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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타난 것은-놀랍게도 시리카가 아는 얼굴이었다.

불꽃처럼 새빨간 머리카락, 똑같은 붉은 입술, 에나멜처럼 반짝이는 검은 레더아머를 장비하고 한 손에는 가느다란 십자창을 든 창술사.

「로……로자리아 씨……!? 어째서 이런 곳에……!?

놀라 눈을 크게 뜬 시리카의 물음은 무시하고, 로자리아는 입술 한쪽 끝을 치켜올리며 웃었다.

「내 하이딩을 간파하다니, 제법 높은 색적스킬이네, 검사 씨. 조금 과소평가했나?」

거기서 드디어 시리카에게 시선을 보낸다.

「그 상태라면, 재수 좋게 《프네우마의 꽃》을 얻은 모양이네. 축하해, 시리카 짱」

로자리아의 진의를 파악하지 못하고, 시리카는 몇 걸음을 물러났다. 뭐라 형언할 수 없는 기분나쁜 기색이 느껴졌다.

1초 후, 그 직감을 배신하지 않는 로자리아의 말이 이어졌다.

「그럼, 당장 그 꽃을 건네줬으면 해」

「……!?무…무슨 말을 하는……」

그때, 이제까지 아무 말이 없던 키리토가 앞으로 나서며 입을 열었다.

「그렇게는 안 되지, 로자리아 씨. 아니-오렌지 길드 《타이탄즈 핸드》의 리더씨, 라고 해야 할까」

로자리아의 눈썹이 꿈틀 올라가고, 입술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SAO에서 절도나 상해, 혹은 살인처럼 시스템으로 규정된 범죄를 저지른 플레이어는 원래 녹색이던 커서가 오렌지색으로 바뀐다. 그래서 범죄자를 오렌지 플레이어, 그 집단을 오렌지 길드라 통칭한다. -그런 지식은 시리카드 알고 있었으나, 실제로 본 경험은 없었다.

하지만 눈앞의 로자리아에게 떠 있는 HP 커서는 아무리 봐도 녹색이었다. 시리카는 멍하니 곁에 선 키리토를 올려다보며 메마른 목소리로 물었다.

「에……그래도……하지만……로자리아 씨는, 그린……」

「오렌지 길드라고 해도 전부 범죄자 컬러는 아닐 때도 많아. 그린 멤버가 도시에서 사냥감을 물색하고 파티에 숨어들어선, 매복 포인트로 유도하기도 하거든. 어젯밤에 우리의 말을 엿들었던 것도 저자의 동료였어」

「그…그런……」

시리카는 아연실색하며 로자리아의 얼굴을 보았다.

「그럼……그러면, 이 2주간, 같은 파티에 있던 것은……」

로자리아는 다시 독살스러운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그래. 그 파티의 전력을 평가하고, 동시에 모험에서 돈을 잔뜩 벌게 만들어서 살이 찔 때까지 기다린 거지. 사실은 오늘 그놈들을 해치울 생각이었는데」

시리카의 얼굴을 바라보며 낼름 혀로 입술을 핥았다.

「제일 기대했던 사냥감인 네가 빠져나가길래 무슨 일일까 싶었더니, 뭔가 레어 아이템을 가지러 간다고? 《프네우마의 꽃》은 지금이 한참 시세가 좋을 때거든. 역시 정보수집은 중요해~」

그리고 말을 잠시 끊더니, 키리토에게 시선을 보내며 어깨를 으쓱했다.

「하지만 거기의 검사 씨, 거기까지 알면서도 어슬렁어슬렁 그 애랑 어울리다니, 바보? 아니면 정말로 몸에 넘어간 거야?」

로자리아의 모욕에 시리카는 시야가 새빨개질 정도로 분노했다. 단검을 뽑으려고 팔을 움직였다. 하지만 키리토에게 어깨를 붙들렸다.

「아니, 어느 쪽도 아니야」

어디까지나 냉정한 키리토의 목소리.

「나도 당신을 찾고 있었다고, 로자리아 씨」

「-무슨 소리일까?」

「당신, 10일 전에, 38층에서 《실버 플래그스》라는 길드를 습격했더군. 멤버 4명이 살해당하고, 리더만이 탈출했다」

「……아아, 가난한 녀석들 말이지」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리더였던 남자는, 매일 아침부터 밤까지, 최전선의 전이광장에서 울면서 원수를 갚아줄 녀석을 찾고 있었단 말이다」

키리토의 목소리에 오싹한 냉기가 베어났다. 단단하게 갈아낸 얼음의 칼날과도 같은, 건드리는 것을 모조리 베어버릴 울림이었다.

「하지만 그 남자는, 의뢰를 받아준 나에게 향해, 당신들을 죽여달라곤 하지 않았어. 흑철궁의 감독에 넣어달라고, 그리 말했지. -당신에게, 녀석의 기분이 이해돼?」

「몰라」

귀찮다는 듯 로자리아가 대답했다.

「뭐야, 진지해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