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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운 낚싯줄 끝에서 찌가 힘차게 가라앉았다. 지체하지 않고 니시다가 챔질을 시작했다. 원래 실력도 상당하지만 낚시 스킬 수치도 대단한 것 같았다.

“우왓, 크, 크다!”

당황해서 몸을 내미는 내 옆에서 니시다는 여유롭게 낚싯대를 조작해 수면에서 파랗게 빛나는 커다란 물고기를 단숨에 끌어올렸다. 물고기는 한동안 사내의 손에서 버둥거린 후 자동으로 아이템 윈도우에 수납되어, 소멸한다.

“훌륭해요.....!”

니시다는 멋쩍게 웃었다.

“이야아, 이곳에서의 낚시는 스킬의 수치에 따라서니까요” 하고 머리를 긁었다.

“단지, 낚는 건 그렇다 쳐도 요리쪽이 말이죠.....졸이거나 회를 떠먹고 싶은데, 간장이 없으면 어떻게도 안 되거든요”

“아-....네....”

나는 순간 망성였다. 타인에게 정체를 숨기기 위해 옮겨온 곳이지만, 이 남자라면 가십에는 흥미가 없을거라 판단했다.

“...간장과 아주 비슷한 것에 짚이는 것이 있는데요....”

“뭐라고요!”

니시다는 안경알 너머로 눈을 빛내고, 몸을 내밀었다.

니시다를 대리고 귀가한 나를 맞이한 아스나는 조금 놀란 듯 눈을 크게 떳지만 금방 웃음을 지었다.

“어서 와. 손님?”

“아아. 이쪽은, 낚시꾼인 니시다상. 그리고-”

니시다를 쳐다본 나는 아스나를 어떻게 소개해야 좋을지 헤매져 입을 다물었다. 그라자 아스나가 노령의 낚시꾼에게 웃더니,

“키리토의 아내인 아스나입니다. 어서 오세요”

기운차게 고개를 숙였다.

니시다는 멍하니 입을 벌린 채 아스나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수수한 색의 롱스커트에 삼베 셔츠, 에이프런과 스카프 차림인 아스나는 KoB 시절의 늠름한 검사 모습과는 다르다고 해도 그 아름다움이 변하는 것은 아니었다.

몇 번인가 눈을 깜빡인 후, 니시다는 드디어 제정신을 차리고,

“아, 아니, 이건 실랴했습니다. 나도 모르게 넋을 잃어버렸군요. 니시다라고 합니다, 염치 불구하고 이렇게 찾아뵈어서....”

머리를 긁으며, 와하하 웃는다.

니시다에게 받은 커다란 물고기를, 아스나는 요리스킬을 유감없이 발휘해 회와 조림으로 요리해 식탁에 올렸다. 자작 간장의 향긋한 냄새가 집 안에 퍼지자 니시다는 감격한 표정으로 코를 크게 벌름거렸다.

물고기는 담수어라기보다는 제철 방어처럼 기름이 잘 오른 맛이었다. 니시다의 말에 따르면, 스킬 숙련도가 950은 돼야 낚을 수 있다고 한다. 세 사람은 모두 대화도 하는 둥 마는 둥 하며 정신없이 젓가락을 놀렸다.

눈 깜짝할 사이에 식기는 텅 비고, 뜨거운 차가 담긴 컵을 손에 든 니시다는 황홀한 표정으로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야, 감격스럽군요. 잘 먹었습니다. 그런데, 설마 이 세계에 간장이 있을 줄이야.....”

“아, 수제에요. 괜찮으시다면 조금 가져가세요”

아스나는 부엌에서 조그만 병을 가져와 니시다에게 주었다. 레시피를 말해주지 않은 것은 현명한 판단이리라. 황송해하는 니시다에게 아스나는, 이쪽이야말로 맛있는 물고기를 나눠받았습니다, 하고 웃는다. 이어서,

“키리토는 제대로 낚아온 적이 없어요”

갑자기 화살이 돌아오는 바람에, 나는 말없이 차만 홀짝였다.

“이 부근의 호수는 난이도가 너무 높다고”

“아니오, 그렇지도 않습니다. 난이도가 높은 것은 키리토씨가 낚던 그 큰 호수뿐이니까요”

“무....”

니시다의 말에 나는 어이가 없어졌다. 아스나가 배를 잡고 웃어댔다.

“어째서 그런 설정이 되는 거야....”

“실은, 저 호수에는 말이죠.....”

니시다는 목소리로 낮추어 말했다. 나와 아스나는 몸을 내밀었다.

“아무래도, 신(主)이 사는 것 같아요”

“신?”

이구동성으로 되묻는 나와 아스나에게 싱긋 웃어 보인 니시다는 안경을 밀어올리며 말을 이었다.

“마을의 도구점에, 딱 하나 굉장히 비싼 미끼가 있어서 말이죠. 시험해보기 위해 써본 적이 있답니다.”

나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그런데, 이게