환까지 하셨어요. 인싸 아빠 때문에 엄마랑 저랑 가끔 난처할 때가 있긴 한데, 이때는 저도 한국 분들 만나니까 괜히 든든하고 반가웠고요. (근데 두 분이 따로 연락하셨는지는… 저는 아직 못 들었어요 ㅋㅋ)
그리고 그 손녀를 보면서 괜히 저 혼자 상상도 해봤어요. 저희는 딸을 원하고 있거든요!
“나중에 나도 저렇게 귀여운 딸 생기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더라구요. 여행 중에 갑자기 그런 마음이 들어서 저도 살짝 웃겼어요 ㅎㅎ
아, 그리고 아빠가 갑자기 “사진 찍어드릴까요?” 하시더니 그 가족 사진을 찍어주셨는데요. 잘 모르시는 분들이라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했어요 ㅎㅎ 그래도 괌에서 우연히 만난 한국 가족의 따뜻한 순간이 저희 여행에도 살짝 스며든 느낌이라, 그 사진이 은근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음식은 그냥 “한국에서 먹던 그 맛”이었어요. 과장 없이, 익숙하고 편한 맛. 부모님이 드시면서 계속 “속이 풀린다” 하시는데 그 말이 진짜 찐이더라고요. 아빠는 밥 드시고 나서 “역시 한국인은 밥을 먹어야 힘이 나지” 이러셔서 저 혼자 웃음 터졌어요. 그날 식사 내내 표정이 환해지신 게 보여서, 저는 그게 제일 좋았어요.
괌에서 한식 한 끼가 이렇게 가족 분위기를 바꿔줄 줄 몰랐거든요.
그날 저희가 먹은 건 쭈꾸미볶음이랑 삼겹살이었어요. 사실 부모님이 한식 찾으실 때는 “맵고 자극적인 거 말고 밥이랑 딱 먹기 좋은 거”를 원하시잖아요? 청담 메뉴판 보자마자 엄마가 쭈꾸미볶음 딱 찍으시더니 “이거 밥 비벼 먹으면 최고겠다” 하셔서 바로 주문했어요.
쭈꾸미볶음은 딱 한국에서 먹던 그 매콤달콤한 맛이라, 한 입 먹자마자 “아… 살겠다” 소리가 절로 나왔어요. 쭈꾸미가 질기지 않고 탱글탱글해서 씹는 맛이 좋았고, 양념이 너무 과하지 않아서 밥이랑 같이 먹기 진짜 딱이었어요. 괌에서 이런 쭈꾸미볶음을 먹을 줄은 몰랐는데, 역시 괌한식당 제대로 찾으면 여행 퀄리티가 달라지더라구요.
그리고 삼겹살은 말해 뭐해요… 불판 위에 올리자마자 지글지글 소리 나는 그 순간부터 우리 가족 텐션이 확 올라갔어요 ㅋㅋ 겉은 바삭하게 잘 익고 속은 촉촉해서 그냥 소금만 살짝 찍어도 맛있고, 상추쌈 싸 먹으니까 진짜 한국 고깃집 생각나서 괜히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부모님도 “고기 질 좋다” 하시면서 완전 만족하셨고요.
결론(?)은 아니고 그냥… 괌식당 청담은 “괌에서 한식 땡기는 날”에 가면 후회 없겠다 싶었어요. 특히 저희처럼 부모님 모시고 온 여행이면 더더욱요. Korean restaurant in Guam 찾는 분들한테 진짜 든든한 한 끼가 되어줄 느낌!
괌에 한식당이 여러 곳 있긴 한데, 청담은 위치도 편하고 분위기도 편안하고, 무엇보다 어른들이 좋아하실 “정직한 한식” 느낌이라서 더 마음에 남았어요. 여행 중간에 한 번쯤 괌한식당이 필요한 날이 오잖아요? 그때 청담은 진짜 든든한 선택이 될 거예요.
부모님 신혼여행지였던 괌을, 이번엔 제가 모시고 다시 와서 같이 밥 먹고 웃고… 그날 청담에서의 저녁이 여행 전체를 더 따뜻하게 만들어준 느낌이에요. 그래서 저한텐 “괌에서 제일 든든했던 한 끼”로 오래 기억될 것 같아요.
괌에서 괌식당 찾는 날이 온다면, 저는 똑같이 청담부터 떠올릴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