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올해 한국영화 100년 기념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창작희곡이다.
100년전 한국 최초의 영화인 동명의 ‘의리적구토’가 연쇄극(Kinodrama)이라는 연극과 영화가 합쳐진 형태로 서울 단성사에서 개봉되었었다.
3.1운동이 일어난 해에 국내자본, 국내연출가, 국내배우에 의해 만들어진 최초의 영화라는 것은 큰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또한 원작이 연극이었다는 점, 그리고 그것이 당시의 시대상에 맞추어 스크린으로 개봉되었다는 점 역시 역사적으로 주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당시의 의리적 구토 (혹은 구투)는 필름도 시나리오도 사진도 남아있지 않다.
단지 개봉과 흥행에 관련된 신문기사 기록만 존재한다.
‘부유한 집의 아들 송산이 집안의 재산을 탐내며 흉계를 꾸미는 계모 때문에 고심하다가 결국 정의의 칼을 빼든다’는 내용의 두 줄짜리 줄거리만을 가지고 연출가이자 작가인 전훈이 110분짜리 사실주의 희곡으로 완성시켰다.
한국영화 100년에 의미를 부여하여 창작된 작품이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한국 최초의 영상연극 100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무엇이던 이 작품의 발굴과 리메이크는 연극과 영화사에 주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당시 영화를 연출한 김도산 감독은 1918년 처음 ‘의리적 구투(鬪)’란 연극을 대중들에 소개한 후 이듬해 ‘의리적 구토(討)’로 연극 및 영화를 만들었다. 따라서 구토 혹은 구투 모두 같이 사용된다.
-정리 안똔체홉학회
작품의 배경은 1919년 3월 1일부터 그해 겨울까지 진행된다.
당시의 최고 요정이라는 명월관에서 주인공 송산은 황당한 일을 겪는가 하면, 자신의 부암동 명문가문 재산을 노린 일당의 위협을 받는다.
그런 가운데 그는 독립운동에 자금지원을 하기도하고,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기생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부친이 병을 앓다 돌아가신 후에는 휘몰아치는 운명을 맞아 노숙자가 되고 만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결단을 내리기 시작한다는 내용을 담고있는 2019 신작 <의리적구투>는 우습고도 슬픈, 정의로우면서도 수치스러운 풍자가 담긴 희비극이다.
명월관이 배경인 1막에서 주인공이 벌인 술판의 옆방이 공교롭게 독립선언서를 민족대표 33인이 낭독한 곳이라던지, 수감된 만해 한용운선생이 쓴 ‘조선독립의 서’가 기생을 통해 유출되어 상해임시정부로 전달되는 과정은 아주 흥미로운 설정으로 희곡의 백미이다.
한 집안의 몰락을 일제강점기로 비유한 은유적 표현 방법은 세련미를 더한다.
안똔체홉극장에서 고전작품으로 연기력이 다져진 배우들의 기술적 연기와 독특한 인물묘사가 빛을 발하는 이 작품은 복각이 아닌 창작으로 자리하여 국내 희곡의 마스터피스가 될 것을 확신한다.
작,연출 _ 전훈
작곡_김린
노래_김은지
무대디자인_Dmitree JH
음향디자인_니키타 프로젝트
조명디자인_최지훈
소품디자인_권대현
의상디자인_Aori Moda
무대제작_stage tal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