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송호수 생태풍경

왕송호수 생태풍경 : 2022 에코드로잉 단체전

그리는 행위는 그리워하는 마음의 표현이다. 생물을 직접 그려보면 생태계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자란다. 왕송호수에 사는 생물을 관찰하고 형태와 구조를 이해하며 선과 색으로 그려내는 과정은 그리움과 애정에서 시작되었다.

왕송호수 생물다양성 보전 프로젝트를 위해 에코드로잉 팀이 모였다. 지역 생태환경 보전에 관심이 많은 동호인이 함께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직접 그려보고자 했다. 에코드로잉 팀은 매주 수요일 저녁 온라인으로 모여 왕송호수의 생태계를 구성하는 다양한 야생생물을 알아보았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각자의 개성이 담긴 드로잉 기법을 모색했다.

에코드로잉 팀은 매 주 수요일에 완성한 작품을 온라인에 게시하며 왕송호수 생태계 보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서식지 파괴와 기후변화로 위기에 처한 멸종위기 야생동물을 직접 그려보며, 생태계에 대한 더 깊은 애정을 가질 수 있었다. 이런 작은 마음들이 모여 미래의 생태계를 다양하고 건강하게 만들 것이다.

왕송호수 생태풍경 2022 에코드로잉 단체전이 더 많은 시민들에게 왕송호수 생태계의 다양성을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 전시기간 2022_08_02_화-31_수 09:00-18:00 (매주 일, 월요일 휴관)

◉ 전시장소 왕송호수 작은도서관 / 경기도 의왕시 부곡동 577-4 레솔레파크(자연학습공원) 내

◉ 전시주관 레솔레파크 작은도서관,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 느림, 사랑의열매, 숲과나눔

'왕송호수 생물다양성 보전 프로젝트'는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재)숲과나눔의 미래세대를 위한 더 나은 환경 프로젝트 '초록열매' 사업입니다.

왕송호수의 포유류, 삵과 수달

삵은 고양이과의 포유동물로 ‘살쾡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호랑이와 표범, 늑대 같은 대형 포유류가 사라진 우리나라 육상에서 서식하는 최상위 포식자이다. 삵은 건강한 자연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삵은 작은 포유동물이나 새를 주요 먹이로 사냥하며, 다 자란 삵은 그보다 덩치가 큰 고라니도 사냥할 수 있다.

그러나 도시의 확장으로 인해 산악지역와 인접녹지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삵의 개체수가 감소해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왕송호수와 인접한 의왕시 월암동 지역에서 삵의 이동과 먹이활동이 확인된 바 있으며, 최근 월암지구 개발사업 당시 작성된 환경영향평가에도 삵의 이동경로 확인을 위한 관찰카메라 설치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최근 왕송호수 생물다양성보전 프로젝트 모니터링 팀의 생물모니터링 탐사 과정에서 왕송호수 인근에서 서식하는 삵의 모습을 확인한 바 있다. 아직 상세한 이동경로는 파악되지 않았으나 왕송호수 일대에서 이 지역을 영역으로 삼고 있는 삵이 살고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

종이배 김정은의 「야생의 최상위 포식자 삵」은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 삵의 맹수성을 표현한 드로잉 작품이다. 삵의 독특한 줄무늬, 둥근 얼굴과 귀의 형태, 뭉툭한 꼬리 등 외형적인 특징을 살려 간결하게 묘사했다. 특히 삵의 두상과 줄무늬를 상세하게 묘사하여 얼굴을 가로지르는 세로줄을 강렬하게 표현했다.

종이배 김정은
「야생의 최상위 포식자 삵」

왕송호수와 수계인 황구지천과 금천천 일대에서도 수달이 살고 있다. 왕송호수 생물다양성 모니터링단은 왕송호수, 황구지천, 금천천 일대에서 수달의 먹이와 배설물 흔적이 있는 장소를 20곳 이상 확인했다.

에코드로잉 팀은 2022년 5월 25일 세계 수달의 날을 기념해 다함께 수달을 그렸다. 씨앗 김미숙의 「왕송호수에는 수달이 살고 있다」는 수달의 둥근 머리와 유선형의 몸통, 긴 꼬리 등 외형적 특징을 간결하게 묘사한 색연필 드로잉 작품이다. 김은영의 「귀여운 수달」은 수달을 캐릭터화하여 귀여운 얼굴과 표정으로 재해석한 드로잉이다. Silver 최은영의 「수달과 함께」는 전면에서 바라본 수달의 둥근 머리와 앞발을 생생하게 묘사한 작품이다. 상수리 이동현의 「민물의 사냥꾼 수달」은 수달이 민물고기를 사냥해 포식하는 모습을 묘사했다.


씨앗 김미숙 「왕송호수에는 수달이 살고 있다」


김은영 「귀여운 수달」


Silver 최은영 「수달과 함께」


상수리 이동현 「민물의 사냥꾼 수달」


오명화 「왕송호수 생태풍경 - 수달」


왕송호수에 서식하는 포유류 수달과 삵의 공존은 중요한 문제이다. 멸종위기 야생동물 중 최상위 포식자이자 핵심종으로 적극적인 보호가 필요하다. 수달의 보전을 위해서는 수질환경 관리와 함께 수생태계의 건강성 유지가 중요하다. 삵의 보전을 위해서는 산지와 인접녹지의 보전과 먹이동물이 되는 작은 포유류와 조류의 서식이 중요하다. 삵의 서식지가 도로개발로 인해 단절된 구간에서는 로드킬의 위험도 크다. 수달과 삵의 이동경로를 조사하고 서식지 영역을 파악해 인근의 위협요인을 방지해야 한다. 또한 생태계의 생물다양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지속가능한 도시개발이 필요하다.


왕송호수의

왕송호수는 97종 이상의 새가 살아가는 곳이다. 겨울에는 51종의 철새가 모여들고, 여름이면 45종의 철새가 찾아오는 철새도래지로 유명하다. 해마다 철새가 찾아오는 시기에 왕송호수에는 탐조가와 사진작가가 커다란 망원경과 카메라를 들고 나타난다. 그외에도 왕송호수에서 살아가는 텃새들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다.

씨앗 김미숙 「다시 또, 밀화부리」

씨앗 김미숙의 「다시 또, 밀화부리」는 그의 밀화부리 연작 중 하나이다. 그는 밀화부리를 여러 차례 그렸지만 야생에서 직접 마주친 적이 없어 사진을 참고해 드로잉했다. 밀화부리는 한반도 전역을 찾아오는 나그네새로 과거에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개발사업으로 인한 서식지 훼손으로 도래하는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다. 국가적색목록 관심대상, 경기도 보호종으로 지정되었다. 왕송호수에서는 서쪽의 인접 숲에서 발견된 적이 있다.


Silver 최은영 「왕송호수의 새 - 오색딱따구리, 꼬마물떼새, 원앙」

Silver 최은영은 「왕송호수의 새 - 오색딱따구리, 꼬마물떼새, 원앙」 세 종을 드로잉했다. 오색딱따구리는 나무에 구멍을 파고 구멍 속에 둥지를 튼다. 검정색, 흰색, 붉은색, 주황색, 갈색의 알록달록한 깃털이 매우 아름답다. 왕송호수 서쪽 숲서식지에서 오색딱따구리를 자주 볼 수 있다.


느림보 「꼬마물떼새」

꼬마물떼새는 여름철새로 왕송호수 인근 인공습지에서 만날 수 있다. 동그란 눈과 선명한 노란색 테두리가 아름답다. 꼬마물떼새와 비슷한 흰목물떼새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왕송호수 일대에서 드물게 목격된다.


이진아 「원앙」

원앙은 천연기념물 327호로 지정된 물새로 선명하고 강렬한 색상이 아름답다. 겨울이 되면 왕송호수와 인근 하천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왕송의 겨울철새이다. 이진아의 「원앙」은 색종이를 오려놓은 듯 강렬한 색상을 가진 원앙의 모습을 인상적으로 묘사했다.


김은영 「목소리가 예쁜 꾀꼬리」

김은영 「목소리가 예쁜 꾀꼬리」는 대표적인 여름 철새 꾀꼬리를 강렬하게 표현했다. 꾀꼬리는 여름이면 우리나라를 찾아와 마을숲이나 산기슭의 나무 높은 곳에 둥지를 튼다.



종이배 김정은 「박새와 꾀꼬리」

꾀꼬리는 아름다운 울음소리로 유명해서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을 꾀꼬리에 비유하기도 한다. 눈선과 날개깃 꼬리에 짙은 검정색 깃털이 지나가는 꾀꼬리의 노란색 깃털과 분홍빛 부리도 무대 위에 설 듯 화려한 모습이다.

아름다운 외모와 소리로 사랑받는 꾀꼬리이지만 성격이 온순한 편은 아니라서 섣부르게 접근하다간 날카로운 울음소리와 함께 공중공격을 받게 될 수도 있다.

종이배 김정은의 작품 「박새와 꾀꼬리」는 화려한 꾀꼬리와 소박한 박새를 나란히 배치했다.

씨앗 김미숙 「박새」

씨앗 김미숙의 「박새」도 우리나라에서 흔히 번식하는 텃새인 박새의 모습을 자세하게 묘사한 작품이다. 박새는 검정, 흰색, 회색 깃이 주를 이루며 눈에 띄는 외모는 아니지만 자세히 관찰하면 녹색과 노란색이 도는 깃털의 은은한 광택을 볼 수 있다.


김은영 「멋진 사냥꾼 황조롱이」

왕송호수 인근에서 가장 자주 만날 수 있는 맹금류는 황조롱이, 소형 맹금류로 설치류나 소형 조류를 사냥하며 살아간다. 매우 빠른 속도로 날고 사냥감을 발견하면 급강하 급상승하여 사냥하는 모습을 포착하기는 쉽지 않다. 김은영의 「멋진 사냥꾼 황조롱이」는 황조롱이의 두상을 확대하여 드로잉한 작품이다. 황조롱이의 동그란 검은 눈과 뾰족한 부리, 아름다운 깃털의 모습을 표현했다.


느림보 새호리기


왕송호수의 곤충

씨앗 김미숙 「풀밭 위 왕잠자리 수채」

왕잠자리는 ‘왕’이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대형 잠자리이다. 잠자리가 탈바꿈해 어른벌레(성충)이 되기 전의 어린벌레(유충)는 물에서 자라기 때문에 ‘수채’라고 하며 우리말로는 ‘학배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왕잠자리 수채는 5cm정도 크기이고 다 자란 왕잠자리 성체는 배 길이만 5cm 이상으로 잠자리 중에도 덩치가 크다.

잠자리는 물속이나 물가의 식물에 알을 낳고, 알에서 깨어난 잠자리 수채는 물속에서 자란다. 왕잠자리 수채는 물속에서 자라며 강력한 아래턱으로 수서곤충, 올챙이나 작은 물고기를 사냥해 먹는다. 왕잠자리 수채는 모기의 유충인 장구벌레를 잡아먹는 천적이기도 하다. 왕잠자리 수채는 자라난 후 물 밖으로 나와 탈피하여 성충이 된다.

씨앗 김미숙의 작품 「풀밭 위 왕잠자리 수채」는 유충 단계인 왕잠자리 수채가 풀밭 위를 거니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물속에서 자라는 수채가 왜 풀밭 위에 있을까? 왕송호수 정비사업 중 물가의 부들을 베고 물속에서 자라는 여러 식물을 무작위로 걷어내면서 왕잠자리 수채도 물 위로 딸려 올라오고 만 것이다. 작가는 왕송호수 생물다양성 모니터링 중 이런 상황을 포착하고, 생물다양성을 고려하지 않은 정비사업이 수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알리기 위해 드로잉으로 기록했다.


상수리 이동현 「대모잠자리」

상수리 이동현의 「대모잠자리」는 대모잠자리의 외형적 특징을 충실하게 묘사한 드로잉 작품이다. 대모잠자리는 배길이 3cm 정도의 중간 크기 잠자리로 몸은 갈색 바탕에 짙은 색의 마디줄무늬가 특징이며 날개에 있는 흑갈색 점무늬가 아름답다. 갈대와 같은 수생식물이 많이 자라고 유기물이 풍부한 갯벌, 연못, 습지 등에 서식한다. 습지와 갯벌이 개발사업으로 파괴됨에 따라 개채수가 감소해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되었다. 왕송호수 인근 인공습지에서 2017년 5월에 발견된 기록이 있다.


상수리 이동현 「꼬마잠자리」

꼬마잠자리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잠자리로 몸길이가 1.5cm 정도로 동전 크기보다 작다. 수컷은 고추잠자리 같이 몸 전체가 붉은 색을 띄고 암컷은 갈색에 노란 마디줄무늬가 있다. 꼬마잠자리는 여름철 습지에서 관찰할 수 있으나 서식지 파괴로 개체수가 급감하여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되었다.

상수리 이동현의 드로잉 「꼬마잠자리」는 막 우화하여 날개를 펴고 있는 꼬마잠자리의 모습을 묘사했다. 잠자리 번데기가 탈바꿈을 하여 성체가 되는 과정을 우화라고 부른다. 고치 속에서 웅크렸던 몸통과 꼬리를 펴고 날개를 펼치며 햇살에 말리는 장면을 포착한 사진을 바탕으로 드로잉했다.

꼬마잠자리는 우리나라 외에도 일본이나 동남아시아 일대에도 널리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최근 유전자 분석 결과 외국에 서식하는 꼬마잠자리는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꼬마잠자리와 다른 종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2020년 우리나라의 꼬마잠자리는 ‘한국꼬마잠자리 Nannophya koreana’ 신종으로 등재되었다.

우리나라에만 살고 있는 한국꼬마잠자리가 멸종된다면 전세계에서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한 종의 멸종이 일어나지 않도록 특히 우리나라에서의 서식지 보호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씨앗 김미숙 「색을 말하다. 길앞잡이」

씨앗 김미숙의 「색을 말하다. 길앞잡이」는 길앞잡이의 아름다운 색상과 광택을 표현했다. 느티나무 김영내가 촬영한 사진을 원작으로 하여 색연필로 드로잉했다. 길앞잡이는 사람이 걷는 길에 길 안내를 하듯이 불쑥 나타났다가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면 조금 앞으로 훌쩍 날아가는 습성이 있다. 육상곤충 중에도 달리기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가까이서 육안으로 관찰하기가 쉽지 않으나, 길앞잡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껍질날개의 빨강 초록 파랑 선명한 색상과 광택이 아름답다.


겨루 경 「우리와 영원히 함께 하길, 꼬리명주나비와 쥐방울덩굴」

꼬리명주나비는 날개 끝의 긴 꼬리 모양이 날렵하며 명주(비단의 종류) 같이 부드럽고 고운 광택이 특징인 호랑나비과의 나비이다. 암컷은 검정색 바탕, 수컷은 흰색 바탕에 아름다운 무늬가 있다. 꼬리명주나비는 쥐방울덩굴을 먹고 자란다.

나비는 대부분 애벌레일 때 식물을 먹고 자라는데, 특정한 나비가 먹고 자라는 특정한 먹이식물(식초)을 ‘기주식물’이라고 부른다. 호랑나비과의 애벌레는 산초나무나 탱자나무 등을 먹고 자라며, 흰나비과의 애벌레는 배추나 유채 등을 먹고 자란다. 네발나비 애벌레는 환삼덩굴을 먹고 자라는데, 환삼덩굴은 유해식물로 지정되어 대대적인 제거사업을 벌이지만, 만약 환삼덩굴이 사라진다면 네발나비도 멸종하게 될 것이다.

전국에서 흔히 자라던 쥐방울덩굴의 서식지가 줄어들면서 꼬리명주나비의 개체수도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십여 년 전부터 우리나라의 여러 지역에서 꼬리명주나비 복원사업으로 쥐방울덩굴 서식지를 훼손하지 않고 보전한 결과 지금은 꼬리명주나비 개체수가 늘어나고 있다. 생태계에 사람의 개입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와 긍정적인 개입을 통해 복원사업이 성공할 수 있음을 확인한 사례이다.

겨루 경의 작품 「우리와 영원히 함께 하길, 꼬리명주나비와 쥐방울덩굴」은 꼬리명주나비와 쥐방울덩굴의 관계를 묘사한 작품이다. 작품 좌측에는 쥐방울덩굴의 특징을 살려 하트 모양 잎사귀와 둥근 씨방을 묘사하고, 쥐방울덩굴을 먹으며 성장하는 꼬리명주나비 애벌레와 번데기를 표현했다. 우측 전면에 다 자란 성충 꼬리명주나비의 암컷과 수컷의 날개를 각각 절반 씩 배치하여 한 몸으로 섬세하게 묘사했으며, 짝짓기 후 다시 쥐방울덩굴 잎 뒷면에 알을 낳는다는 과학적 사실을 작품 우측 하단에 기록했다. 한 장의 드로잉에 꼬리명주나비의 형태적 특징과 한 살이, 쥐방울덩굴과의 관계를 묘사한 근사한 에코드로잉 작품이다.


Silver 최은영 「딱정벌레」

현생인류가 지구에 나타난 시기는 20만 년 전, 곤충이 지구에 나타난 시기는 무려 4억 7천만 년 전이다. 곤충은 지구에서 일어났던 다섯 차례의 생물 대멸종 시기에도 살아남았고, 현재 지구에 사는 생물종의 절반은 곤충이다. 만약 외계인이 지구의 생물종을 조사한다면 지구는 곤충의 행성이라고 기록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모든 곤충 종의 40%는 딱정벌레로 무려 40만 종의 딱정벌레가 살고 있다. 그런 의미로 딱정벌레는 지구환경에 가장 완벽하게 적응한 종이라고 할 수 있다.

Silver 최은영의 「딱정벌레」는 각기 다른 형태와 색상을 가진 딱정벌레 세 마리를 표현했다. 딱정벌레는 단단한 딱지날개 속에 얇고 찢어지기 쉬운 뒷날개를 숨겨두어 보호한다. 작가는 딱지날개의 다양한 무늬와 곤충의 아름다움을 묘사하고 있다.


이진아 「사마귀」

이진아의 「사마귀」는 육식성 곤충인 사마귀를 묘사한 작품이다. 사마귀는 메뚜기와 서식지가 비슷한 풀벌레지만 육식만 하는 곤충이며 먹성이 좋고 공격성이 강하다. 작가는 사마귀의 발달한 큰턱과 가시돌기가 발달한 앞다리, 날렵한 외모를 인상적으로 표현했다.


왕송호수의 양서류

왕송호수는 동쪽의 백운산 자락과 서쪽은 수리산 자락 구봉산에 아늑하게 둘러싸여 완만한 경사로 이루어진 지형으로 오래 전부터 논농사를 지었던 습지 지형이다. 왕송호수 서남쪽 구봉산 남사면의 ‘다랑구리골’ 지명에서 과거 다랑이논에서 벼를 재배했음을 유추할 수 있다. 현재는 도로개발로 인해 서식지가 단절되고 있으나 여전히 다양한 양서류가 왕송호수와 인접 산지에서 삶을 이어가고 있다.


느림보 이희숙 「수원청개구리」

수원청개구리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2017년 4차 자연환경조사를 통해 청음으로 서식이 확인된 바 있다. 맹꽁이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으로 초평동, 월암동 일대 여러 습지 지형에서 서식이 확인되었다. 그 외에도 두꺼비, 큰산개구리, 한국산개구리, 참개구리, 도롱뇽 등이 왕송호수 일대에서 살고 있다.


느림보 이희숙 「맹꽁이」

느림보 이희숙의 「맹꽁이」는 습지에 인접한 산지에서 서식하다 산란기가 되면 습지로 내려와 일시적으로 형성되는 물구덩이에서 산란하는 맹꽁이의 습성을 표현한 수채화 작품이다. 4~5cm 정도로 작은 몸집을 가진 맹꽁이가 물갈퀴가 없는 작은 발로 육지를 이동하는 모습, 산란기에 수컷 맹꽁이가 울음주머니를 부풀리며 구애하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씨앗 김미숙 「도롱뇽 알」

씨앗 김미숙의 「도롱뇽」과 「도롱뇽 알」은 도롱뇽과 알을 각각 묘사했다. 도롱뇽은 경칩 전후 초봄에 흐르는 계곡에 반투명한 순대 모양의 알을 낳아 떠내려가지 않도록 돌이나 바위에 붙여 둔다.



씨앗 김미숙 「도롱뇽」

산란기를 맞아 계곡에 나와 있는 도롱뇽의 둥글고 길쭉한 외형과 무늬를 생생하게 드로잉한 작품이다.

왕송호수의 식물

이팝 이을순이 활동하는 왕림마을(왕곡동)에는 백운산 서쪽으로 왕곡천이 흐르고 왕곡천을 따라 이팝나무가 자라는 아름다운 길이 있다. 활동명의 유래와 같이 그는 지역에 뿌리 내리고 있는 환경운동가로서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활동한다. 이팝 이을순은 왕림마을에 자생하는 식물과 곤충을 소재로 「우리 곁의 식물 연작」을 드로잉했다. 단풍 꽃과 열매, 뜰보리수의 붉은 열매, 열무꽃에 앉은 배추흰나비 같이 우리 곁에서 만날 수 있는 식물을 소재로 삼아 빠른 드로잉으로 경쾌하게 기록했다. 드로잉북 가득한 기록 중 일부를 전시한다.


이팝 이을순 「우리 곁의 식물 연작 1」


이팝 이을순 「우리 곁의 식물 연작 2」


이팝 이을순 「우리 곁의 식물 연작 3


이팝 이을순 「우리 곁의 식물 연작 4


상수리 이동현 「소리쟁이 열매를 맺다」

상수리 이동현의 「소리쟁이 열매를 맺다」 역시 우리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인 소리쟁이를 색연필로 묘사했다. 소리쟁이 열매가 다 익어 단단해지면 바람이 불 때 싸르르 부딪히는 소리가 난다고 하여 소리쟁이라 불렀다는 설도 있다. 줄기 가득 열매를 맺은 소리쟁이와 여물어 단단히 마른 소리쟁이 열매를 확대해 기록한 에코드로잉 작품이다.


Silver 최은영 「월암동 회화나무」

Silver 최은영의 「월암동 회화나무」는 의왕시 자연보호수 1호인 월암동 도룡마을 회화나무를 드로잉한 작품이다. 이곳에 자리를 잡았던 남원양씨 선조가 도룡마을의 평안을 기원하며 회화나무를 심었다고 전해진다. 나뭇잎이 우거진 모습이 아니라 초봄 움트기 전 가지만 뻗고 있는 회화나무의 그늘진 북쪽 수피에 초록빛 이끼가 피어 있는 모습을 그렸다. 개발사업으로 마을이 해체되고 빈 집만 남은 스산한 모습을 연상케 한다.


왕송호수 생태풍경 연작

그리는 행위는 그리워하는 마음의 표현이다. 생물을 직접 그려보면 생태계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자란다. 왕송호수에 사는 생물을 관찰하고 형태와 구조를 이해하며 선과 색으로 그려내는 과정은 그리움과 애정에서 시작되었다.

왕송호수 생물다양성 보전 프로젝트를 위해 에코드로잉 팀이 모였다. 지역 생태환경 보전에 관심이 많은 동호인이 함께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직접 그려보고자 했다. 에코드로잉 팀은 매주 수요일 저녁 온라인으로 모여 왕송호수의 생태계를 구성하는 다양한 야생생물을 알아보았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각자의 개성이 담긴 드로잉 기법을 모색했다.

에코드로잉 팀은 매 주 수요일에 완성한 작품을 온라인에 게시하며 왕송호수 생태계 보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서식지 파괴와 기후변화로 위기에 처한 멸종위기 야생동물을 직접 그려보며, 생태계에 대한 더 깊은 애정을 가질 수 있었다. 이런 작은 마음들이 모여 미래의 생태계를 다양하고 건강하게 만들 것이다.

오명화는 「왕송호수 생태풍경」 연작으로 왕송호수 일대의 야생생물을 기록했다. 땃쥐, 새호리기, 삵, 수달, 맹꽁이, 도롱뇽, 한국산개구리, 도롱뇽... 독특한 필치의 펜 드로잉과 수채 채색 기법으로 표현한 이미지에 더해 각각의 종에 대한 정보와 작가의 메시지를 텍스트로 기록하고 있다. 오명화의 다양한 드로잉 작품 중 일부만 소개할 수 있음이 아쉽다.

오명화 「왕송호수 생태풍경 연작 1」

오명화 「왕송호수 생태풍경 연작 2」

오명화 「왕송호수 생태풍경 연작 3

오명화 「왕송호수 생태풍경 연작 4

오명화 「왕송호수 생태풍경 연작 5

오명화 「왕송호수 생태풍경 연작6

오명화 「왕송호수 생태풍경 연작 7

오명화 「왕송호수 생태풍경 연작 8

왕송호수 생태풍경 출품작 목록

◉ 왕송호수의 포유류, 삵과 수달

종이배 김정은 「야생의 최상위 포식자 삵」

씨앗 김미숙 「왕송호수에는 수달이 살고 있다」

김은영 「귀여운 수달」

Silver 최은영 「수달과 함께」

상수리 이동현 「민물의 사냥꾼 수달」


◉ 왕송호수의 새

김은영 「멋진 사냥꾼 황조롱이」

씨앗 김미숙 「박새」

씨앗 김미숙 「다시 또, 밀화부리」

김은영 「목소리가 예쁜 꾀꼬리」

Silver 최은영 「왕송호수의 새 - 오색딱따구리, 꼬마물떼새, 원앙」

종이배 김정은 「박새와 꾀꼬리」

이진아 「원앙」

◉ 왕송호수의 곤충

씨앗 김미숙 「풀밭 위 왕잠자리 수채」

상수리 이동현 「대모잠자리」

상수리 이동현 「꼬마잠자리」

씨앗 김미숙 「색을 말하다. 길앞잡이」

Silver 최은영 「딱정벌레」

겨루 경 「우리와 영원히 함께 하길, 꼬리명주나비와 쥐방울덩굴」

이진아 「사마귀」


◉ 왕송호수의 양서류

느림보 이희숙 「맹꽁이」

씨앗 김미숙 「도롱뇽」

씨앗 김미숙 「도롱뇽 알」


◉ 왕송호수의 식물

이팝 이을순 「우리 곁의 식물 연작 1」

이팝 이을순 「우리 곁의 식물 연작 2」

상수리 이동현 「소리쟁이 열매를 맺다」

Silver 최은영 「월암동 회화나무」

오명화 「왕송호수 생태풍경 연작 1」

오명화 「왕송호수 생태풍경 연작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