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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게 되자 선장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항해일지에 뭐라고 기록하면 되겠습니까?"

선장에게는 항해일지를 기재할 의무가 있다. 기재사항도 상세하게 정해져 있었다. 특히 항로는 정확하게 기록해야만 한다. 항행하지 않은 곳을 갔다고 할 수도, 실제로 항행했던 루트를 가지 않았다고 적을 수도 없었다.

그러나 '쿠어 킹덤'은 두 개의 알려지지 않은 게이트를 통해 소식불명이 되었던 '팔라스 아테나'를 수색했다. 대체 이것을 어떻게 기재해야 할지, 선장이 골머리를 썩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해적선을 추적하다가 미지의 게이트를 발견했다는 건 어때?"

선장은 다시 한숨을 쉬었다.

사실이기는 하지만 상당히 억지스러웠다.

해적선이 이쪽의 추적을 용납할 리가 없다. 인질을 잡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 '거기서 움직이지 마'라든가 '따라오지 마' 라고 지시하는 것이 당연했다.

"소문이라는 것도 믿을 게 못 되는군요."

"응?"

갑자기 얘기가 바뀌어 재스민이 당황하자 선장은 씁쓸하다는 듯 웃으면서 말했다.

"상당히 전에, 비합법적인 뱃사람들 사이의 소문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제가 아직 이 배를 맡기 전의 일이니 10년쯤 전의 일입니다만......"

선장은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조금 망설이다가 한숨과 함께 중얼거렸다.

"킹 오브 임파서블ㅡ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자. 그렇게 불리는 해적의 일화였지요."

재스민은 말없이 선장을 바라봤다.

재스민의 시선을 느끼면서도 선장은 다른 쪽을 바라보며 혼잣말처럼 말을 이었다.

"어디까지나 소문일 거라고, 유치한 헛소리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남자들은 대개 자기들만의 영웅을 만들고 싶어하지요. 그 결과 생겨난 가공의 인물임에 틀림없다고 믿었습니다. 제가 들은 얘기가 전부 사실이라면 그 해적은 이미ㅡ그렇군요, 최수한 다섯 번은 죽었어야 할 정도니까요."

재스민은 대답하지 않았다.

선장의 그을은 얼굴에 복잡한 미소가 떠올랐다.

"믿을 수 없다고 말씀드린 것은, 그 소문의 주인공은 훨씬 더 나이든 인물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10년 전 시점에서 30대 후반이나 40대, 어쩌면 그 이상일 거라는 얘기였지요. 그 점만은 참으로 입소문답달까, 엉뚱한 방향으로 얘기가 흘러갔으리라 생각합니다. 어쩌면 실력 있는 뱃사람이라고 칭송은 하면서도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건지도 모르지요. 저도 설마 싶었습니다. 그 사람은 당시에 기껏해야 20대 전반이었다는 말이 되니까요."

선장은 처음으로 고개를 들고 재스민을 바라봤다.

"과연 보는 눈이 높으십니다. 하지만 당신 같은 입장에서 조금 위험한 선택이 아니었는지요?"

신중하게 단어를 골라가며 말하기는 했지만 선장이 무엇을 충고하려는지는 재스민도 잘 알고 있었다.

일부 뱃사람들 사이에서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고는 해도 저 사람은 범죄자다. 쿠어 재벌의 총수가 남편으로 선택해도 될 만한 남자는 아니었다.

재스민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무슨 소린지 전혀 모르겠어, 선장."

골드맨 선장도 이런 대답을 예측하고 있었던 듯, 그 이상은 아무 말도 않고 어깨를 으쓱하며 웃을 뿐이었다.

4장

재스민은 스테이션 '미니욘 연성' 쪽에도 통신규제를 요청했다.

그러나 선교의 승무원들에게 보였던 것처럼 고압적인 태도는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남편을 걱정하는 부인인 것처럼 가장하며 남편이 해적에게 납치되어 지금 몸값을 교섭하기 위해 해적의 지시에 따라 이 유역에 머물고 있다. 남편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자신의 배가 여기에 있다는 사실은 비밀로 해달라고 절절하게 부탁했다.

"피해를 입은 호위함은 당국에 신고했지만 제게 있어서는 무엇보다도 남편의 안위가 중요합니다. 시민의 의무에 어긋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남편이 해방될 때까지 범인을 자극하는 행위는 피하고 싶다고 당국에도 부탁해뒀습니다."

직접 대면하면 190센티미터가 넘는 여장부인 재스민도 통신화면을 통해서 보면 충분히 고통에 몸부림치는 젊은 유부녀로 보였다.

'미니욘 연성'의 직원들은 모두 재스민을 동정하며 맞는 말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막대한 몸값이라고 해도 쿠어 재벌 입장에서는 모기에 물린 정도밖에 되지 않겠지. 무엇보다도 쿠어 재벌의 부총수의 목숨과 범인의 체포를 저울질하는 엄청난 짓은ㅡ즉 인질을 희생하더라도 범인을 체로하는 수사 방침은ㅡ연방경찰도 피하고 싶을 터이다.

재스민은 심한 고뇌에 눈물을 글썽이면서(실은 안약이다) 말을 이었다.

"제가 가장 두려워하는 건 매스컴 관계자들입니다. 경찰과 협력관계에 있는 주요 보도기관 쪽에는 사정을 설명하고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가십 기사를 다루는 대중지나 그런 잡지에 기사를 파는 자유기고가들은 남편의 안전 따위 전혀 신경 쓰지 않겠지요. 그런 사람들에게는 절호의 특종에 지나지 않을 테니까요. 하지만 그런 뉴스가 흘러나갔다가는 남편이 어떻게 될지......"

"알겠습니다. 맡겨주십시오. 교섭이 원만하게 타결될 때까지 일반 선박은 도약하지 못하도록 조처하겠습니다."

'미니욘 연성'의 책임자는 힘차게 단언했다.

이것으로 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